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 뉴욕
이디스 워튼 지음, 정유선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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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스 워튼, 퓰리처 상을 수상한 최초의 여성작가라고 하지만 나는 처음 듣는 낯선 작가다. 순수의 시대라는 작품은 영화제목으로 알고 있지만 영화 역시 본 기억은 없다. 그런데 올드 뉴욕을 읽으며 찾아보니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는 징구의 작가였다! 그러고보니 올드 뉴욕에 실려있는 첫번째 단편을 읽고 이 아이러니한 유머는 서머셋 모옴의 글을 읽는 느낌이었고 그냥 그런가,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징구의 작가라니 새삼 올드 뉴욕의 단편들이 더 반가워진다.

 

애초에 이디스 워튼의 단편 모음집이 올드 뉴욕이라는 제목으로 출판이 된 것인지 설명이 없어 잘 모르겠는데 작품이 씌여진 시기를 생각하면 당시에 올드 뉴욕이라고 했을 것 같지는 않다. 얼마 전에 에이모 토올스 작가의 우아한 연인을 읽어서 그런지 내가 생각한 올드 뉴욕이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감성은 조금 달랐다. 아무튼 이 단편집에는 모두 4개의 단편이 실려있는데 19세기 초 뉴욕 상류사회의 단적인 모습들을 볼 수 있다.

 

사실 여성작가의 시선과 감성이 느껴지는 이 작품들은 천천히 잘 읽어야 그 특유의 담백한 문장의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단편 '노처녀'를 읽을 때 별 생각없이 문장을 넘겼다가 다시 되돌아가 베일을 쓴 부인이 멋진 망토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라거나 백달러짜리 수표와 함께 아이를 놓고 갔다는 것, 특히나 '흑인' 잡역부의 집에 아이를 놓고 갔다는 글을 읽어야했다. 그저 한 갓난아기가 버려졌다,라는 의미만이 아닌 것이다. 그렇게 해서 다시 글을 읽기 시작하니 역시 그 맛이 다르다.

 

이디스 워튼의 글을 읽으며 문장이 그려내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면 한편의 잘 짜여진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 들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다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촌철살인의 단편도 아니고 대서사가 담겨있는 장편도 아니고 조금은 늘어지는 느낌이 드는 분량의 글은 아무리 촘촘한 짜임새로 글이 씌여졌다고해도 마냥 재미있다고만은 할 수 없다. 아니, 어쩌면 이런 느낌은 문학읽기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내탓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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