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어하우스 플라주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90
혼다 데쓰야 지음, 권남희 옮김 / 비채 / 2020년 6월
평점 :
절판


"'플라주'는 프랑스어로 '해변'. 바다와 육지의 경계선. 모호하게 계속 흔들리는 사람과 사람의 접점. 남과 여, 선과 악, 진실과 거짓, 사랑과 미움. 그리고 죄와 용서"(278)

 

이 소설에 대해 아무런 정보 없이 무작정 책을 읽었다. 소설을 읽을 때 내용을 미리 알고 읽는 것과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책을 읽었을 때의 느낌은 당연히 다를수밖에 없겠지만 나의 경우 이 책처럼 플라주가 무슨 뜻인지조차 모르고 등장인물들의 이름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책을 읽기 시작하면 스토리의 전개가 어떻게 이루어질지 몰라 조금 헤매기는 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진다. 그리고 이 소설은 그에 더하여 사람에 대한 - 나를 포함하여 - 성찰과 나 자신의 선입견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고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달리다보니 예측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반전이 갑자기 훅 들어와 더 강한 감동을 느끼게 된 것 같기도 하다.

 

여행사에서 일을 하던 다카오는 사무실에서의 스트레스로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 술에 취한 채로 자의인지 타의인지도 모른 책 약물주사를 맞았고 그 일로 경찰에 잡혀 집행유예를 받고 나오게 된다. 그 일로 직장에서 짤리고 살고 있던 집마저 화재로 잃은 채 겨우 운동복 하나 입고 거리로 나오게 되어 급하게 보호사를 통해 플라주에 입주할 수 있게 된다. 비용도 저렴할뿐더러 식사제공까지 해 주는 플라주는 잠금장치가 있는 방의 문 대신 커튼으로 주거 공간을 구분한 셰어하우스다. 독특한 구조의 셰어하우스에는 여러 인물들이 함께 살고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동거인들에 대한 비밀이 밝혀지게 되고...

 

플라주에 입주한 이들에 대한 과거의 사건들이 밝혀지기 시작하면서 범죄자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에 대한 것에 생각이 미친다. 살인죄와 각성제 약물 복용죄는 엄청난 차이가 있지만 범죄의 비교가 아니라 단지 약물 복용으로 집행유예 받았다는 사건 하나만을 놓고 봤을 때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에 부인을 할 수가 없다.

범죄를 저지른 자에 대해 옹호해 줄 생각은 없지만 다른 사람의 죄를 뒤집어 썼다거나 싸이코패스지만 규칙을 지키며 변화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거나... 만약에 나라면 그 모든 것을 믿고 인내하며 기다릴 수 있을까...

플라주의 주인 준코의 이야기에서부터 플라주로 잠입해 들어간 자유기고가 기자의 이야기까지 이들 모두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바다와 육지의 경계, 그 흔들림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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