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은 그게 문제다. 세계를 사실로만 판단하는거. 그럴듯하게 보이는 건 진실이라고 믿었고, 아무리 진실이라고 해도 눈에 보이지 않는 건 믿지 않았다. 누구든 가시적인 성과를 들이대지 못하면 루저로 낙인찍히는 건 예삿일이다. 그러니까 교묘하게 속이기도 하고, 간사하게 핑계를 대는 거다. 어떤 이는 진실을 왜 알려주지 않느냐고 목을 맸고, 투신도 했다. 15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hika 2020-05-07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각은 온 세상에 태어나면서부터 자신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태어난 건 결코 자신의 뜻이 아니었고 이름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이 선택한 일이 아닌데도 책임을 져야 하는 모순덩어리가 인생의 본질이란 걸 일찍 깨달았지만 그렇다고 달라지는 건 없었다. 뜻대로 되는 일이 없었다. 인간관계도 그렇고, 머리를 깎는 것도 그런데 더 말할 게 뭐 있겠는가. 그래도 살아야 하는 게 비극이고, 자신은 운명적으로 슬픈 드라마의 주인공일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2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