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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7월
평점 :
일주일이 '평일/주말'로나눠져 있을 때는, 일요일의 무력감에 대해 알지못했다. 매일을 일요일처럼 보내는 사람에게, 일요일은 탕수육과 자장면을 함께 시키면 함께 따라오는 군만두처럼 느껴진다. 맛은 없으면서, 아무리 먹어도 줄어들지 않는 것이다. (317)
삼십대의 어느 날들, 에 대한 이야기....
책을 읽으면 자동적으로 따라 붙는 리뷰,가 글도 못쓰면서 아무리 지나치려 해도 꼭 끄집어 내서 쓰게 되는 이 습성을 버리지 못해 겨우 한 줄 써놓고 생각만 마구 뻗쳐나가고 있다.
내가 지나온 그 시절의 이야기,와도 너무 동떨어져 있어서 그 느낌과 책의 묘미를 제대로 적어 낼 수가 없다.
한 해를 보내는 이 시점에서 가진 것도 없고, 이룬 것도 없고 죽도록 사랑하는 사람도 없고, 나를 죽도록 사랑하는 사람도 없다는 것이... 새삼 맘 아프지도 않고, 삶이 허무해지지도 않는 나는 그냥 또 하루를 보내고 있을 뿐이다. 나는 그녀들처럼 달콤한 도시,에서 살지 못하고 밋밋한 시골길을 터벅거리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탕수육과 자장면에 딸려 온 군만두가 맛은 없으면서 아무리 먹어도 줄어들지는 않지만, 없으면 허전한 것도 사실 아닌가. 어쩌면 내 삶이, 나의 존재가 그런 군만두같을지도 모르지 않는가. 맛은 없지만 없으면 허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