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것들의 과학 - 물질에 집착하는 한 남자의 일상 여행
마크 미오도닉 지음, 변정현 옮김 / Mid(엠아이디)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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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것들... 액체 liquid 에 대한 과학 이야기.

이 이야기는 저자가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하면서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액체에 대한 이야기를 과학으로 풀어낸 과학에세이이다. 기내에 반입이 안되는 액체류를 가방에서 빼내야하는데, 땅콩버터도 액체류에 속한다는 이야기의 시작은 재미있었다. 과학식에 또 금세 머리가 멈추는 듯 하지만. 땅콩버터가 액체라는 생각을 하고, 또 액체의 특별함을 생각하니 갑자기 엑스맨의 미스틱이 떠올랐다. 그러고보니 뭔가 일맥상통하는 느낌이지 않은가. 신비로운 미스틱의 변화무쌍함은 액체 역시 그 담겨지는 용기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고 스며들어버리고 또한 고체처럼 보이지만 본질은 액체라는 것.

 

아무튼 기내 반입이 안되는 액체류에 대한 이야기에서 이어져 비행기의 원료인 등유의 이야기로 시작하여 알콜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온다. 어려운 화학적 구조식은 은근슬쩍 넘겨버리고 와인에 취해 창밖을 보며 보이는 바다 이야기로 전환한다. 바다는 쓰나미를 떠올리게 하고, 액체는 봉쇄가 어려워 핵융해로 인한 방사능의 바다 오염은 막을 수 없고 그로인한 환경 파괴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비행기의 흔들리는 날개는 볼트와 너트가 아닌 에폭시를 이용한 접착된 탄소섬유복합체를 사용하여 붙여...놨다고 이해했는데 맞으려나? 기내 영화를 보려고 하니 액정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고, 결정과 액정과 액체의 구조 차이는 허술해 보이는 그림이지만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은 이렇게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여 은근슬쩍 과학 이야기로 넘어가고 그것은 또다시 우리의 일상에서 어떤 의미가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끝을 맺고 있다. 세정제에 대한 이야기만 해도 그렇지 않은가. 나는 기름기가 느껴질 때만 비누로 손을 씻곤 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비누의 세정 효과에 대해 잘 알게 되었다. 일반 상식이 과학이 되고 또한 과학이 일상 생활에서의 유용한 팁이 되는 것이다.

 

기체도 고체도 아닌 그 사이의 무엇, 이중성을 지닌 액체의 과학 이야기는 정말 물 흐르듯이 읽힌다. 사실 제대로 읽었다,라고 한다면 그에 대해 내가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읽을 때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재미있다고 해도 지금 떠올릴 수 있는 과학이야기는 없다. 그렇다고 책을 읽지 않았다 할수도 없으니 그저 날씨 뉴스에서 얼마전 지진의 영향에 의한 비행운의 사진인가를 이야기할 때는 무슨 이야기인가, 했었는데 이 책을 통해 어설프게나마 비행운이라는 것에 대한 이해를 하며 정말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라는 말을 떠올리고 있다. 딱딱한 아스팔트를 만들던 타르조차 흐른다는 것처럼 나의 굳어진 생각도 좀 흘렀으면 좋겠고, 늘 움직이며 스며드는 액체처럼 환경에 적응하면서도 또한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액체와 같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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