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고양이 임신을 가볍게 건냈다. 정원 가격으로달려가서 나무를 쪼르르 올라갔다가 돌아오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나무에 달라붙어 있을때 녀석이 눈을 반쯤 감은 채 박수갈채를 기대하듯이 고개를 돌렸다는 것이다. 녀석은 계단을 한 번에 서너 칸씩 뛰어내렸다. 소파 밑에서 바닥을 기어다녔다. 사람이라면누구든 자신을 처음 보면 황홀경에 빠져서 어머, 이렇게 아름다운 고양이가 다 있다니, 하고 외치기 십상이라는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손님이 오면 항상 문 앞에서 적절한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난간을 타고 아래층 계단까지 미끄러져 내려가려고 하다가 그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시 해봐도 마찬가지였다. 굴욕감을 느낀 녀석은 그런 시도를 한 적이 없는 것처럼 굴었다. 계단을 굽이굽이 돌아서 한참 동안 걸어 내려가는 편을 더 좋아하는 척 했다. 나무를 쪼르르 올라갔다 내려오는 속도도 점점 느려지더니, 아예 나무에 올라가지 않게 되었다.
새끼들이 배 속에서 움직이기 시작했을 때는 당황해서 놀란 표정을 지었다. 7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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