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의 선택 - 생사의 순간, 최선의 결정을 내리는 법
사브리나 코헨-해턴 지음, 김희정 옮김 / 북하우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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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누군가의 부탁을 받고 항공권을 끊어줄 때 정확한 항공 시간이 아니라 언제쯤이면 괜찮다,라는 말을 듣는 것이 정말 어렵다. 내 선택으로 비행편과 시간을 정했는데 혹시 그 비행기가 사고가 나면 어떻게 하나 라는 걱정때문에 확정지어 결정을 내리는 것을 무서워하기 때문이다. 별 쓸데없는 걱정을 한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한때 정말 불안감으로 인해 종일 신경쓰이고 스트레스가 되기도 했다. 겨우 그걸 선택하는 것도 어려워 하는 내게 소방관의 선택,이라는 제목은 쉽게 지나칠수가 없었다. 생사의 순간, 최선의 결정을 내리는 방법이라니.

 

이 책의 저자는 16살부터 2년동안 노숙자로 생활을 했다고 한다. 가출청소년이라는 표현이 아니라 노숙자라 지칭하는 것도 낯설었지만 그런 생활을 하면서 학교에도 다녔다는 것은 좀 놀랍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데 노숙생활을 하며 교과서에 적어놓은 이름때문에 - 그녀의 이름에 들어가는 '코헨'이라는 성은 그녀가 유대인임을 알려주는 것이며 그것으로 인해 그녀를 해치려는 인종차별주의자를 피할 것인지 무시하고 같은 곳에서 생활할지를 결정해야했을 때 결국 떠나기를 선택한 것이 그녀를 살아남게 했다는 이야기는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라는 어느 광고 문구를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소방관의 선택은 자기 자신의 생명만이 아니라 타인의 생명까지 좌우한다는 부담과 책임감의 무게가 담겨있다. 폭발이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화재사고가 생겼을 때 구조요원을 투입할 것인지 철수시킬 것인지, 아이들이 깔려있는 상황에서 도저히 아이들을 빼낼 수 없는데 구조대원에게 철수명령을 내릴 수 있는지...

얼마 전 극심한 압박감으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한 소방대원의 죽음에 대한 뉴스를 봤는데 정말 그럴수밖에 없는 심리적 스트레스가 엄청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결정을 할 수 없는 상황들이 너무 많았다.

영웅이 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한 생명을 더 구하고 싶은 마음이라는 것은 알겠는데 앞뒤 생각하지 않고 내가 하면된다, 라거나 위험한 일은 내가 할 수 있다라는 리더의 결정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새삼 생각해보게 된다.

시간이 지난 후 그때 이랬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같은 말은 필요가 없다는 생각 역시 더 강하게 든다. 최고의 선택은 아닐지 모르지만 최선의 선택이었음을 인지하고 믿어야하는 것이다. 이러한 태도는 일상을 살아가며 수없이 하게 되는 선택의 결과에 대해서도 똑같은 것이다.

 

그리고 좀 다른 맥락일지 모르겠지만 저자가 소방관으로서 사건현장에서 아이들이 아버지의 죽음을 보지 않도록 배려하는 모습이라거나 누군가의 죽음이 철없는 자의 촬영으로 sns에 올려지지 않게 하는 것 등의 이야기는 우리 모두가 신경쓰고 배워야할 자세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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