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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계절의 클래식
이지혜 지음 / 파람북 / 2020년 10월
평점 :
지금 나는 모짜르트의 마술피리를 듣고 있다. 음악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몇몇 익숙한 클래식 곡은 들으면서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느낌을 갖기도 한다. 뭐 사실 그렇다고 말은 하지만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의 유명한 선율을 들으면 이건 라흐마니노프일꺼야, 라고 할 수 있을뿐 클래식 음악에 대한 깊이는 전혀 없다. - 신서유기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클래식 음악이 나올때마다 박장대소하며 웃기는 하지만 나 역시 그들과 수준이 다르지는 않을 것 같다.
아무튼 좋은 선율이 나오면 그 음악이 무엇인지 알아뒀다가 나중에 찾아서 들어보곤 하는 것이 전부였는데 '지금 이 계절의 클래식'은 흘려듣는 선율의 호기심으로 접근하는 것보다는 작곡가의 삶과 그들의 작품 이야기를 통해 클래식에 한걸음 다가설 수 있게 하는 책이다. 4계절로 나눠 시기마다 듣기에 좋은 음악들을 전해주고 있는데 음악을 찾아서 듣다보면 전혀 낯설지 않은 선율들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책의 가장 첫번째가 알람브라 궁전의 추억,인데 그 기타 선율과 트레몰로 연주법이라는 이야기만 들었었지 연주자인 타레가에 대해서는 처음 알았다. 알람브라 궁전의 추억을 좋아해서인지 타가레에 대한 이야기와 대부분의 기타연주곡 편곡을 그가 했다는 이야기부터 저자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모짜르트나 베토벤, 슈만과 클라라 같은 워낙 유명한 음악가들의 이야기는 조금 짧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음악가들의 생에에서 음악이 차지하는 의미에 대한 이야기들을 읽고 있노라면 음악이 그저 듣기 좋은 선율의 느낌을 넘어 우리 모두의 인생사를 떠올려보게 되기도 한다.
각 계절별로 악기에 대한 소개도 짧지만 무척 유용하다. 특히 클라리넷,오보에,플루트에 대한 설명에서 베토벤의 전원 교향곡에 플루트는 나이팅게일, 오보에는 꿩, 클라리넷은 뻐꾸기로 표현했다고 하는 설명이 재미있는데 사실 플루트는 음색이 높고 맑아서 조금 더 구분할 수 있지만 오보에와 클라리넷은 비슷하지 않나 생각했었는데 영화 미션의 가브리엘 오보에와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의 도입이 클라리넷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알 것 같기도 하다. 거슈인의 랩소디 인 블루는 원래도 유명하기는 했지만 만화 원작을 드라마로 만든 노다메 칸타빌레를 통해 자주 들어서 그런지 익숙한 음악인데 지금까지 왜 클라리넷이라는 생각을 못했는지...
요즘 음악을 이야기하는 도서에는 큐알코드가 있어서 책을 읽으며 궁금한 음악을 바로 들을 수 있게 해주던데 이 책에는 큐알코드가 없어서 조금 아쉬웠었다. 특히 위풍당당 행진곡,의 리듬이 동요나오듯 바로 툭 튀어나오지 않아서 큐알코드 없는 것이 아쉬웠는데 책을 읽으며 잠깐 듣는 것이 아니라 메모를 해 뒀다가 나중에 찾아 들으니 오히려 더 음악에 집중할 수 있는 것 같기도 해 큐알코드의 장단이 있구나, 싶기도 하고. 어쨌거나 지금 이 계절의 클래식. 시작할 때는 가을이었는데 이제는 정말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를 찾아 들으면 될 것 같은 계절이 되어버렸다. 음악과 함께 한다면 기나긴 겨울의 밤이 쓸쓸하거나 답답하지는 않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