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많이 찍고 이름을 많이 불러줘 - 팬데믹 코로나 시대 거리는 멀지만 마음만은 가까이
김엄지 외 지음 / B_공장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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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데믹,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전대미문의 사건이라면 사건일 수 있다. 한 계절이 지날때쯤이면 끝나지 않을까, 하던 예상을 뒤엎고 오히려 앞으로 코로나 이전의 시대로 돌아갈수는 없을꺼라고들 말하고 있다. 한계절을 넘어 반년이 지나가고 있고 이제 독감이 유행하는 겨울이 되면 백신예방전까지는 여전히 코로나의 시대를 견뎌내야한다고 말한다.

이런 상황을 각자의 환경에서 견뎌내고 있는 일상들을 작가들이 그려낸 책이 '사진을 많이 찍고 이름을 많이 불러줘'이다. 13명의 한국작가들이 각자의 상황에서 체감한 것들을 글로 써내려가고 있다. 


엊그제 고위험에도 불구하고 전신마취수술을 받아야한다는 검사결과를 받았다. 혹시 모르니 3차병원에서 다시 진료를 받아보자고 했지만 코로나 확산 위험 지역인 서울을 가야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나 역시 폐건강이 안좋아 서울 가기가 꺼려지는데 어쩔 수 없이 모시고 가야겠다, 결심을 하고 서울의 형제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정말 위험하다며 어머니만 서울로 보내면 공항에 모시러 나오는것이 좋겠다고 한다. 만약 수술을 하게 된다면 보호자가 아니라 전문 간병인을 써야하고 보호자 면회도 제한된다. 고령의 어머니에게 낯선 곳에서 위험을 안고 수술을 하게 되는 상황에 가족이 함께하지 못하는 상황은 뭐라 해야할까...


표제작인 손보미 작가의 '사진을 많이 찍고 이름을 많이 불러줘'는 여러 의미에서 가장 마음에 남았다. 반려묘 칸트가 아픈 것, 그 아픈 반려묘와 함께 살아가는 것이 삶의 일부가 되었으니 사진을 많이 찍고 이름을 많이 불러줘,라고 한다. 유독 지금의 내게 건네는 말처럼 느껴졌다.  


육아휴직을 했다가 복직은 커녕 재택근무하는 남편과 어린이집으로도 보내지 못하는 아이를 돌보며 전업주부로 살아가야하는 고단함은 익히 주위 사람들을 통해 느낀것이기는 하지만 sns로 친구가 된 이웃과의 관계가 코로나 상황이 이어지면서 조금은 그로테스크한 느낌으로 그려지면서 결국은 단절이 되는 '내 이웃과의 거리'는 소설이라 생각하며 읽지만 소설같지 않은 느낌에 마음이 더 허해진다. 


"너랑 내가 코로나에 걸린 건 아니지만 우리에게 일어난 사건이듯이"(122) 모든 것이 다 뒤엉켜버리고 있는 느낌이다. 쓸쓸히 가족들만의 장례를 치르게 되는 것이나 잠시의 해외체류는 별다를 것이 없었지만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점점 옥죄어오는 듯한 일상들, 많은 사람들이 해고되고 경제적으로 힘들어지고 있지만 반면 코로나 특수를 맞이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듯이 각자의 상황과 느낌은 다르게 표현되고 있다. 


편견일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더 젊은 작가들은 개인 생활의 어려움과 극복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느낌이라면 가족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작가들은 코로나의 상황에서 서로 격리되고 있지만 오히려 가족의 연대는 더 강해지고 있다는 느낌의 글을 쓰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사는 건 언제나 모순의 연속이다"(228) 라는 장은아 작가의 글처럼 우리는 모두 코로나 속에서 발견한 작은 행복을 찾게 되는 것은 다 똑같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노란딱지를 받은 유튜버가 친구와 함께 찍은 초록 영상이 조회수는 폭망이지만 자신을 되돌아보고 친구와의 우정을 진하게 확인하게 되는 '노란딱지'처럼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내지만 이 모든 것이 다 돌아보고 싶지 않은 것뿐만은 아닐 것이다. 

코로나 이전의 시대로 돌아갈수는 없지만 우리는 다시 코로나 이후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삶의 일부로 견뎌내고 또 이겨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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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0-09-18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려운 시절인데 어머님이 아프신건가요? 어른이 아플때 요즘같은 때는 함께하지 못하는 이중의 고통이 있는듯해요. 부디ㅡ어머님 수술 무사히 잘되고 건강회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