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위크
강지영 외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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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티비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는 다양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는데 드럼 초보자의 단순한 비트에서 시작한 음악 이야기가 우리나라에서 음악을 하는 어벤져스들의 등장을 알리며 재미를 더해가고 있다. 그걸 보고 있으려니 문득 어 위크가 떠올랐다. 우리나라 장르문학을 하는 작가들의 엔솔로지 단편집인 어 위크는 또 다른 의미에서 어벤져스들의 단편집이 아니겠는가.

 

모두 여덟명의 작가가 7편의 글을 썼다. 아니, 일주일은 7일이고 작품도 7개인데 왜 작가는 8명인건가?

의아해서 봤더니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쓴 전건우 작가의 글은 작품에 포함을 하지 않고 일곱편의 이야기를 모아담을 수 있는 얼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별다를 것 없어 보였다. 약간 얼간이 세친구 느낌이 나는 친구 셋이 모여 은행의 현금을 털어보자고 모였는데 허술한 계획에 구멍이 나기 시작하면서 경찰에 쫓기다가 동네 골목에 보이는 편의점으로 들어간다. 그곳에는 수상한 알바생이 있는데, 총을 들고 등장한 것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을 손님처럼 접대한다. 경찰에 포위된 편의점에서 나가기 위한 차량을 기다리는 동안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을 제안한다. 이렇게해서 알바생 한주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세상에 불가능한 이야기는 없다, 는 것이 이 단편집에 흐르는 주제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사실 7편의 단편이 모두 내 취향저격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 편 한 편 읽다보면 미스터리와 SF, 역사적 사건의 이면을 보여주는 팩션도 담겨있고 현실적인 층간소음과 아파트의 부실공사를 고발하면서 동시에 비현실적인 킬러의 이야기도 있다. 박과장 죽이기는 가정폭력에 대한 이야기와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다 담겨있고 러닝패밀리와 아비 역시 폭력적인 현실을 호러로 표현하고 있어 더욱 괴기스럽다. 씨우세클럽은 코지미스터리같은 느낌이 들지만 찬찬히 읽어보면 많은 현실이 담겨있다. 물론 솔직히 말하자면 너무 많은 것을 담고있어서 조금 집중이 되지 않았다는 나의 현실도 느끼게 하고 있긴 하지만.

정말 다양한 물건이 있는 편의점처럼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있어서 조금씩 야금야금 읽다보면 편의점에서 사 온 간식이 순식간에 사라지듯 7가지 이야기가 끝나버리고 만다.

 

이야기의 끝은 예상보다 좀 싱겁게 비현실을 인식하며 한여름밤의 꿈같은 이야기의 향연에서 빠져나오게 된다. 하지만 왠지 어 위크 편의점의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라 또 누군가 편의점 문을 열고 들어가면서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지 않을까 기대하게 된다. 이 세상 어딘가에서 문을 열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을 어위크 편의점이 언제 어디에서 등장하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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