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갈 집이 있다
지유라 지음 / 메이트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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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책을 들여다보다가 그림이 마음에 들어 어떤 내용이 들어있을지 생각해보지 않고 무작정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집은 돌아갈 곳이고 가족이고 그리움이다' '집은 쉬어 가라 자리를 내어준다.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라는 표제문구만 읽어봐도 그냥 좋을 것 같았다. 단순히 건물만을 그려넣은 것이 아니라 그 집에 살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줄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처음 책을 접했을 때는 삽화처럼 보이는 그림들을 먼저 다 훑어봤다. 어떻게 이런 그림이 나올까, 싶었는데 작가는 모든 그림을 나무에 그려넣는 것 같았다. 연작처럼 보이는 작품들도 각각의 나무에 그려넣고 이어놓은 것이라는 걸 생각하며 작품을 다시 보니 더욱 놀라웠다. 가화만사성을 비롯하여 직접 보고 싶은 작품들이 한가득이다. 그런데 작가의 집 그림들이 그냥 보기 이쁘게 그린 집들이구나,라고만 생각했는데 작품과 그에 더해진 작가의 글을 읽으니 그림이 또 새롭게 다가온다.

그냥 비슷비슷해 보이는 집들일지라도 그 안을 들여다보면 각자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담겨있고 그 세월이 담겨있어 그 살아 온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그림의 소재를 찾아 발길을 멈췄던 '우리 시계점'의 이야기는 그래서 조금 더 마음이 아렸다. 시간을 두고 여러번 찾아간 곳이고 주인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또 들어서 자식들이 무엇을 하는지도 다 꿰고 있고 기자라는 막내아들과 연락하며 안부도 묻던 사이였다고 하는데......

 

작가가 살았던 집 이야기를 듣고 꽃이 가득하고 실내화가 걸려있는 집의 그림을 보면서 내가 살아 온 집을 떠올리기도 한다. 2,3년이면 꼭 이사를 다녔던 어린 시절에도 유독 기억에 남는 마당이 넓은 집과 옥상에서 올려다보던 밤하늘의 별빛은 그 풍경속에 담겨있는 가족의 모습을 떠올려주고 있기도 하고....

 

무겁지 않고 가볍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누군가가 살아왔던 집의 모습은 잠시 추억에 더해 '삶'에 대한 생각에 잠겨들게 하기도 한다. 여행지에서 만난 풍경 속의 집은 또 아름다운만큼 내가 봤었던 풍경을 떠올리게 하기도 하고.

처음 볼 때의 느낌과 지금의 느낌이 다르고 시간이 조금 더 지나 이 책을 다시 펼쳤을 때의 느낌이 또 다를 것 같다. 작품 도판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인데 기회가 되면 작가님의 갤러리에 걸려있을 작품의 실물을 보고 싶은 것과는 또 별개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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