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송은주 옮김 / 민음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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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렇게 외로운 이가 내가 살아온 동안 죽 바로 가까이에 살고 있었단 말인가? 진작 알았더라면 위층으로 올라와 친구가 되어주었을 텐데. 아니면 장신구라도 좀 만들어주든가, 유쾌한 농담도 해주고, 아니면 탬버린 콘서트라도.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이렇게 외로운 또 다른 누군가가 아주 가까운 곳에 있지 않을까 궁금해졌다. 비틀스의 [엘리노어 리그비 Eleanor Rigby]가 생각났다. 정말 그렇다. 그들은 모두 어디 출신일까? 모두 어디에 속해 있을까?-225쪽

샤워기에서 나오는 물에 맥박, 체온, 뇌파 등에 종합적으로 반응하는 화학 물질을 처리해서, 피부색을 기분에 따라 바꿔주면 어떨까? 엄청나게 흥분했을 때는 피부가 초록색으로 바뀌고, 화가나면 붉은 색, 기분이 십장생 같을 때는 갈색, 우울할 때는 파란색으로 바뀌는 거다.
그러면 모두 다른 사람들의 기분을 알 수 있게 될 테고, 서로 좀 더 조심할 수 있겠지. 피부 빛이 자주색이 된 사람한테 네가 늦게 와서 화가 났다는 말을 하고 싶지는 않을 테니까. 마찬가지로 분홍색이 된 사람한테는 등을 두드려주면서 '축하해!'라고 말해 주고 싶을 것이다.-225쪽

좋은 발명이라고 생각되는 이유가 또 있다. 어떤 기분이 강하게 들기는 하는데 그게 무엇인지는 알쏭달쏭할 때가 아주 많기 때문이다. 내가 낙담한 건가? 실은 겁을 먹었을뿐인가? 그러한 혼란에 휘둘리다보면, 이도 저도 알 수 없는 애매하고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상태에 빠진다. 하지만 이 특수한 물만 있으면 오렌지색이 된 손을 보며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난 행복해! 실은 내내 행복했던 거야! 정말 다행이야!-2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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