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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 - 내 인생의 셀프 심리학
캐럴 피어슨 지음, 류시화 옮김 / 연금술사 / 2020년 5월
평점 :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라는 이야기인 줄 알았다. 한때 내가 아는 나, 내가 모르는 나, 나만 아는 나, 나만 모르는 나... 이런식으로 자신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했었는데 이 책은 기본적으로 나 자신에 대한 내면의 모습을 깊이 파고들어가는 것이라기보다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좀 더 나은 삶을 찾기위한 방향성을 제시해주고 있다는 느낌이 더 크다.
이 책에서는 내 안의 심리적인 원형을 여섯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고아 원형 방랑자 원형, 전사 원형, 이타주의자 원형, 순수주의자 원형, 마법사 원형의 여섯가지인데 사실 이렇게 구분하는 내용은 처음이다. 물론 용어 자체에 대한 낯설음이 있다는 뜻이지만 모든 내용을 처음 읽는 느낌은 아니었다. 책의 내용을 읽다보면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들보다는 관계성이라거나 삶의 방향성을 제시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의 기본 바탕은 나만의 일방적인 희생이나 참아냄이 아니라 진정으로 스스로의 기쁨과 행복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라고 느낀다.
마음 사용 설명서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어떻게 행동하고 나아가야하는지를 먼저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여섯가지 원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처음엔 내가 어떤 원형을 갖고 있나, 살펴보게 되다가 이 책에서 말하는 것은 나 자신이 어떤 원형을 갖고 있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금세 깨닫게 된다. 누구에게나 모든 유형의 원형이 나타날 수 있고 그러한 원형의 모습을 제대로 발현시키고 기쁨을 찾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있는 어떤 원형을 사회가 가치 있게 여기지 않기 때문에 그 원형이 억압될 수 있다. ... 자신 안의 원형을 심하게 억압하면 그 원형의 그림자가 생겨난다. ... 우리가 그림자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 안의 원형들에게 배움을 얻기만 한다면 모든 원형은 궁극적으로 우리에게 보물을 가져다준다."(300-304)
뭔가 잘 정리가 안되는데 처음 읽기 시작할 때부터 계속 밑줄긋기를 하고 싶을 만큼 새겨두고 싶은 글이 많았고 내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이야기들도 새삼스럽게 느껴질만큼 설명이 잘 되어 있다.
나는 나, 라는 내 인생의 셀프 심리학은 나 자신에 대해 인식하고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누군가의 일방적인 희생이 아니라 함께 기쁨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는 이론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책에 있는 이론들은 설명일 뿐이라는 것. 저자의 표현대로 이 책은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각자의 여행이며 여행은 효율적이거나 예측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세상의 모든 사람은 저마다의 이유를 가지고 이곳에 존재한다. 모든 여행마다 독특하며, 그런 면에서 하나의 신비이다.(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