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움직인 돌 윤성원의 보석 & 주얼리 문화사 1
윤성원 지음 / 모요사 / 2020년 5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보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보석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하더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원래 장신구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다 보석을 자세히 들여다본적이 없는 나도 이 책을 보면서 실물 보석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보석 사진은 아름다운 빛을 발하고 있다.

책의 제목은 '세계를 움직인 돌'이라고 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 보석이 그 자체로 세상을 움직였다고 하기보다는 역사 속에 등장하는 보석에 대한 에피소드를 담아낸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보석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역사에 대한 광범위한 이야기가 담겨있어 세계사를 읽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물론 정통적인 세계사의 흐름을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 그걸 공부하려면 세계사 책을 보면 될 것이다 - 세계사 속에서 보석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관점의 이야기가 시간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게 하고 있어 아침에 책을 읽다가 출근시간을 놓칠뻔하기도 했다.

 

이집트를 살려내기 위한 클레오파트라의 외교적 수단은 진주 귀걸이라는 이야기도 재미있었지만 식초에 진주를 녹이고 마셨다는 이야기의 다양한 관점과 외교에 대한 해석은 저자의 내공이 담겨있는 듯 해 시작부터 흥미롭다. 결혼반지의 유래에서 두 손을 마주잡은 모양의 반지가 그 시작이었다는 것도 흥미로웠고.

역사속의 보석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보석의 사진은 주얼리의 형태로 그림 속 인물들이 장신구로 사용한 그림을 보는 재미도 있는데 저자가 역사와 예술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이해가 느껴져 책을 읽는 것이 즐겁다. 그림을 통해 당시의 문화뿐만 아니라 의복의 변천사나 장신구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고는 알고 있지만 회화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작들에서 이번만큼은 등장인물들이 아니라 보석과 장신구가 주인공이 되어 아름다움을 빛내고 있다.

 

그래도 무엇보다 가장 큰 이 책의 장점은 영롱하게 빛나는 가공된 보석의 맑은 빛깔이 담겨있는 사진들이 많다는 것이다. 사파이어와 루비의 빛깔이 새삼 더 아름답게 느껴지고 실물의 빛을 보고 싶어졌다. 장신구로서의 소유욕심보다는 그냥 빛나는 돌의 실물을 보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2019년 드레스덴의 한 박물관에서 도난당한 보석이 재화적인 손실에 대한 것보다 18세기에 고갈된 광산에서 채굴된, 브릴리언트 컷이 발명되기 이전에 연마된 다이아몬드와 열처리조차 되지 않은 루비 등 인류사의 산 증인인 광물이 사라진 것으로 문화적 역사적 손실에 대한 저자의 안타까움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이야기를 읽듯이 쓰윽 넘겨가다보면 어느새 보석을 통한 세계사의 역사적인 장면들이 지나가는데 보석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1 상승했다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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