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수, 까미노 - 스물아홉, 인생의 느낌표를 찾아 떠난 산티아고순례길
김강은 지음 / 푸른향기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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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어달 전, 온 가족이 모여앉아 티비를 보고 있었다. 마침 모두가 좋아하는 나피디의 예능, 특히 이번에는 산티아고 순례길에서의 알베르게 운영. 우리는 자연스럽게 산티아고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고 다들 한번쯤은 산타아고 순례를 품에 안고 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오래전에 친구의 권유가 있었지만, 친구는 혼자서 능히 해낼 수 있었고 나는 여건상 중간에 혼자 돌아와야 하는 일정이어서 망설임끝에 포기를 했다. 혼자 외국의 거리를 다닌다는 것도 두려웠지만 체력이 될것인가 하는 불안함도 많았으니까. 그리고 나날이 체력이 떨어지고 아프게 되면서 산티아고는 내가 갈 수 있는 길이 아니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 후 애써 관심을 끊었었는데 또 우연히 방송에서 이제 장년이 되어가는 그룹 지오디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리얼 예능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고 다시 끊어버리기 힘든 소망이 시작되었고 이번에 보면서 쐐기를 박았다. 일단 마음에 산티아고 순례를 품어보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처음 눈에 들어온 산티아고 순례기인 이 책 아홉수, 까미노를 그냥 지나칠수가 없다. 내 나이 스물아홉이었던 때가 언제였던가 싶지만 오히려 그래서 지금의 나와는 또 다른 시선으로 산티아고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괜히 설레이면서 책을 펼쳤다. 스물 아홉의 인생의 느낌표는 어떤 것일까...

 

뜻밖에도 스물아홉의 그녀는 이번이 두번째 산티아고 순례길이다. 산티아고에서 좋은 인연을 만나고 사랑하는 사람까지 만나게 된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그녀는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그 길을 걸었고 그 이후 헤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산티아고를 걸으면 모든 것이 해결되리라 믿었던 것은 아니지만 다시 한번 그 길을 걷는 것으로 내 삶이 대번에 바뀌지는 않으리라는 것을 되새기면서 그녀의 두번째 여정을 마음으로 따라가봤다. 그리고 어쩌면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다는 것은 삶을 대하는 마음과 태도가 변하면서 그로인한 인생의 전환점이 될수도 있다는 것을 또 새삼 깨닫는다. 그리고 또 하나. 누구도 직접 그 길을 가보지 않고서는 제대로 알 수 없다는 것.

 

저자 자신의 경험도 그렇지만 그녀는 무엇보다 '관계'를 중시했고 그러면서 체험하게 되는 여러가지 일들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순례 도중에 만난 승령이라는 친구는 가장 최악이라고 생각한 상태에서 저자 일행을 만나게 되고 그 인연으로 많은 시간을 함께 하게 된다. 저자의 말처럼 최악의 순간에 최고의 친구를 만나게 되는 것. 우리 인생에 있어서도 언제나 희망은 있다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다.

 

간단히 정리할 수 있는 에피소드를 만화로 표현하기도 하고 순례길과 그 길에서 마주친 친구들의 사진이 많이 담겨있어서 그런지 지루하지 않게 금세 다 읽을 수 있다. 사진에는 간간이 저자의 그림도 눈길을 끌고.

산티아고 순례길에서의 에피소드는 다 각자의 이야기겠지만 또 공통적으로 모두 각자 나름의 이유와 깨달음을 담으며 길을 걷는다는 것이다. 완성과 완주가 목표겠지만 그것을 이뤄내야만 성공은 아니라는 것 또한 그길을 걸었던 모두가 이야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인생의 느낌표를 찾으러 떠난 산티아고 순례길, 그러나 산티아고엔 기대했던 정답은 없었다. 또한 매순간이 아름답기만 한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포기하고 싶은 고난 속에서, 뜻밖에 선물받은 호의와 베풂속에서, 끈덕진 우정속에서, 예상치못한 아픔속에서, 친구와 호흡을 맞춰가는 과정속에서 작지만 소중한 깨달음을 얻었다. 알고보니 산티아고가 아닌 길위에 대단한 순간이 아니라, 단순한 일상속에 무수한 깨달음이 존재했던 것이다. ...... 이 작은 깨달음들이 모여 만든 나만의 노란 화살표를 믿고 따르고 여지없이 즐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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