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한 아이들이 아버지를 보지 못하게 하고 - P180

질서 잡힌 혼란. 지시사항을 외치는 사람들, 다쳐서 우는 사람들, 갇힌 아이들의 어머니가 다시 실성한 듯이 울기 시작한다. 남편을 잃은 아내의 고통과 아이들의 안위를 두려워하는 어머니의 애절함이다. 내 삶은 날마다 다른 사람들의 절망으로 누덕누덕 이어진다.
나는 재빨리 사고 현장을 둘러본다. 해치백 차량의 지붕 제거작업이 완료됐고, 의식을 잃은 남자는 구출돼서 구급 대원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안정적인 상태에 들어가 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는 가슴에 공기가 차서 폐를 압박하는 기흉으로 천천히 질식해가고 있었다. 적절한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 확인된 후 느끼는안도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당시 내 손에 있던 퍼즐 조각들에 기초한 판단일 뿐 아니라 사고의 큰 그림을 보고 내린 결정이었다. 게드가 알려준 바에 따르면, 아이들을 구출하는 것을 우선으로 해서 거기 인력을 집중했으면 그는 틀림없이 죽었을 것이다.
경찰이 도착하자 나는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에게경찰관 한 명을 보낸다. 그 구경꾼은 경찰 저지선 밖으로 안내를 받는다. 그럼스는 사망한 사람들의 존엄성을 지켜주기 위해 비닐 시트를 덮는다. 사망자의 유족이 소셜미디어에서 사랑하는 이의 사진을 보고 이 슬픈 소식을 접하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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