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무리하지 말라고, 다 그런 거야. 인간이란, 사회란, 그런 거야. 하지만 잘 기억해둬. 살인과 약을 비교하면 살인을 더 무서운 눈으로 보지만 그런 건 정도 문제야. 약으로 집행유예 기간이라고 해도 들키면 엄청나게 색안경 끼고 볼 거야."
창가에 놓인 재떨이에 담뱃재를 털었다.
오늘 이 거리는 별나게 조용하다.
"사람은…… 아무것도 모르고 끝까지 무사히 살아갈 수 있으면 그보다 나은 건 없지. 우리는 말이야, 이 나라에서 시합을 하는 선수같은 거야. 다카오 군은 약, 나는 살인..... 룰을 깨고 반칙을 한 거지. 다카오군은 옐로카드, 난 완전히 레드카드. 경우에 따라서 한 방에 퇴장.....사형이란 것도 있지. 인제 시합에는 나갈 수 없어. 아니, 영구추방인가. 두 번 다시 경기장으로 돌아갈 수 없지. - P174

그렇지만 말이야 반칙이란 언제 누가 할지 모르는 거고, 별 악의가 없어도 순간적으로 아차 해서 할 때도 있잖아. 단방에 퇴장당하면 반성이고 뭐고 없지만 그래도 우리처럼 재출장이 허락되면 한 번더 해보자. 하는 그런..… 뭐랄까...한번 시합에서 아웃당해본 인간만 아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 한번 사회의 틀 밖으로 벗어나서밖에서 바라보았기 때문에 객관적일 수 있다고 할까. 아아, 사회란이런 거구나, 법이란 이런 거구나.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됐구나 하는 식으로 말이야. 그건 절대 나쁜 면만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
- P17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