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후를 기다리며
하라다 마하 지음, 오근영 옮김 / 스튜디오본프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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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색은 안했지만 내심 기대를 하며 책을 읽었다. 그래도 명색이 일본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진 '러브스토리'인지 뭔지 하는 것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이라지 않는가.
괜히 내 마음이 다 설레고 두근거리면서 책을 펼쳐들었더랬다. 나도, 내게도 혹시 카후(좋은 소식)가 오지 않을까... 하는 망상도 가져보면서 말이지.

아, 그런데 어째 나는 자꾸만 그들의 러브 스토리에 관심을 갖지 못하는가. 왜?

영화로 만들기 위한 스토리, 대중이 좋아할 만한 스토리를 가려뽑아 대상으로 선정한 것이니만큼 내 마음은 더 아름답고, 더 달콤하고, 더 극적이고, 더 멋있는... 그래 뭔가 '더' 있어야 한다는 마음이 꽉 박혀버렸기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아니, 그보다 얼마전에 읽은 바다의 풍경에서 오키나와의 환경에 대한 생각을 했었기때문에 이 책에서 그려지는 사랑이야기와는 별개처럼 진행되고 있는 오키나와의 개발에 더 관심이 가 버렸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환경이 파괴되는 것에 대한 이야기는 관심조차 받지 못하고 그냥 그렇게 흘러가는 이야기속의 한 장식품처럼 자리를 차지하고 넘어가버리고 있어 자꾸만 내 시선이 그쪽에 머물러버린다. 이야기의 중심은 이게 아닌것이야? 왜?

그러고보니 나는 이야기의 중심 주제가 아닌 주위의 이야기에만 더 신경을 세우고 있었던 것이네. 개발에 반대하기 때문에 학교에서 왕따 당하는 아이의 이야기, 장애를 가진 몸으로 평범하게 살아가려는 노력의 어려움, 부모없이 홀로 커야만 하는 삶의 고단함, 친척도 가족도 없이 홀로 살아가야 하는 할머니의 외로움....
그렇지만 그것이 깊게 그려지는 것은 아니다. 이런 이야기의 갈등 구조가 중심이 아니라 이 책은 '러브 스토리'가 중심인 것이다.

있을 것 같지 않은 비현실적인 만남과 이야기 전개가 조금씩 그 필연성을 드러내게 될 때야 비로소 이야기가 진행되어가고 있는가 싶었지만 이미 이야기는 끝맺음을 하고 있었다, 
여전히 나는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행복을 찾아 길을 떠난 사치가 있고,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카후(좋은소식)을 기다리기만 하던 아키오가 역시 행복을 찾기 위해 사치에게로 향하는 여행을 떠났기 때문에 조금은 만족스럽게 기억을 해야겠다.
그래, 이 책, 러브스토리 맞다.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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