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에 떠나는 첫 번째 배낭여행 - 누구나 쉽게 떠나는 배낭여행 안내서
소율 지음 / 자유문고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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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해외여행은 행사참가를 위해 떠났던 필리핀이었다. 온전한 여행은 아니었지만 단체로 마닐라 근처를 여행하기도 했고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온 여러 사람들과의 만남이 즐겁기도 했던 시간이었다. 하지만 진짜 첫 해외여행은 그 후에 별다른 준비없이 얼결에 떠나게 된 로마와 파리 여행일 것이다. 로마와 파리라고 표현한 이유는 말 그대로 직항을 타고 로마에 도착해서 관광을 하고 난 후 다시 비행기를 타고 파리로 가서 꼴랑 파리 중심지만 관광을 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여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도 그때를 떠올리면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무모함과 여행에 대한 열정이 그때의 여행을 가능하게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한밤중에 테르미니 역에서 내렸는데 여행 성수기라 숙소를 찾는 것도 두어시간 걸렸고 아침에 일어나 베드로 광장에 갔더니 파업으로 버스를 탈수가 없다고하고. 눈깜짝할 사이에 카메라도 소매치기 당하고, 파리공항에서도 귀하게 쇼핑한 가방을 도둑맞았고. 그런데 신기한 건 그 오래전의 기억들이 고생하고 힘들었다는 것이 아니라 정말 좋았고 스스로도 대단하게 느껴지는 좋은 추억의 시간이라는 것이다.

그후에도 좋은 친구들을 만나 배낭여행을 몇번 더 갈 수 있었지만 나이를 먹으며 패키지여행의 편리함을 느끼고 난 후에는 이제 다시 배낭여행을 떠날 기회는 없겠구나,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는 순간 또 다른 망설임과 설레임이 생겼다. 일정이나 숙소, 여행지 정보에 대해 세세하게 준비하지 않아도 편하게 다녀올 수 있는 패키지 여행과 준비과정부터 신경을 쓰고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는 모험(?) 같은 배낭여행의 장단점이 마구 교차하면서 중년이 된 나이에 여행을 떠나게 된다면 나는 어떤 여행을 더 좋아할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패키지여행은 시간과 돈만 있으면 언제든 떠날 수 있지만 패키지 여행은 시간과 돈에 몇가지가 더 필요한, 그냥 쉽게 말하면 여행에 대한 열정도 필요한 것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냥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중년에 떠나는 첫번째 배낭여행은 저자에게 어떤 의미인지도 궁금했고 새삼스럽게 배낭여행을 가기 위한 준비과정도 들여다보고 싶기도 했고.

 

솔직히 말하자면 아주 새로운 이야기들은 아니었다. 저자의 이야기처럼 이 책은 여행정보지로서의 메뉴얼만 담겨있는 것이 아니라 저자의 삶과 여행에 대한 체험이 담겨있다. 그러한 글들을 읽다보면 누구나 두려움은 갖고 있지만 그래도 여행에 대한 열정으로 떠날 준비를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겨난다. 한때 가장 큰 두려움은 여행을 떠났는데 길을 잃고 숙소를 찾아헤매게 되면 모든 것이 틀어지고 여행을 망칠수도 있다는 것이었는데, 그것 또한 여행의 묘미라는 생각의 전환을 맘 편히 할 수 있게 된다. 사실 배낭여행을 갈때마다 숙소를 찾아헤매고 길을 잃는 것은 기본중의 기본이 아니었던가. 그것이 나이를 먹어가면서 두려운 일로 느껴졌는데 체력소모가 조금 더 클 뿐이지 뭐가 걱정이겠는가.

 

이 책은 여행에 대한 에세이에 더해 여행을 준비하는 기본적인 정보가 알차게 담겨있다. 여행을 떠나기전에 확인해야하는 것들, 보다 저렴한 항공권을 예약하거나 비용대비 여행일정을 위해 무조건 저렴한 항공권을 구입하는 것이 최선은 아니며, 숙소를 예약하는 것 역시 여러가지 조건을 잘 살펴봐야 하는 것은 저자의 경험이야기를 통해 쉽게 깨달을 수 있다. 중년이라는 나이가 아니더라고 초보여행자들에게는 용기를 주고 여행준비에서부터 누구와 어떤 여행을 계획해야하는지, 구체적으로 짐을 싸고 숙소를 예약하는 실질적인 팁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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