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1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세계사를 바꾼 식물이야기,라고 했을 때 역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후추와 감자였다. 얼마전 간식으로 찐감자를 먹다가 누군가가 대항해시대를 열 수 있었던 건 다 감자덕분이라고 했을 때 딱히 그 말을 신뢰하지는 않았는데 이 책을 읽으며 그 말이 사실이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감자의 비타민이 기나긴 항해를 하는 선원들을 괴혈병의 죽음에서 벗어나게 해 주었다는 것이다. 물론 감자에 대해서는 대기근에 인류를 먹여살린 구세주라는 것은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그에 더하여 아일랜드의 감자기근으로 인해 미국으로의 대이민이 이루어졌고 그로인해 오늘날의 미국이 탄생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책에는 모두 열세가지의 식물이 나오는데 이 책을 읽기 전에도 세계사에 영향을 미쳤다고 알고 있었던 감자나 후추에 대해서도 더 많은 이야기가 나와 재미있었지만 그저 식량으로만 알고 있던 옥수수나 밀에 대해서도 더 알게 되고 특히 토마토에 대한 이야기는 무척 흥미로웠다. 토마토를 많이 먹을수록 의사들의 일이 줄어든다는 말을 들었었는데, 유럽에서도 토마토가 빨갛게 익으며 의사 얼굴이 파랗게 변한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몸에 좋다는 토마토가 처음부터 모두에게 사랑을 받지는 않았다고 한다. 아니, 오히려 악마의 열매라고 생각되었다고 하니 믿기지 않을 정도다.

 

세계사적으로 작물이 인류에 미친 영향,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이 책은 확실히 식물학자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어서 그런지 왜 사람들이 그 좋은 감자나 토마토를 처음부터 좋아할 수 없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흥미로웠다. 생각해보면 지금 우리가 먹는 나물들도 산과 들에 마구 퍼져있는 잡초들 속에 퍼져있는 것중에서 먹을 수 있는 것을 찾은 것이니 인류의 오래 역사 속에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닐수도 있듯이. 열매를 먹는 토마토는 그 잎과 줄기를 먼저 먹었다는 것 역시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감자에 이어 인류의 굶주림을 해결해주는 농작물로만 알고 있던 옥수수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모른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인간의 몸 절반이 옥수수 성분과 동일하다는 것은 정말 신기한 일이다.

 

요즘 해변에서는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폭죽을 자주 터트리는데 그걸 보면서 아름답기는 하지만 폭죽을 만드는 아동의 노동력 착취를 동시에 떠올리게 해 뭔가 불편함이 있다. 그런데 사탕수수 역시 그 달콤함과는 달리 플랜테이션 농업으로 인해 노동력착취와 인종차별의 장이 되었다고 하니 알면 알수록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생각나는대로 마구 이야기를 끄집어내다가 다시 책을 펼쳐보니 차에 대한 이야기도, 고추, 양파, 목화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게 읽은 것이 떠올라 버렸다. 하지만 이 재미있는 이야기는 책으로 직접 읽어보시라. 후회없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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