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자연의 비밀 연대 - 위기의 시대,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움을 향한 새로운 시선
페터 볼레벤 지음, 강영옥 옮김, 남효창 감수 / 더숲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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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모리셔스 해안에 일본선박이 좌초되어 기름유출이 심각한 상태인데 결국 두동강난 배가 바다와 숲을 망가뜨려버리고 있다. 생태계의 복원이 가능할까 싶을만큼 바다는 검게 변해버렸고 숲속의 나뭇잎들은 온통 까만 기름에 파묻혀 있었고 많은 희귀종이 멸종위기에 있고 몇백년이 된 나무들도 죽어가고 있다. 죽어버린 수많은 물고기들과 까만 기름에 묻혀버린 나무들의 모습은 정말 너무 안타까웠다. 특히 인간과 자연의 비밀 연대,를 읽으면서 알게 된 나무들도 고통을 느낀다, 라는 말이 떠올라 더 마음이 안좋다.

 

이 책은 생태작가 페터 볼레벤의 에세이로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 숲에서 이뤄지는 생태계의 변화, 나무들이 교감하며 살아있는 존재임을 드러내기도 한다는 이야기들, 숲이 얼마나 인간에게 많은 것들을 주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주제에 맞게 짧지만 임팩트있게 쓰여져있다. 

사실 크게 놀라운 일들은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것과는 다른 내용들도 담겨있고 무엇보다 생명체로서 고통이나 감각을 느끼는 동물과 달리 식물은 그냥 인간을 생존할 수 있게 해 주는 산소를 공급해주는 필수템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었는데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느끼께 해 주고 있다.

 

인공적으로 조성된 인공림을 자연생태숲과 구분하여 부르기 시작하면 우리가 얼마나 많은 인공림을 갖고 있는지 인식하게 되고 그것은 바꿔 말하면 인간이 수많은 숲을 파괴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미 피톤치드가 우리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은 알려져있어서 숲길을 걷는 것이 건강을 위해 좋다고는 알고 있었지만 염증억제, 암 억제 효과가 있으며 폐활량이나 혈압 안정에도 좋다는 구체적인 연구결과를 보니 운동을 위해 출퇴근 거리를 걷는 것도 좋지만 주말에는 가까운 숲길을 찾아 걷는 것이 훨씬 더 좋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며칠전 운동을 위해 늦은 시간에 숲길에 접어들어 걷는데 높은 나무들과 잡목들 사이로 난 길을 혼자 걷고 있으려니 여기저기서 풀벌레와 낯선 새들의 울음소리만 들리는데 삼십여분을 혼자 걷고 있으려니 슬그머니 무서운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을 읽었는데도 아직까지는 나무와의 교감이 쉽지는 않다. 그런데 다음에는 이끼가 낀 오래된 나무의 모습을 보며 사진만 찍어대지 말고 가까이 다가가 한번 힘껏 껴안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내게는 이것이 숲과의 소통, 교감을 이룰 수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이러한 내용들은 사실 인간을 위한 숲, 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진정으로 인간과 숲이 공존하기 위해서는 자연그대로의 숲을 지켜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생태환경을 위해 플라스틱을 줄이자는 운동이 있는데 그에 대한 대안이 나무가 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나무 역시 바이오 연료라는 관점으로만 바라보고 벌목을 해댄다면 그것 역시 생태환경의 파괴가 될 수 있다.

벌목업자, 산림감독관이 도축업자와 다를 것이 무엇인가, 라는 물음은 우리가 숲을 바라보는 관점 역시 바꾸게 되지 않을까.

 

어쩌면 작은 영향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내가 좋아하는 책을 만들어내기 위해 나무가 잘려나가고 있다는 것을 떠올릴수밖에 없는데 저자의 이야기처럼 우리는 되도록이면 생산된 물건을 오래 쓰고, 포장재를 최대한 줄이는 노력을 하는 것이 최선일 수 있다. 이에 대한 내용을 공유하기 위해 페터 볼레벤의 이 책을 많은 분들이 읽어보기를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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