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비를 보다가 잠깐 마당으로 나갔더니 바깥의 쌀쌀한 공기 느낌이 아직은 그리 싫지 않다. 이제 긴 연휴는 다 지나가고 겨울에 또 쉬는 날이 있을까, 생각하면서 - 아니, 그것보다는 지진때문에 일본 여행이 가능할까 라는 의구심을 가지면서도 집에 있는 최신판 무작적 따라하기 도쿄를 펼쳐들게 된다. 갈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좋겠지만 갈 수 없다 하더라도 책을 통해 여행하는 셈 치고 차근차근 둘러보기 시작했다.
도쿄는 일본어를 잘 하고 여행계획도 잘 세우고 어린시절과 유학생활을 일본에서 했던 친구들과 10여년 전 쯤 가본것이 처음이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그렇다. 나는 아무런 준비 없이 달랑 가고싶은 곳, 지브리 뮤지엄만 가보면 다른 곳은 알아서 일정을 잡으면 그대로 따라 다니겠다고 했었기 때문에 여행이 끝나고 나서야 내가 갔던 곳이 메이지 신사라거나 아사쿠사, 도큐핸즈까지 구경을 했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 후에 한번 더 가봤었지만 짧은 일정에 하루는 온통 도쿄디즈니에서 보내서 도쿄를 제대로 본 것 같은 느낌은 없다. 그래서 요즘 한번 더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 솔직히 어머니 모시고 가까운 온천여행이라도 하고 싶은데 그나마 익숙한 곳이 도쿄이고 도쿄에서 당일로 하코네 온천을 다녀올수도 있기때문에 정말 무작정 따라하기를 해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작정 따라하기 시리즈는 워낙 유명하기때문에 책에 대한 구성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최강의 장점은 분리형 가이드북이라는 생각이 들고 - 물론 책이 필요없는 이들에게는 별 쓸모가 없겠지만 나처럼 아날로그적인 여행자에게는 여행지에 꼭 필요한 정보와 지도가 담겨있는 책은 필요하다. 더구나 테마별 코스 설계 가이드가 담겨있고 취향에 따라 추천하는 여행지가 담겨있고 무엇보다 최신버전으로 담겨있는 쇼핑 꿀팁이 담겨있어서 이 책 한권만 있으면 따로 열심히 메모를 하며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된다.
처음 책을 펼쳤을 때 너무 대도시의 느낌이랄까, 어머니를 모시고 여행을 가기에는 좀 적합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테마북을 시작으로 도쿄와 도쿄의 근교에 대한 정보를 읽다보니 나름 즐길만한 곳들도 보이고 무엇보다 먹거리때문에라도 한번 가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을 듯 하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도쿄에는 여름에만 가봤었는데 마츠리가 있는 여름도 그리 나쁘지는 않지만 12월이 추천 베스트인 것을 보고 정말 겨울에 한번 가보고 싶어진다. 온천에 가기도 좋고. - 아, 물론 하코네는 현지인들에게도 인기가 많아 가격도 만만치 않고 예약율도 높아 미리미리 계획을 세우고 예약을 해야한단다.
정보가 너무 없어도 그렇지만 너무 많아도 괜히 쓸데없는 것들이 많은 느낌이 들었는데 무작정 따라하기를 보면서, 여행 계획을 세우면서 테마를 정하고 그에 맞는 여행일정을 잡는다면 이 책은 그에 알맞는 가이드북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수가 없다. 계속 계획만 세우는 여행이 아니라 이번에는 정말 직접 가보는 여행 계획을 세우고 싶어지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