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에서 온 사람
토성에서 온 사람
당신은 계획을 세워 꾸준히 그리고 꿋꿋하게 꿈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입니다.

당신은 신중하게 원칙을 지키며 행동하는 편입니다.

당신이라면 정상에 오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때는 위엄있고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행복에 초점을 맞추세요. 목표만 바라보다 삶의 여러가지 즐거움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하세요!

조금 더 여유를 가지면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성공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너 어느 별에서 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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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2-20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하고 가져갑니다.ㅎㅎ
(전 달에서 온 사람이래요.)

sweetmagic 2005-02-20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달에서 왔데요 ㅎㅎㅎ

urblue 2005-02-20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토성
조선인님이랑은 공통점이 꽤나 많은듯 ^^

세실 2005-02-20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 저는 해왕성에서 왔네요~

水巖 2005-02-21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성에서 온 수암할아버지 ....

perky 2005-02-21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금성에서 왔대요.^^

호랑녀 2005-02-21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수성이라는데...

털짱 2005-02-21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해왕성이요.... 다들 외계인이시네요. 지구인은 없나요? ^^

진주 2005-02-25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토성이라는데,별로 안 맞는 것 같아서 신빙성이 없다고 그냥 흘려 버렸어요
 

지난해에는 양가에서 이래 저래 돈문제가 터졌다. 막판에는 카드빚 청산을 생활의 목표로 삼았을 정도.
그러나 허리띠를 아무리 졸라보려고 해도 쓰던 가닥이 쉽게 바뀌나.
결국 카드를 몽땅 없애고, 하나 남은 카도의 이용한도를 확 줄여버렸다.
확실히 효험이 있어, 3월까지만 좀 고생하면 지난해 끌어쓴 대출은 거의 해결이 된다.

여전히 아파트 대출은 남겠지만 이거야 장기전이니까 놔두고,
카드이용한도를 다시 늘릴 수 있는지 알아봐서 형님네 집들이 선물로 TV를 사드리고 싶다.
우리집 몫으로는 지난 겨울부터 눈앞에 어른거렸던 소이러브 두부제조기를 찜해놓고.
좀 더 날이 풀리면 주말마다 등산을 하기로 했으니 나도 편한 바지랑 운동화를 사야겠고.
옆지기 체력회복에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는 홍삼액도 다 먹어가니 홍삼도 사야겠고.
마로 핑계로 찜해두었던 내셔널 지오그래픽 팝업북도 사야겠고.
4월이면 주머니 사정 풀릴 생각에 기대 만발이었는데.

흑, 어제 받은 강타.









 

"보관함을 열어요"라니. 이렇게 심금을 울리는 문구를 최근에 본 적이 없다.

게다가 "눈 딱 감고 사세요"라니. 허거거거거걱. 마우스를 잡은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더군다나 동서문화사에서 "Anne-전10권 세트"가 새로 나온 걸 발견해버렸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샀었고, 20년도 더 보고 또 봤으니 너덜너덜한 표지와 누런 속지가 서글펐는데,

새로운 표지 디자인은 마음에 안 들지만 박스에 가지런한 새 책에 심장이 두근거린다.

눈 딱 감고 사버릴까? 보관함을 열어버릴까? 아, 다음달까지는 아직 자중해야 하는데.

이 무슨 복병이란 말인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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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2005-02-19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히치하이커 10% 할인일 때 샀는데, 이럼 먼저 산 사람 손해잖아, 흑.

물만두 2005-02-19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툽니다. 깍두기님 ㅠ.ㅠ

로렌초의시종 2005-02-19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낭패가 있나...... 저도 알라딘이 밉습니다. 조선인님......

파란여우 2005-02-19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아! 너 요새 왜 그러니?...지난 2004년 11월 서재 개편 이후 여직껏 버벅거리는 서버도 괴상한데다가, 유령 알라디너들의 등장, 그리고 이런 낭패까지...좋은 말 할 때 잘 좀 하라니까....(잘 하겠다는 전갈이 왔어요^^)

날개 2005-02-19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고 싶은 책이 넘 많아요..ㅠ.ㅠ

瑚璉 2005-02-19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새 질러 둔 것이 너무 많아서 곤란한데... 아아, 정녕 비자금은 이렇게 모두 날아가는 것인가? 대략만 보아도 옥스퍼드, 신조협려, 열하일기, 맥컬레이, 코스모스... 20만원도 가뿐히 넘겠구만.

아영엄마 2005-02-19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만하면 이런 거 안 보는데... 결국 보게 되고야 마는군요. ㅜㅜ;; 애써 외면하옵니다. 알라딘에는 적립금이 하나도 없다는 슬픈 전설이...크흑..

하이드 2005-02-19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상 먼저 사면 손해지요. 조금만 더 기다려도, 이벤트 선물, 적립금, 더 많은 디스카운트들. -_-+ 예전에 사고 나서 달력 이벤트 하는 바람에, 출판사에 연락해서 받은적도 있다구요.

마냐 2005-02-19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행인지, 불행인지....못 읽고 쌓아둔 책들만 보면 한숨이 나와서...저런 강한 질러마공에 별로 움찔거리지 않는군요. 흠흠.

울보 2005-02-19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서 눈먼돈이 내게로 오라!!!!!!!!!!!!!!!11

balmas 2005-02-19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못봤다, 안봤다, 안보인다, 눈 멀었다, 보고 까먹었다, 한글 못읽는다~~~~~

클리오 2005-02-19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알라딘이 미웠습니다. 제 보관함은 안열어봐줘서요... ^^;

숨은아이 2005-02-19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 저도 앤 전집 때문에 고민 중인데 말이죠... "눈 딱 감고 사세요"라니, 홈쇼핑도 아니고... (따우님, 흠, 그런가요? 어릴 때 보았던, 12권짜리 하얗고 오돌토돌한 동서문화사판 앤 시리즈에 대한 환상이 아직 있어서요... 지금도 몇 권 가지고 있는데, 요새는 안 넘겨봐서 모르지만 번역에 문제 느끼지 않았거든요. 새로 다시 번역했을 것 같진 않고, 예전 것을 가지고 조판만 새로 했을 듯한데... 아닌가? --a)

조선인 2005-02-19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번역자가 바뀌었네요. 김유경이라. 음. 따우님, 고마와요. 덕분에 열기가 조금 내려갔어요. 아주 조금이긴 하지만. ㅎㅎㅎ

panda78 2005-02-19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타는 거의 없던데요.. ^^;;; 저도 하얗고 오돌토돌 표지의 앤 시리즈가 제일 좋습니다만, 이사할 때 어디론가 사라져버려서 몇 년 동안 괴로워하다가 나온 거 보고 바로 샀는데요. 오타는 별로 없고, 번역은.. 시공사 것이 더 낫긴 하지만 3권 뒤로는 안 나온다죠?

starrysky 2005-02-20 0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지금 '우오오오, 피터 래빗~!!!!!' 상태입니다. 으으, 지르느냐 마느냐..
앤은 처음 볼 때는 '머릴러'라든가(흑흑, 나의 '마릴라' 아주머니가 갑자기 '머릴러'로.. ㅠㅠ) 기타 신 외래어 표기법을 따른 이름들의 압박이 좀 쎄지만, 익숙해지면 뭐 그럭저럭.. ^^ 게다가 지금 파는 건 저 시리즈의 개정판이라서 3~4년 전에 처음 나온 것보다 좀 낫다고 하더군요. 그 둘 사이의 차이는 정확히 잘 모르겠지만요. ^^

호랑녀 2005-02-21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서문화사 앤... 그거 예전거는 아버지가 한 거고, 이번거는 딸이 한 거라던데요?
전집은 아니지만 시공주니어의 앤3권짜리가 읽기에 훨씬 더 좋더군요.
동서문화사거는... 저는 결혼 전에 예전 거 보고, 그 추억 때문에 나오자마자 샀었는데요, 그냥... 그저그랬시요.
조선인님, 빌려드릴게요.

조선인 2005-02-21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간머리앤이야 이미 있지요. 하지만 새 책이 가지고 싶어요. ㅠ.ㅠ

ceylontea 2005-02-23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어머.. 이런...
앤이 다시 나왔다구요... 그러길 기다리고 있었는데.. 전 예전의 그 앤인줄 알았어요... ㅠ.ㅜ
아 갖고 시포라~~!!
진즉 알았다믄.. 친구한테 사달라고 했을것을... 친구들이 선물한다해서.. 그 땐 이 사실을 모르고 데이비드 맥컬레이의 건축이야기만 사달라고 했는데.. ㅠ.ㅜ
그리고 또 다른 친구에겐 고심 끝에 다른 것을 선물해 달라고 했다는 것 아닙니까... 어흑..
갖고 시포라... 갖고 시포라...
그리고.. 지금 사면 280명안에 들까요? 안들까요??? 반지 제왕이 걸린 문젠데 말입니다..
그리고... 피터래빗도 갖고 싶은데.. 품절이라 다행인지 불행인지..
 

(찬장을 유심히 보며) "엄마, 저 이쁜 건 뭐에요?"

"엄마가 받은 선물이에요."

"아니에요, 마로가 받은 생일선물이에요. 꺼내주세요. 저걸로 감자 먹을래요."



"이걸로 먹으니 더 맛있었어요. 그런데 마로 돼지가 또 있을텐데"



"토실토실 아기 돼지 젖 달라고 꿀꿀꿀 엄마 돼지 오냐 오냐 알았다고 꿀꿀꿀"



"선물 받았으니 고맙다고 인사드려야지"

"고맙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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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02-19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비연님 선물이 뭐가 했더니 그거였군요..  오늘도 변함없는 마로의 귀여운 모습..>.<

4116500


물만두 2005-02-19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볼록 내민 볼에 한표^^

▶◀소굼 2005-02-19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표정 최고;;

울보 2005-02-19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이쁘다..

비연 2005-02-19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도착했군요^^ 마로 차지라니 저로선 무지하게 영광이죠~~

starrysky 2005-02-20 0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마로 머리 많이 자랐네요. ^^ 하루하루 예뻐지는 우리 마로.. 먹는 모습도 어쩜 저렇게 예쁜가요오. 선물도 너무 깜찍하고 귀엽습니다. ^^

2005-02-25 0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설 2005-02-25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 정말 예뻐요^^ 머리를 조로코롬 이쁘게 해주실 수 있으시군요.. 저는 딸아이 키우라면 그것이 가장 걱정이 될 것 같아요@@

조선인 2005-02-26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저건 제 솜씨가 아니에요. 놀이방 선생님이 환상적인 재주를 가지고 계시죠. 전 아침에 고무줄 들려보낼 뿐이에요. -.-;;
 

마로의 3돌 생일을 기념하여 여행이라도 다녀오고 싶었지만,
아직 반나절 외출이 옆지기 체력의 전부인지라 포기했습니다.

엄마, 아빠 모두 사무실이 멀어 대개 놀이방에서 마로의 아침을 먹이지만,
생일까지 차마 그럴 수 없어 아침에 미역국만 새로 끓여 먹었구요,
저녁엔 옆지기가 약속이 있어 엄마랑 둘이서만 조촐하게 생일을 보낼 뻔 했어요.

하지만 짜잔~~ 수암 할아버지께서 마로에게 생일케이크를 선물해주시기로 해
함께 저녁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답니다.
냉장고에 김치뿐인지라 집으로 초대를 못 하고 밖에서 저녁을 먹어야 했지만,
마로는 모처럼의 외식에 신이 났어요.

솔직하게 고백하면 신이 난 정도가 아니라 버릇없이 까불어대 부끄러워 혼났습니다.
밥 먹는데 계속 돌아다니질 않나 수암 할아버지 무릎에 턱 하니 앉아 넥타이를 잡아당기질 않나.
그래도 한편으로는 낯가림 심한 마로가 수암 할아버지께 스스럼없이 구는 걸 보니 좋기도 하더군요.

비가 온다고 집까지 케이크를 들어주신 수암 할아버지의 자상함 덕분에
케이크도, 마로도, 저도 비 안 맞고 말짱하게 집에 올 수 있었답니다.
문제는 헤어진 다음에서야 집으로 모셔 차 한 잔도 대접하지 않았음이 생각났어요. 죄송. ㅠ.ㅠ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케이크 자랑질. 하얀 벌판에 내린 은빛 눈송이와 새빨간 딸기.
색색의 스폰지케이크가 층층이 쌓인 옆면이 보이나요?


자, 이제 촛불을 붙일 시간입니다. 마로는 제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네요.
(그 사이 딸기 하나는 마로 입에 쏘옥)




소원을 빌어보라는 말을 이해하지 못 하고 바로 촛불끄기에만 열중.
(그 사이 딸기가 또 줄었네요. ㅎㅎㅎ)



끄고 불 붙이고 끄고 불 붙이고 끄고 불 붙이고 끄고 불 붙이고 끄고 불 붙이고.

그리하여 잠시 후.

원래 꽂아두었던 초들은 난장이가 되어 새로 2 개 더 꽂았고, 딸기도 하나 더 없어졌네요.
그렇게 30분도 더 놀았다지요.
정말 고맙습니다. 수암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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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2-19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촛불보다 아련한 마로 얼굴이 더 이쁘네요^^

세실 2005-02-19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마로 참 행복하네요. '마로야 생일 축하해~'

水巖 2005-02-19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님 맞을 준비에 마로 기념촬영도 못했겠구나 생각했더니 늦은 시각에 촛불도 키고 그랬군요. 그날 내무릎에 안겨서 재롱떨던 모습이 선하네요.

울보 2005-02-19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 기분이 정말 좋았겠네요..
마로야 생일 축하해...
너무 이뻐요..

숨은아이 2005-02-19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래로 내려올수록 사진 속 딸기가 하나씩 줄어든 게 참 재미있어요. ^^

로드무비 2005-02-20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스러운 마로, 건강하게 예쁘게 자라렴.
수암님이 근사한 케이크를 선물하셨군요.^^
 
키다리 아저씨 그후 이야기
진 웹스터 지음, 정현정 옮김 / 거북선 / 2001년 5월
평점 :
품절


안녕하세요, 원장님. 

아니, 샐리라고 부르는 걸 더 좋아하시죠? 하여간 반갑습니다. 

 

우선 저비스씨와 주디 애보트씨(미안해요, 난 결혼했다고 남편 성을 쓰는 게 싫어요. 아마 주디도 펜던튼 부인이라고 불리는 걸 좋아하지 않을 거라 생각해요. 아무리 애보트가 전화번호부에서 나온 성이라고 해도 말이죠.)가 리페트 원장을 쫓아내고 당신을 존 그리어 홈 고아원 원장으로 임명한 것에 대해 축하드립니다. 

 

주디가 끔찍히도 싫어하던 F실이 영원히 사라지고, 당신의 소원대로 작은 집 여러 채로 이루어진 고아원을 새로 세울 수 있도록, 존 그리어 홈 고아원에 불이 난 것도 축하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벳시가 토끼를 그린 노란 식당까지 불에 타버린 것은 조금 아쉽지만, 애당초 환기도 잘 안 되고 햇빛은 구경할 수 없는 북쪽 식당이었으니 상관없어요. 무엇보다 아무도 죽은 사람이 없고, 알레그라도 무사히 구했을 뿐 아니라, 알레그라는 물론 두 오빠까지 함께 좋은 양부모를 만나게 되었으니까요. 심지어 말썽꾸러기 펀치마저 잘 하면 이대로 입양될 거 같죠? 

 

물론 로빈 맥클레이 선생님이 다친 것까지 잘됐다고 말하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덕분에 두 사람이 서로의 진심을 고백하게 되었으니, 이 역시 전화위복이 아닐까요? 당장 맥클레이 댁의 못된 가정부 맥가트 부인을 내보내고 결혼하길 바랍니다. 편애하는 건 안 좋지만, 두 분이 개구장이 새디 케이트를 입양하면 더욱 좋겠어요. 이제 와서 하는 얘긴데 사실 전 고든 해로크씨를 싫어했어요. 미국의 정치인이라니, 아우, 일단 끔찍한 선입견을 가질 수밖에 없는걸요. 그래서 당신이 고든씨와 헤어지고 맥클레이 선생님과 맺어진 것이 더더욱 기뻐요. 주디 부부도 이 사실을 알면 무척이나 기뻐할 거에요. 그 두 사람도 저 못지 않게 고든씨를 불신하며 맥클레이씨랑 새로 연결되길 은근히 기대하고 있었거든요. (아마 틀림없이 그랬을 거에요.)

 

하지만 하나 더 고백하면 전 맥클레이 선생도 좋지 않게 생각했어요. 그의 전부인이 정신병자였고, 딸에게도 유전될까봐 걱정하는 건 알겠지만, 우생학의 열렬한 신봉자라는 게 영 마음에 걸렸거든요. 반면 샐리 당신은 교육의 힘을 믿잖아요? 그렇기에 "아이를 버리려는 부모들에게 - 아이들이 세 살이 되기 전에 아이를 버리시오"라는 이야기까지 했던 거 아니에요?  

 

하지만 당신이 불쌍한 로레타 이야기를 할 때마다 맥클레이 선생 때문에 당신까지 우생학의 신봉자가 된 걸까 싶어 불안해지곤 했답니다. 더군다나 고든 씨에게 카라카크 집안 얘기를 들려줄 땐 정말 섬뜩했어요. "사회는 정신박약자들을 한 곳에 모아 격리시켜야만 해요. 그곳에서 평화롭게 천한 일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어요. 그리고 아이도 갖지 않고요. 그렇게 한 세대나 그 이상이 지나게 되면 정신박약자들은 흔적도 없이 없어지게 될 거예요."라니! 당신이 그런 말을 하다니 정말 충격이었어요. 

 

저야 의사도 아니고, 과학자도 아니니, 정신병이나 알콜중독이 정말로 유전되는지 어떤지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우생학이 저지른 만행에 대해서는 조금 알고 있어요. 진 웹스터가 키다리아저씨 속편을 쓴 건 1915년 맞죠? 1901년에 이미 우생학에 근거한 최초의 단종법이 미국의 인디애나 주에서 통과된 뒤니, 이 소설은 우생학을 옹호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쓰여질 수밖에 없었겠죠. 웹스터가 이 소설을 쓴 이듬해 딸을 낳고 죽은 건 정말 안 된 일이지만, 그 때문에 우생학과 단종법이 얼마나 악용되었는지 보지 못한 건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네요. 

 

대공황이 미국을 휩쓴 1930년대에 이르러서는 자그마치 30개의 주에서 단종법이 실시되었답니다. 그런데 정신지체자, 위험한 살인자, 성폭력범뿐만 아니라, ‘사회적 도착증 환자, 알코올과 마약 중독자, 질병이 있는 사람과 타락한 사람들’처럼 대단히 모호한 기준에 속하는 사람들까지도 불임시킬 수 있게 법이 제정된 거에요. 게다가 더 큰 문제는 불임수술을 당한 사람들 대부분이 흑인이었다는 것이죠. 

 

즉 단종법은 장애인과 범죄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법률이었을 뿐 아니라, 유색인종에게 차별적으로 적용된 악법이었답니다. 당시 미국의 우생학회는 미국내의 백인종이 유색인종들보다 우수하며, 그중에서도 북유럽계 백인(Nordic white)이 가장 우수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곤 했으며, 1924년 미정부는 동양계의 이민을 거의 중단시키고 남·동구계 이민을 크게 억제시키는 이민법을 제정하기도 했어요. 결국 우생학이니, 단종법이니 하는 건 유래없는 대공황과 실업난 속에 끊임없이 밀려드는 유색인종 이민자들과 더 이상 노예로 부려먹을 수 없게 된 흑인들을 차별하고 '없애기' 위해 발달한 것이랍니다. 

 

1967년에야 비로소 미국내의 모든 주에서 단종법이 사라졌으나, 이때는 이미 6만여 명이 단종수술을 당한 뒤였답니다. 더욱이 미국의 단종법은 독일의 뉘른베르크법 제정에 영향을 끼쳤는데, 그 결과 히틀러는 600만명의 유태인과 유색인종을 학살했어요. 정말 끔찍한 일이죠? 

 

그러니 샐리, 지금이라도 우생학에 대한 생각을 고치길 바랍니다. 물론 현명한 당신이니까 "성격을 멋있게 바꾸어주는 것"처럼 맥클레이 선생의 잘못된 생각도 바꿀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오, 생각보다 편지가 길어졌군요. 비록 100여명의 아이들과 매일같이 씨름해야 하는 당신과는 비교도 할 수 없지만, 저 역시 한숨 자고 출근해야 하니 이제 그만 인사할게요. 잘 자요. 

 

* 추신 : 편지가 늦어져서 미안해요. 당신을 알게 된 지 20년 만에 편지를 쓰다니 전 정말 게으르군요. 게다가 엉뚱하게 우울한 얘기를 많이 해서 미안해요. 하지만 당신은 유전 얘기만 꺼내면 화내는 고든씨가 아니잖아요? 요즘 제 관심사가 이런 것뿐이라 어쩔 수 없었음을 당신이라면 이해할 거에요. 다음엔 좀 더 기운나는 편지를 쓸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그리고 사과의 뜻으로, 또한 당신에 대한 무한한 사랑의 마음으로 별 다섯개를 함께 보냅니다. 이건 주디에겐 비밀인데요, 전 주디랑 키다리 아저씨의 사랑 이야기보다 당신이 존 그리어 홈 고아원에서 벌이는 소동이 훨씬 더 재밌어요. 존 그리어 홈 고아원을 뒤집고 있는 샐리 맥브라이드 원장님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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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죠 2005-02-18 0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그 후에 이런 일이 있었군요 :) 오오, 너무 너무나 재미있게 읽어버렸어요! 게다가, 이십 년 후에야 도착하는 이 달콤한 편지를 몰래 훔쳐보는 재미란!

로드무비 2005-02-20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지 형식의 리뷰, 근사하군요.
정말 사랑스러운 글이에요.^^

바람돌이 2006-04-24 0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이 책을 살때는 거북선 출판사께 없어서 푸른나무에서 나온걸로 샀는데요. 위의 저문장 - "사회는 정신박약자들을 한 곳에 모아 격리시켜야만 해요. 그곳에서 평화롭게 천한 일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어요. 그리고 아이도 갖지 않고요. 그렇게 한 세대나 그 이상이 지나게 되면 정신박약자들은 흔적도 없이 없어지게 될 거예요."이 그냥 "정신박약은 유전적이어서 과학의 힘으로 어쩔수 없다고 하더군요"라는 한 마디 말로 바뀌어 있어요. 푸른 나무께 완역본이 아닌건지 아님 청소년들이 보기에 적절치 않아서라고 생각했는지 달라져 있네요. 이책을 청소년들이 많이 본다고 생각하면 전혀 옳지 않다고 결론이 난 이런 생각은 삭제하는게 맞다고도 생각이 되기도 하고... 그렇다고 과감한 이런 삭제가 맞을까 싶기도 하고... 싱숭생숭합니다. ^^

조선인 2006-04-24 0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즈마님, 앗, 부끄러워요.
로드무비님, 헤헤, 왠지 키다리 아저씨의 리뷰는 편지 형식으로 쓰는 게 옳다는 생각이들어서요. 아, 뒤늦게 뻘쭘.
바람돌이님, 사실 저의 키다리 아저씨 그 후 이야기는 거북선 것도 아니에요. 책표지며 안쪽 표지까지 죄다 날아가 어느 출판사인지 확인 불능. 세로글씨 판본이구요. 워낙 옛날 책이라 곧이곧대로 번역되었던 건 아닐까 싶네요.

sooninara 2006-04-24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집에 있는 책 확인해 봐야지.

sooninara 2006-04-24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도 거북선 출판서꺼네^^
저 문장 찾으러 다시 이책을 읽어봐야겟군.(난 읽을때 별생각이 없었나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