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요리노트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요리노트 -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요리사였다고?
레오나르도 다 빈치 지음, 김현철 옮김 / 노마드 / 2019년 7월

다빈치 서거 5백주년이라고 해서 그에 관련된 책이 계속 나오려나, 했는데 어째 소식이 뜨문뜨문하다. 몇달 전 그의 평전을 읽은 후 사실 그에 대한 별다른 것이 또 나오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을 잠깐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렇지 뜬금없는 요리 노트라니? 거기에다 슬쩍 흘러나오는 요리법이라는 게 얼마나 엽기적으로 표현되고 있는지!

설마 광고문구가 실제 요리일리는 없겠지, 라는 심정으로 또 다른 모습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기대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물론 뭔가 실제 책은 다르리라 생각하고 펼쳤는데 앞부분에는 레오나르도가 살았던 당시의 상황과 그가 요리를 하게 된 이야기가 설명되어있다. 목차를 보지도 않고 무작정 읽기 시작하면서 정작 그의 요리노트는 없는데 책 제목이 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요리노트인 것이며 또 저자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인 것인가, 하며 툴툴댔는데 드디어 3장에서 레오나르도의 요리 노트 실체와 마주하게 된다. - 미리 한마디 하자면 엽기적이라기보다는 좀 재미있다. 들어가는 말에서 언급한 것처럼 당시의 요리 재료라거나 조리기구, 음식의 양 그리고 레오나르도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라고 한 것처럼 이 책의 글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면 안될 것 같다. - 사실 읽다보면 인물들에 대해서는 상당히 비꼬듯 조롱처럼 글을 남기고 있지만 딱히 틀리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고 요리에 쓰이는 각종 재료에 대해서는 꽤 쓸만한 조언들도 있다. 특히 채식주의자로 알려진 그답게 재료에 대한 설명에는 식물에 대한 언급이 많다. 소나 양은 풀만 먹고 사는데, 그런 소나 양을 먹어도 건강에 문제가 없으니 우리도 풀만 먹고 살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살라이에게 풀을 먹여보게 하는데 이렇게 채소를 이용한 요리는 고기를 먹기 힘든 가난한 이들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다른 요리 노트처럼 딱히 이 요리 기록을 가지고 요리를 해 먹겠다는 생각을 한다면 아마 완전히 실망하거나 실패를 하지 않을 수 없지 않을까 싶기는 한데 과연 시도를 해 볼 사람이 있을까? 채소의 효능에 대해서는 검증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파가 두통을 유발하고 이와 잇몸을 상하게 하고 시력도 감퇴시텨서 파 먹기를 포기해다고 하는데 과연 그럴까 싶다. 더구나 완두콩을 먹으면 미친병이 도진다니.

먹을 수 있는 벌레는 귀뚜라미, 벌, 몇몇 배추벌레. 먹을 수 없는 벌레는 거미, 집게벌레. 이런 글들은 그냥 흥미롭게 한번 읽고 지나가게 되고 책에 도면그림과 함께 설명되는 조리도구들은 실용적인 면에서 큰 활용가치가 없어보이는데 그래도 대부분의 조리도구가 자동시설이나 위생적인 주방을 위한 도구인 것을 생각해보면 중세시대에 살았던 그가 비위생적인 곳에서 만들어지는 음식으로 병이 발생하는 것을 알았다는 것도 대단해보인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면서 새삼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위대함이랄까, 그의 다방면의 관심사를 볼 수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