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한 사람을 위한 여행 - from Provence to English bay
양정훈 지음 / 라이카미(부즈펌)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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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읽을까 말까 고민했지만 결국 읽고 싶은 마음이 더 컸던건 사진 때문이었다. 얼핏 보기에도 사진은 꽤 화질이 선명하고 깨끗하게 인쇄된 듯 하고 사진으로 보는 풍경 역시 너무 좋아보였던 것이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지극히 사적인 여행의 경험과 단상은 그리 무겁지 않겠지, 라는 생각으로 글은 술렁술렁 마음 편히 읽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도 한몫을 했다.

그런데 모든게 예상을 빗나갔다. 기분좋은 방향으로.

 

사진이 보여주는 색감과 풍경의 모습이 좋지만 인쇄가 별로 좋지 않아 원래 사진의 선명하고 아름다운 색을 표현해내지 못하는 여행에세이를 볼때면 괜한 아쉬움에 글도 대충 읽으며 책장을 넘긴 기억이 있는데 이 책은 사진의 색감이 너무 이쁘게 나왔다. 그래서 그것 하나만으로도 책을 펼치는 기분이 좋아진다.

그렇게 사진을 먼저 대충 훑어보고 - 글 하나에 사진 하나,가 아니라 몇장의 사진이 겹쳐 실려있는 것을 보면 사진만으로도 책을 보는 기분이 좋아지는데 에세이 하나마다 또 사진이 곁들여져있다. 때론 가볍게 읽고 지나치기도 했지만 그 내용을 보면 사실 조금 묵직한 기분이 든다.

 

자신과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가, 때로는 정말 소설이 아닌가 싶은 그런 이야기가 담겨있기도 하고 대부분의 이야기에 공감을 하며 한번 더 생각을 해보게 하기도 하고. 그런데 왠지 유독 '열심한' 것에 대해서는 격정적인 분노가 느껴져 당황스럽기도 했다. 물론 나는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그냥 열심히, 무조건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보면 안쓰럽기도 하다. 언제나 최선을 다하라는 말은 물론 하지 않는다. 그런 내가 그에 대한 저자의 글을 읽으며 마음이 불편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 책을 읽는 동안 다 좋았는데 그 한가지가 마음에 남는다.

 

여행을 다니면서 바라본 모든 것, 사람이나 풍경만이 아니라 사물과 그 모든 것에 연관되어 얽혀있는 사유까지 담아내어 글을 쓰고 있는 저자의 사색은 나 역시 생각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 언제나 여행에세이를 읽으면 여행을 떠나고 싶은 설레임이 가득했는데 왠지 이 여행에세이의 여운은 사유에 빠져들게 하고 있을뿐이다. 그래서 오직 한 사람을 위한 여행,이라 한 것일까.

나도 여행을 떠나보게 되면 알 수 있을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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