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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쉽고 그럴싸한 요리책 - 파워블로거 벨루가가 알려주는 간단하고 맛있는 레시피
최해정 지음 / 미호 / 2019년 10월
평점 :
어머니가 신장이 안좋아서 간이 센 음식을 자제해야하는데 할머니들이 으레 그러듯이 어머니 역시 짜지 않으면 음식이 맛없다시며 이미 짠 음식에 소금을 더 치거나 간이 센 조림 음식을 졸이고 또 졸이면서 드신다. 만들어 놓은 것을 데워 먹느라 자꾸만 졸여서 더 짜게 만드는 것 같아 며칠 전에 전자렌지용 탕그릇을 구입했다. 나 역시 간단히 전자렌지로 익히거나 따듯하게 해사 먹는 음식에 익숙해지고 있어서 더 자주 이용하게 될 것 같다고 생각하던 차에 이 요리책을 발견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불에 직접 익히고 데운 것이 확실히 전자렌지보다는 낫겠지만 효율성을 따지자면 전자렌지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짧은 점심시간에 후다닥 한끼 식사를 해결하는 나에게는 전자렌지는 필수품이다.
처음에는 시판제품을 그대로 익히거나 냉동제품을 녹여 먹는 용도로만 사용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래도 명색이 '요리'라고 이름이 붙어 있으니 뭔가 조금은 다르지 않을까, 라는 기대가 있기는 했는데 책을 펼쳐보니 이건 기대이상이다. 그리고 이건 정말 쉽고 간단한 요리법이 나와 있는데 꼭 전자렌지를 사용하라는 규정이 있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따뜻하고 깊이있는 맛을 즐기고 싶다면 요리법 그대로 전자렌지가 아닌 가스렌지를 사용할수도 있어서 너무 좋다. 한두가지 집에 있는 재료로 실제 시도를 해봤는데 생각보다 더 맛이 있어 좋다. 처음부터 해보고 싶은 건 마지막 파트 4에 나와있는 홈베이킹이었는데 이건 반죽을 해서 숙성하는 시간이 있고 또 믹스가루 같은 것이 필요해 아직 시도해보지 못했다. 오븐이 없어서 빵이라는 것은 만들어보지 못한다고 생각했는데 전자렌지로 만드는 빵이라니! 놀라울뿐이다.
집에서 호떡을 만들어보겠다고 호떡 믹스를 사서 괜히 기름만 잔뜩 묻히고 모양도 제대로 만들지 못해서 두번다시 시도를 해보지 못했는데 이 책에서는 호떡믹스로 시나몬롤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단지 전자렌지 특성 상 바로 만들었을 때는 부드럽지만 식으면 단단해질 수 있다고 하는것이 좀 아쉬운 부분이지만 바로 해서 먹을 만큼씩 양을 조절하면 괜히 음식낭비를 하지 않아도 좋지 않을까 라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아쉬움을 보완해본다.
햄과 소시지가 내게는 특히 더 안좋아서 별로 활용할만한 요리가 없으면 어쩌나 걱정도 앞서기는 했지만 그것이 들어간 요리를 빼놓고도 해볼 수 있는 요리가 많고 한끼 식단으로도 영양적으로 모자람이 없기도 해 만족스럽다. 소량으로 간단히 해 먹을 수 있다는 부분과 채소를 익히기 위해 항상 기름을 썼던 것이 전자렌지를 사용하면 기름 사용이 줄어든다는 부분이 가장 큰 이점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이번주에는 또 어떤 요리를 시도해볼까... 자꾸만 뒤적거려보게 된다. 단호박이 좋은데 미니단호박 계란찜을 해볼까? 날이 추우니 간단히 물만두국이나 된장순두부찌개도 좋을 듯 하다. 아아, 이렇게 잘 해서 먹으면 또 살은 언제 뺄까 싶지만 그래도 일단은 잘 먹고 볼 일이다. 그러니 음식하기 힘들고 피곤하신분들 이 책을 참고해서 잘 챙겨드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