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뉴욕 간다 - 40년 뉴요커에게도 항상 새로운 뉴욕, 뉴욕
한대수 지음 / 북하우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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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카고 언저리에서 살다 온 조카는 굳이 미국이라는 나라에 가야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그래도 내가 딱 하나 그랜드캐년때문에 한번은 가보고 싶은 나라라고 말을 하면 그건 인정,하고 대꾸를 해 준다. 그런 조카가 한때 함께 모여살던 친구들이 또다시 뉴욕에서 셰어하우스에 모여 산다며 친구들을 만나러 뉴욕에 다녀왔다. 자유의 여신상 앞에서 신나게 웃는 모습의 사진을 보며 나는 한번도 가보지 못한 뉴욕에 대한 로망을 가져본다.

그냥 대도시 뉴욕이라고 했다면 그리 큰 관심을 갖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뉴욕은 엄청난 인구와 오래된 도시인만큼 낡음과 새로움이 공존하며 나날이 커져가는 세계의 중심도시가 되었고 그만큼 다양한 문화가 있고 예술이 넘쳐나는 곳 아니었던가. 그런 뉴욕에 대해 한대수님이 이야기한단다. 그것도 직접 찍은 사진도 담고, 뉴욕의 갤러리들에도 다니면서 말이다.

뉴욕에 가 볼 수있는 기회는 없을지 모르지만 그곳에 대한 이야기는 궁금했다.

 

이 책은 뉴욕을 걷다, 말하다, 살다라는 3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겉보기에 화려한 그곳에서 살면서 보게 되는 뉴욕의 거의 모든 모습을 말해주고 있다. 사실 문화, 예술이라는 말에 혹해서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이기는 하지만 저자가 살아 온 시대에 걸맞는 현대의 아티스트와 음악가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고 화려한 모습의 이면에 담겨있는 약물과 노숙자 문제, 테러의 표적이 되고 이방인, 특히 인도인들의 엄청난 이주와 인구수 증가로 인해 뉴욕에서의 이슬람 인도인의 영향력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도 의미심장하게 이야기되고 있다. 저자는 뒤늦게 얻은 늦둥이 딸 양호의 교육을 위해 오랜 한국생활을 접고 다시 뉴욕으로 이주를 결심하며 몇십년 사이 변해버린 뉴욕의 모습을 문화와 연결하여 이야기하듯 글로 풀어내고 있다. 한때 라디오 디제이를 하던 그때의 그 목소리로 이야기를 듣는 듯 한 느낌이라 간혹 또 다른 책읽기의 재미가 있었다.

 

사진작가 한대수로서 찍은 사진이 실여있는 것도 좋았고, 그가 말하는 아티스트들의 사적인 - 때로는 가쉽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이야기들도 재미있었는데 그저 재미있는 흥미거리로만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과 미래지향적인 내용도 담고 있어서 한번쯤은 곱씹어봐야하는 것도 많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콜드플레이의 노래가 완전 별로라고 해서 마음 한쪽이 안좋기도 했지만.

그래도 저자가 딸과 나눈 대화의 한꼭지를 읽으며 나 역시 머리 한대를 맞은 것 같기도 하고 대단하다며 감탄을 했는데 그것이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을 더 높여주고 있다.

["나의 절친 음악 친구가 곤경에 빠져있어서, 나는 기도를 했다. "제발 나의 사랑하는 친구를 이 어려운 시련에서 헤어날 수 있기를 희망 hope 한다" 그랬더니 양호가 Hope is not the answer, Act(희망은 답이 아니야, 액션)!"  ](247)

그렇게 꼬맹이 딸이 철학가라며 머리를 한 대 맞았다는 저자는 귀국했을 때 친구에게 위로와 격려의 말과 함께 돈을 주었다고 한다. 역시 행동하는 부녀다. 더 많은 이야기들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펼쳐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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