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현장은 구름 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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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난 느낌은 뭐랄까.. 그냥 코믹스? 초등학생들이 등장하는 명탐정 코난보다도 더 무난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 대부분의 살인사건이 치정과 복수에 얽혀있는 것이라면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 책은 그래서 훨씬 더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에 실려있는 단편은 항공사 승무원인 A코와 B코가 활약을 하는 탐정 시리즈라고 할 수 있으려나? 오사카 명탐정 시리즈와 비교를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워낙 다작을 많이 하는 작가라 유명한 작품만큼 또 평범하다는 평도 많은데 사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장르소설의 관점에서만 본다면 확실히 평작이 더 많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서로 다른 두 승무원의 주위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잔잔하게(?) 풀어보는 트릭의 재미도 있지만 그 이상으로 사건의 해결이 갖는 의미가 있다.

중매석의 신데렐라,를 읽어보면 지금의 우리는 별 무리없이 그저 소소한 에피소드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생각해보자. 이 작품이 씌여진 것은 1989년, 벌써 삼십년 전의 이야기이다. 중매석의 신데렐라에 나온 에피소드가 심십년 전에 나온 이야기라면 사건 해결이 트릭은 어이없을지 몰라도 그 결말이 갖는 사회적 의미는 무척 다르게 다가온다.

 

분실물에 유의하세요, 도 재미있었지만 가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분실물도 흥미로웠다. 기본적인 추리의 원칙에 대한 이야기 - 문장속에 나온 날씨에 대한 문구를 토대로 그 편지를 쓴 사람이 어떤 곳에서 왔는지를 유추해 볼 수 있는 것 같은 이야기는 가장 기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와 더불어 이 이야기들의 의미는 '가족'에 대한 것이 아닐까...

그러고보니 아직 미혼인 두 승무원 에이코와 비코가 등장하는 이 에피소드들은 어떤 의미에서는 가족을 지키기 위한 것이기도 하고 그녀 자신들의 연애와 결혼에 대한 것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내가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려고 하는 것일까?

살인 현장은 구름 위,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른 단편들을 읽듯 무겁지 않게, 코믹스를 읽으며 즐기듯 이 책을 읽으면 그걸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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