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소설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날 잊지 말아요..... 날 잊지 말아요.... 날 잊지 말아요....
아, 이 얼마나 완곡한 방법인가. 그리고 이 얼마나 고리타분한 사랑의형태인가. 하지만, 이렇듯 곱고 따스하다.(233)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연애'소설'이 아닌 연애'편지'를 읽는 듯 했다. 아니, 지금도 책을 찾기 위해 내가 무심코 검색한 단어는 '연애편지'였다.

사실 더좀비스들의 이야기를 털털하게 늘어놓으며 나를 끝없이 킬킬거리게 만들었던 작가가 난데없이 연애소설을 쓰고 나타나서 왠지 모를 쌩뚱맞음에 당황스러웠다. 나는 가네시로 가즈키의 전작주의자가 될꺼야, 라는 생각에 주름이 잡히게 되는 일이 발생해버린 것이다. 그런데 설마 정말 볼 빨개지는 연애소설을 썼을까..라는 괜한 의구심에 이 책을 집어들었는데 역시 그는 그였다. 멈칫,하며 웃게 만들어버리는 연애 이야기 속에 단 하나의 문장으로 내 마음을 뭉클하게 하고 끝내 저 곱고 따스한 말 한마디로 울컥하게 만들어버리다니.

이 책은 세개의 단편으로 되어 있는데, 그 이야기가 어딘가 연결되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가네시로 가즈키의 다른 작품들에서 흘러나온 플롯이 보여 책을 읽으며 계속 이건 누구의 이야기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하고. 그런 와중에도 나는 자꾸만 연애소설에 빠져들어가게 되었다. 뭔가 찐한 사랑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아닌데 '이것이야말로 진정 연애소설이야!'하는 탄성이 나와버리고 만다.
그런정도까지는 아이야, 라고 말해도 소용없다. 내마음이 그렇다는거니까.

"지금 내게는, 후회할 일이 하나도 없다. 소중하게 간직해야 할 기억만이 남아 있을 뿐..... 모두모두 사랑스럽다. 그 모든 기억을 간직하고, 다가올 겨울을 맞으리라.
이 세상 끝까지 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
이 세상은 멋지다.
나는 아무 상처 없이 돌아오리라"

진정 연애는 두근거리며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는 것으로 시작될 것이며, 후회할 일이 하나도 없는 것이리라. 소중하게 간직해야 할 기억만이 남아 있을 뿐, 아무 상처없이........
나를 울컥 하게 만든 그들의 연애는 그런 것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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