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는 양가에서 이래 저래 돈문제가 터졌다. 막판에는 카드빚 청산을 생활의 목표로 삼았을 정도.
그러나 허리띠를 아무리 졸라보려고 해도 쓰던 가닥이 쉽게 바뀌나.
결국 카드를 몽땅 없애고, 하나 남은 카도의 이용한도를 확 줄여버렸다.
확실히 효험이 있어, 3월까지만 좀 고생하면 지난해 끌어쓴 대출은 거의 해결이 된다.

여전히 아파트 대출은 남겠지만 이거야 장기전이니까 놔두고,
카드이용한도를 다시 늘릴 수 있는지 알아봐서 형님네 집들이 선물로 TV를 사드리고 싶다.
우리집 몫으로는 지난 겨울부터 눈앞에 어른거렸던 소이러브 두부제조기를 찜해놓고.
좀 더 날이 풀리면 주말마다 등산을 하기로 했으니 나도 편한 바지랑 운동화를 사야겠고.
옆지기 체력회복에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는 홍삼액도 다 먹어가니 홍삼도 사야겠고.
마로 핑계로 찜해두었던 내셔널 지오그래픽 팝업북도 사야겠고.
4월이면 주머니 사정 풀릴 생각에 기대 만발이었는데.

흑, 어제 받은 강타.









 

"보관함을 열어요"라니. 이렇게 심금을 울리는 문구를 최근에 본 적이 없다.

게다가 "눈 딱 감고 사세요"라니. 허거거거거걱. 마우스를 잡은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더군다나 동서문화사에서 "Anne-전10권 세트"가 새로 나온 걸 발견해버렸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샀었고, 20년도 더 보고 또 봤으니 너덜너덜한 표지와 누런 속지가 서글펐는데,

새로운 표지 디자인은 마음에 안 들지만 박스에 가지런한 새 책에 심장이 두근거린다.

눈 딱 감고 사버릴까? 보관함을 열어버릴까? 아, 다음달까지는 아직 자중해야 하는데.

이 무슨 복병이란 말인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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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2005-02-19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히치하이커 10% 할인일 때 샀는데, 이럼 먼저 산 사람 손해잖아, 흑.

물만두 2005-02-19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툽니다. 깍두기님 ㅠ.ㅠ

로렌초의시종 2005-02-19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낭패가 있나...... 저도 알라딘이 밉습니다. 조선인님......

파란여우 2005-02-19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아! 너 요새 왜 그러니?...지난 2004년 11월 서재 개편 이후 여직껏 버벅거리는 서버도 괴상한데다가, 유령 알라디너들의 등장, 그리고 이런 낭패까지...좋은 말 할 때 잘 좀 하라니까....(잘 하겠다는 전갈이 왔어요^^)

날개 2005-02-19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고 싶은 책이 넘 많아요..ㅠ.ㅠ

瑚璉 2005-02-19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새 질러 둔 것이 너무 많아서 곤란한데... 아아, 정녕 비자금은 이렇게 모두 날아가는 것인가? 대략만 보아도 옥스퍼드, 신조협려, 열하일기, 맥컬레이, 코스모스... 20만원도 가뿐히 넘겠구만.

아영엄마 2005-02-19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만하면 이런 거 안 보는데... 결국 보게 되고야 마는군요. ㅜㅜ;; 애써 외면하옵니다. 알라딘에는 적립금이 하나도 없다는 슬픈 전설이...크흑..

하이드 2005-02-19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상 먼저 사면 손해지요. 조금만 더 기다려도, 이벤트 선물, 적립금, 더 많은 디스카운트들. -_-+ 예전에 사고 나서 달력 이벤트 하는 바람에, 출판사에 연락해서 받은적도 있다구요.

마냐 2005-02-19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행인지, 불행인지....못 읽고 쌓아둔 책들만 보면 한숨이 나와서...저런 강한 질러마공에 별로 움찔거리지 않는군요. 흠흠.

울보 2005-02-19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서 눈먼돈이 내게로 오라!!!!!!!!!!!!!!!11

balmas 2005-02-19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못봤다, 안봤다, 안보인다, 눈 멀었다, 보고 까먹었다, 한글 못읽는다~~~~~

클리오 2005-02-19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알라딘이 미웠습니다. 제 보관함은 안열어봐줘서요... ^^;

숨은아이 2005-02-19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 저도 앤 전집 때문에 고민 중인데 말이죠... "눈 딱 감고 사세요"라니, 홈쇼핑도 아니고... (따우님, 흠, 그런가요? 어릴 때 보았던, 12권짜리 하얗고 오돌토돌한 동서문화사판 앤 시리즈에 대한 환상이 아직 있어서요... 지금도 몇 권 가지고 있는데, 요새는 안 넘겨봐서 모르지만 번역에 문제 느끼지 않았거든요. 새로 다시 번역했을 것 같진 않고, 예전 것을 가지고 조판만 새로 했을 듯한데... 아닌가? --a)

조선인 2005-02-19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번역자가 바뀌었네요. 김유경이라. 음. 따우님, 고마와요. 덕분에 열기가 조금 내려갔어요. 아주 조금이긴 하지만. ㅎㅎㅎ

panda78 2005-02-19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타는 거의 없던데요.. ^^;;; 저도 하얗고 오돌토돌 표지의 앤 시리즈가 제일 좋습니다만, 이사할 때 어디론가 사라져버려서 몇 년 동안 괴로워하다가 나온 거 보고 바로 샀는데요. 오타는 별로 없고, 번역은.. 시공사 것이 더 낫긴 하지만 3권 뒤로는 안 나온다죠?

starrysky 2005-02-20 0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지금 '우오오오, 피터 래빗~!!!!!' 상태입니다. 으으, 지르느냐 마느냐..
앤은 처음 볼 때는 '머릴러'라든가(흑흑, 나의 '마릴라' 아주머니가 갑자기 '머릴러'로.. ㅠㅠ) 기타 신 외래어 표기법을 따른 이름들의 압박이 좀 쎄지만, 익숙해지면 뭐 그럭저럭.. ^^ 게다가 지금 파는 건 저 시리즈의 개정판이라서 3~4년 전에 처음 나온 것보다 좀 낫다고 하더군요. 그 둘 사이의 차이는 정확히 잘 모르겠지만요. ^^

호랑녀 2005-02-21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서문화사 앤... 그거 예전거는 아버지가 한 거고, 이번거는 딸이 한 거라던데요?
전집은 아니지만 시공주니어의 앤3권짜리가 읽기에 훨씬 더 좋더군요.
동서문화사거는... 저는 결혼 전에 예전 거 보고, 그 추억 때문에 나오자마자 샀었는데요, 그냥... 그저그랬시요.
조선인님, 빌려드릴게요.

조선인 2005-02-21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간머리앤이야 이미 있지요. 하지만 새 책이 가지고 싶어요. ㅠ.ㅠ

ceylontea 2005-02-23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어머.. 이런...
앤이 다시 나왔다구요... 그러길 기다리고 있었는데.. 전 예전의 그 앤인줄 알았어요... ㅠ.ㅜ
아 갖고 시포라~~!!
진즉 알았다믄.. 친구한테 사달라고 했을것을... 친구들이 선물한다해서.. 그 땐 이 사실을 모르고 데이비드 맥컬레이의 건축이야기만 사달라고 했는데.. ㅠ.ㅜ
그리고 또 다른 친구에겐 고심 끝에 다른 것을 선물해 달라고 했다는 것 아닙니까... 어흑..
갖고 시포라... 갖고 시포라...
그리고.. 지금 사면 280명안에 들까요? 안들까요??? 반지 제왕이 걸린 문젠데 말입니다..
그리고... 피터래빗도 갖고 싶은데.. 품절이라 다행인지 불행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