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더 나은 반쪽 - 여성의 유전학적 우월성에 대하여
샤론 모알렘 지음, 이규원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여성과 남성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하는데 이 책에서의 접근 방식은 좀 다르게 느껴졌다. 오랜 관습에 의해 남성의 우월함과 여성의 비하가 당연시되어오다가 조금씩 그런 인식이 바뀌어가고는 있지만 우리가 알지 못하는 부분에서 여전히 차별적인 부분들이 만연하다. 이 책에 있는 내용 하나를 단적으로 꺼내어보자면 임상연구에서 성별이 고려되기 시작한 것도 1990년대, 수면제인 엠비엔(졸피뎀)을 처방할때도 성별이 고려되지 않았었지만 여성이 남성보다 그 효과에 민감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 시작하고 2013년에야 미국식품의약국은 성별에 따라 졸피뎀의 투여량이 달라야 한다고 인정했다고 한다. 새삼스럽게 21세기에도 여전히 '보이지 않는 여자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은 '여성의 유전학적 우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조금은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학창시절에 염색체를 헷갈려했는데 여성의 유전학적 우월성의 시작점이 같은 염색체인 XX 라는 걸 떠올리면 이제 다시는 헷갈리지 않을 것 같다. 좀 무식한 비유같긴 하지만 신장이 하나인 것보다 두개 있어서 한쪽에 문제가 생겨도 다른 하나가 내 몸을 살리는 것처럼 X염색체가 두개 있어서 여분의 X염색체가 부상에서의 회복력도 더 빠르게 한다. 

면역력도 여성이 더 우월할뿐만 아니라 유전적 변이에 대해서도 X염색체가 더 취약하기때문에 X염색체가 하나뿐인 남성이 색맹, 자폐나 지적장애가 될 위험이 더 크다. X염색체가 더 취약하면 두개인 여성이 더 위험한것 아닌가? 라는 생각을 잠깐 했는데 그에 대한 답은 바로 책에 적혀있다. "XY 남성은 유전학적 선택지와 세포 간 협력 모두가 결여되어 있어, 굉장히 많은 유형의 질환에 시달리게 된다. 여성은 이러한 질환을 남성만큼 흔하게 경험하지 않는다. 강건한 유전학적 자질을 갖춘 덕분에 더 나은 유전학적 선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105)


연구결과를 찾아보지 않아도 실생활에서 주위를 둘러보면 확실히 여성이 남성보다 더 오래 생존하고 기후변화같은 환경의 변화에도 더 오래 견디며 살아갈 수 있다. 이런 여성은 오히려 건강함으로 인해 자가면역질환에 걸릴 위험이 더 많다. 얼마전 이슈가 되었던 건강한 고등학생이 급성폐렴으로 사망한 사건이 자가면역에 대한 이해를 더 높일 수 있었다. 자가면역질환의 위험이 남성보다 크다고 해서 여성이 모두 면역에 취약하지는 않다. 처음에 언급했듯이 기본적으로 여성의 면역력이 남성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기억하자.


유전학적인 설명과 의학적인 용어 등등, 이 책의 내용이 어렵지 않을까 했지만 내용의 서술 자체가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사례들을 통해 쉽게 설명하듯이 되어 있어서 생각보다는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저자의 주장은 단순히 유전학적으로 여성의 우월성을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이 모든 사실에도 불구하고 유전학적 남성은 함부로 버릴만한 성별이 아니다. 우리가 번식하고 번창하기 위해 양성이 모두 필요하다는 것은 명백하다. 하지만 유전학적으로 말해서 더 나은 반쪽으로 진화한 것은 여성이다. 이러한 사실을 더 빨리 받아들이고 연구와 의료의 방식을 더 신속하게 조정할수록 우리 모두는 더 나아질 것이다."(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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