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의 세계라는 곳은 다만 인간의 상상력이 빛어낸 초자연적인 영역에 불과한가. 종교 혹은 신화 속에서만 인정되는 세상인가. 실제로는 절대로 존재할 수 없다고 확신해도될 만큼 명백한 진실인가.
건은 다른 건 몰라도 한 가지만은 확신했다. 이 세계에 명백한 진실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오늘 명백했던 진실이 내일 어찌 될지 알 수 없었고, 한 세기 동안 진실로 취급되었던 정의가 다음 세기에 어떻게 달라질지 알 수 없었다. 인간 세계에서의 진실이란 그러므로 사회적 합의에 지나지 않았다. 전승된 사회적 합의에 권위를 세우기 위한 도구로서의 관념, 그 이상의 의미는 없는것이다. 진실로 무엇이 진실인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고 건은 생각했다. 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