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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 산다는, 그 어려운 일
보디팍사 지음, 박산호 옮김 / 나무의철학 / 2020년 8월
평점 :
제목과 표지만으로 시선을 잡아끄는 책이었다. 웃기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여전히 가끔은 그렇게 책을 고르고 선택한다. 물론 내용을 전혀 보지 않고 덥석 책부터 집어드리는 않는다. '인간으로 산다는, 그 어려운 일'은 자기 연민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꿔주고 마음챙김을 통해,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주의가 아니라 자신의 욕구를 인식하고 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이 나쁜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시작된다.
마음이 급한지 쑥쑥 읽어나가다가 초록색 간지를 보니 글의 중간에 있는 그 종이가 책 내용의 요약이 아니라 일종의 마음가짐 명상 실행법 같은 내용이 담겨있어서 자세를 바로 잡고 천천히 심호흡을 하며 생각에 잠겨본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무심코 넘기던 책장이 그때부터 좀 느긋해졌다.
자기 연민이라고 했을 때 그저 막연히 나 자신에 대한 변명같은 느낌이었는데, 세상의 많은 고통과 불행이 나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 누구의 탓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 고통이 어디에서 오는지 한번쯤 들여다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이 마음에 남는다. "스스로에게 연민을 베풀면 자기비판, 분노, 자책 같은 두 번째 화살을 쏘지 않을 수 있어서 쓸데없는 고통이 추가되지 않는다. 마음챙김, 용기, 수용 지혜와 같은 습관들을 키우면 결국 이것들이 우리 삶의 일부가 되어 더 이상 '수행'하는 것이 아닌 삶의 방식이 된다.:(106)
고통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인지하고 그것이 나로 인한 것이라거나 타인의 탓을 하지 않고, 그렇다고 바보처럼 무조건적으로 타인에게 친절을 베풀며 자기 연민에만 빠져있는 건 올바른 자기 챙김이 아니다.
이론적으로 아는 것과 실행하는 것은 다르다, 라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자꾸만 잊어버린다. 사실 자기연민에 대한 이 글들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마음챙김이라는 표현은 다르지만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타인과의 관계에서 바보같은 이타주의자가 되지 않는 것, 자신만 아는 못된 이기주의자가 되지 않는 것, 그렇게 현명하게 자신을 돌보는 것이 중요한 것임을 안다는 것은 이론적인 것이 아니라 명상과 사색, 호흡과 자세 등의 일상을 삶의 방식으로 삼고 삶 자체가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아, 물론 이런 노력이 스트레스가 되지 않아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마음챙김과 자기연민의 기술로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을 듣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직접 실철하지 않는 한, 이런 이야기를 읽고 기분이 좋아진다 해도 그 감정은 금방 사라지고 말 것이다. 그러니 부디 이 책을 가이드 삼아 꼭 실천해주길 바란다"(19) 그리고 물론 지금 이대로도 충분하다. 우리 모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