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리드 평전 - 사랑과 열정 그리고 혁명의 투혼
로버트 A. 로젠스톤 지음, 정병선 옮김 / 아고라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격동의 20세기 초, 정치와 예술이 가장 화려하게 꽃피었던 시대를 마음껏 향유했던 한 자유로운 영혼의 일대기를 담고 있다. 존 리드는 세계 언론의 역사에 큰 획을 그은 뛰어난 기자였고, 러시아 혁명의 진실을 서방세계에 알린 운동가였다. 그러나 그는 그 무엇이기 이전에 누구보다 솔직하고 순수한 삶을 살았던 한 인간이었다. 그는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공산주의에 투신했으나 무익한 권력투쟁과 원칙이 훼손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회의했고, 돈과 여자, 명성 때문에 울고 웃었던 평범한 사람이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마르크스나 레닌, 체 게바라 같은 불멸의 혁명가도 아니고, 최고 발행부수를 기록하며 저널리즘과 자본주의를 완벽하게 결합시킨 퓰리처처럼 확연한 성과를 남기지도 못했다..........

기사를 스크랩했다. 사실 나는 존 리드가 누구인지, 세계를 뒤흔든 열흘의 의미와 가치가 무엇인지 잘 모른다. 어느 날 우연히 들어간 곳에서 알게 된 이름일뿐이었다. 하지만 내가 그를 알지 못한다고 그의 혁명성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그 위대함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위대한 성자 비노바 바베를 몰랐었지만 그를 알고 난 후 그의 위대함을 느끼게 된 것처럼, 존 리드 평전을 읽고나서  그의 삶의 혁명성을 느끼게 되었다.

부족함이 없는 가정에서 태어나 자신의 꿈과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상류사회로 진출을 하고,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활동을 하는 그의 모습에 처음엔 당황하기까지 했다. 존 리드는 단지 '세계를 뒤흔든 열흘'을 쓰고 혁명가가 될 수 있었단 말인가? 라는 의문이 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건 우리의 삶은 완성되어진 것이 아니라 의식의 변화와 실천적인 행동으로 삶이 변화되어간다는 것을 간과한 나의 짧은 소견일뿐임을 서서히, 가슴깊이 느끼게 되었다.
책이 무겁다는 핑계로 퇴근 후 집에와서 날마다 조금씩 읽어가다가 어느 순간 가속이 붙기 시작했다. 존 리드의 삶이, 자유로운 영혼을 가졌던 지극히 평범한 그의 삶이 혁명으로 한걸음씩 다가가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을때부터였을 것이다. 물론 그것이 어느 한 사건을 계기로 확연히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존 리드는 머릿속으로만 혁명을 부르짖지 않고, 조금씩 서서히 자신의 삶의 모습으로 혁명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래서 마르크스나 레닌, 체 게바라같은 불멸의 혁명가도 아니지만, 저널리즘에 확실한 성과를 보여 준 퓰리처같은 저널리스트도 아니지만 그는 충분히 존경받을 위대한 삶을 살았다.

그는 '진실'이란 거기에 이르는 방법을 추론하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라고 믿었다.(319)
어쩌면 그래서 존 리드는 우리 곁에 있는 혁명가인지도 모르겠다. 평범한 인간으로서, 일상적인 삶과 사랑, 경제적인 문제에 고민하고 작은일에 웃고 우는 감성을 지닌 그의 삶이 오히려 혁명은 우리의 현실과 동떨어진 특별함이 아닌 일상임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너는 네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건 이 세상에서 누가 해도 하는 것으로, 우리가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잘못하고 있는거야.(621)

이 세상에서 누가 하더라도 해야하는 옳은 일, 그 일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잘못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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