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신해철! - 그에 대한 소박한 앤솔러지
지승호 지음 / 목선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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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신해철 5주기를 맞아 그에 대한 헌정곡이 만들어져 예능 방송에서 공연되었다. 그때 처음으로 신해철과 이승환과 서태지가 같이 공연을 할 계획이었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는데... 자꾸만 여러가지 이유로 '그가 살아있다면'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만큼 그의 존재가 크다는 것이겠지. 그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나조차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이 책은 그의 5주기를 맞으며 그와 한차례 인터뷰를 했었고 두번째를 계획했지만 결국 하지 못했던 인터뷰어 지승호가 신해철을 기억하며 쓴 글을 엮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조금은 미약한 글이 되리라 짐작했고 그걸 감안하며 신해철이라는 사람, 음악가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고 싶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첫부분의 가상인터뷰는 그 형식에 있어서 저자인 지승호 본인이 사망 후 천국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신해철을 만나 짧게 대화를 나눈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 가상인터뷰라는 것이 좀 코메디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실제로 신해철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에 대한 자료를 많이 봤으리라 짐작되는 바 저자 본인의 생각이 들어갔다고는 하지만 고인에 대한 평전을 인터뷰 형식으로 기록했다고 생각한다면 그리 나쁘지는 않다. 실제로 그의 말에서 인용한 부분이라고 생각되는 부분들이 많았으니까. 하지만 이어지는 글들에서는 뭔가 아쉬웠다. 아니, 그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것이겠지만 이 책은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키워드를 통해 신해철이라는 사람의 활동과 사상, 음악적 업적에 대한 이야기는 충분히 공감이 가는 이야기지만 그저 이런 저런 자료를 모아뒀다는 느낌을 넘어서는 존경,이랄까 그것이 조금 아쉬웠다. 아니 그에 대한 위대함은 이야기하고 있지만 솔직히 이 책은 그에 대한 평전이 아니라 '우리가 기억하고 추억하는 신해철에 대한 소박한 엔솔러지'이기 때문에 조금 더 영웅 신해철에 대한 떠받듬이 있어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3부 '내가 기억하고 추억하는 신해철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의 히어로 신해철을 보여주기에 더 좋았을텐데 너무 균형을 잡으려고 한 것이 아닐까 싶다. 그에 대해 잘 모른다는 유명인들의 이야기보다 오히려 신해철의 팬들이 경험한 자신만의 이야기가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랬다면 그의 세심하고 배려깊은 따뜻한 마음을 더 많이 알게 되지 않았을까...

 

사실 나는 신해철을 잘 모른다. 그의 음악도 처음부터 들었던 것이 아니다. 내가 소장하게된 그의 첫 앨범은 친구가 두 개를 구매했을 때 갈취하듯이 하나를 얻어 듣게 된 것이고, 라젠카 음반 역시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서 의무감처럼 보기시작한 애니의 OST였기에 듣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조금씩 그의 음악을 듣기 시작했고 고스트 스테이션의 전설같은 이야기를 들으며 그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고 그가 털어놓는 삶의 이야기를 통해 조금씩 더 그가 좋아지기 시작했을뿐이다.

그래서 아쉬운 건 신해철에게 바치는 엔솔러지,라고 한다면 그냥 우리의 히어로 신해철이었으면 좋았겠고 좀 더 음악적 평가가 이루어진다면 그의 평전이 따로 나왔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은 진즉에 책장에 꽂아두기만 하고 있는 진짜 그의 인터뷰집 쾌변독설을 꺼내어 읽어보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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