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하는 물고기의 상상 - 오늘을 행복하게 하는 36가지 상상
케스투티스 카스파라비키우스 지음, 원지명 옮김 / 예담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오늘을 행복하게 하는 36가지 상상이란다. 일러스트가 재밌어보이기는 했지만 특별하게 눈에 띄는 것은 없었다. 그리고 마침 읽던 책을 다 읽고 나서 마땅히 읽을 만한 책이 눈에 안 띄길래 무심코 집어 들어 읽기 시작했으니.. 내가 이 책에 기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무료한 시간을 가볍게 보내볼까, 라는 마음뿐.

그런데 이 작가, 리투아니아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한국의 독자들에게 '이 작은 책을 통해서 나는 한국을, 여러분은 내 작은 나라 리투아니아를 잠시나마 떠올리겠지요. 그런 우리의 만남에 놀라고 감사할 뿐입니다'라고 말한다. 더구나 '구박받고 무시당했던 것들에 대한 정중한 사과'라니.... 이 책은 뭔가 발칙한 상상일뿐이기만 한 책은 아닌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스치며 읽기 시작했다.

에피소드 하나,를 읽을때까지도 으흠~ 하던 느낌이 바로 두번째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헉,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과일바구니 속 수다,라는 내용은 바구니 안에서 서로 잘났다며 떠들어대던 과일들이 아침이 되자 바로 가족들의 무관심 속에서 음식으로만 사라져버릴 뿐인데 시디신 레몬향만 품고 있던 레몬은 먹히지 않고 출근하는 아빠의 차 안에서 상큼한 향기를 날리며 아빠의 입가에 미소를 띄운다는 것이다.
그리고 재밌는 일러스트와 짧은 글의 말미에는 그 에피소드의 뜻을 하나의 문구로 정리해 적어놓고 있다.
"남달리 못난 구석이란 없습니다. 남다른 재능이 있을 뿐입니다. 세상 모든 것은 반드시 제 쓰임새를 가지고 있습니다" (19)

아, 난 이 작가의 짧은 글들이 너무 맘에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가는 버스안에서 씨익~ 미소지으며 단숨에 (사실, 너무 급하게 읽어가는 것 같아 중간중간 한호흡 멈춰주기는 했다. 급하게 담아버리면 내가 소화하기 힘들것을 아니까말이다) 읽었다.
처음엔 글만 열심히 읽고 그 다음은 일러스트 그림을 유심히 쳐다보고. 아,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잖은가!

케스투티스 카스파라비키우스, 도저히 이 이름을 머리에 집어넣을 수가 없다. 하지만 그의 그림만큼은 잊지 못할 것 같다. 일상에 널려 있는 온갖 사물들을 단지 그려넣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 사물이 갖고 있는 독특한 개성을 집어넣어 생명을 불어넣어주고 있으니까.
정말 즐거운 상상과 함께한 행복한 시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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