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인간적인 약점들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니까 끝까지 읽지 못한 책, 한 번도 손에 든 적이 없는 책, 마음에 안든 책. 읽다가 방 저쪽으로 던져버린 책에 관한 이야기 말이다. 우리만 그런 게 아니었던 것이다. 작가들도 자신이 이례적으로 탐닉하는 책(힐러리 팬들은 자기계발서를 무척 좋아한다)이나 사적 취향의 ‘결함‘ (리처드 포드나 이연매큐언도 『율리시스」를 읽어낼 만한 인내심이 없었다)이 있음을 이 자리에서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처음으로 한데 묶인 인터뷰들을 읽어가면서, 나는 책장을 앞뒤로 이리저리 뒤적거리며 한 작가의 추천에서 다른 작가의 플롯 해설로, 이 작가 저 작가를 따라다니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마치 사려 깊고 박식한 친구와 함께 무궁무진하게 다양한, 주해 달린 가정용 총서를 훑어보는 것처럼. 그러면서 서로 간의 애정이나 반대 의견에 대해서, 그리고 의외의 추천을 받은 책이나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목소리, 잊혀버린 고전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자, 이제 여러분 차례다.
패멀라 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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