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근종이란?  

 

  자궁 근종이란 자궁의 근육층을 이루고 있는 평활근에서 생긴 암과는 상관없는 양성 종양을 말합니다. 이 질환은 매우 흔한 질환으로 엄밀하게 자궁 근종이 전혀 없는 여성은 오히려 드물다고 할 정도로 많은 병입니다.

 

     
  자궁근종은 왜 생기나요?  

 

  자궁 근종이 성장하는 것은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젠에 의존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궁근종은 언제부터 생겼는지, 얼마나 커지는지, 어떻게 자라는 것인지는 확실히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자궁근종의 증상은?  

 

  자궁 근종을 가진 사람 중 25% 정도가 증상을 호소하지만 대부분은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합니다. 증상 중 제일 많은 것은 월경 불순으로, 약 1/3 에서 나타나며 월경량이 많아지는 월경과다, 월경이 아닐 때 생기는 부종 질 출혈이 대부분 입니다. 이것은 혹이 생겨서 자궁 전체가 커지게 되어, 자궁을 둘러싸고 있는 안쪽 막의 면적이 증가되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많은 증상은 자궁이 커지면서 아랫배에서 혹이 만져지거나 허리가 무거워지고 아랫배에 통증을 느끼는 것입니다. 그 외에 커진 자궁이 주위 장기인 방광을 누르면서 소변을 자주 본다거나 소변 볼 때 통증을 느낄 수 있으며, 허약감, 무기력감, 두통, 빈혈 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자궁근종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자궁 근종은 특별한 증상을 나타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크기가 너무 크지 않고 증상이 없으면 반드시 치료의 대상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판단은 임의대로 결정해서는 안됩니다.

진료를 통해 악성 육종과 감별을 한 후 빈뇨, 잔뇨감, 요통, 생리과다, 빈혈, 기능성 자궁출혈, 반복 유산, 불임 등의 증상이 있으면 치료를 받습니다. 약물적 치료도 있지만 완치는 역시 수술적 방법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생활 가이드  

 

  -임신 중이거나 피임약을 복용중일 때는 종양이 빨리 자라고, 폐경기 이후에는 종양이 거의 발생하지 않거나 크기가 줄어듭니다.

-자궁 근종의 약 1% 가량은 자궁암으로 발전할 수도 있으므로 근종이 계속 자라는지에 대해 6개월 간격으로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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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9-06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왜요?
조선인님이 아픈 건 아니져?

조선인 2010-09-06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토요일 검사에서 자궁이랑 난소에 근종이 있는 건 확인했구요. 이번주 토요일에 다시 검사해서 수술 여부 결정할 거에요. 조금 심란해서 찾아보는 중입니다. 쩝.

프레이야 2010-09-06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우선 걱정되시겠어요.
저도 쿵했네요. 별일 아닐거에요.ㅠ
검사 잘 하시고 잘 나으시기 바래요.

hnine 2010-09-06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어련히 잘 알아보고 계시겠습니까마는, 이쪽 방면으로 평판이 괜찮은 의사선생님을 만나실 수 있으면, 그분께 진찰 소견 한번 더 받아보고 수술을 하더라도 하시면 어떨까 싶어요. 지금 담당 선생님이 충분히 그러시다면 다행이고요. 두군데 병원 의사 선생님 소견이 너무나 달랐던 제 경험도 있고요, 주위에서 그런 경우를 많이 봐서요.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요.

2010-09-06 17: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10-09-06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뭐, 제가 대책없이 낙천적인 성격이라 그런지, 별 일 아닐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파란여우님, 출혈은 심한 편이 아니고 딱히 염증 있다는 얘기는 못 들었어요. 자세한 조언, 정말 정말 고맙습니다.
hnine님, 지난주 토요일에는 집 근처 아무 산부인과나 간 거였어요. 그런데 너무 황당한 얘기를 많이 들어서 도저히 믿음이 안 가더라구요. 그래서 작은애 낳은 병원으로 이번주 토요일에 다시 예약했구요, 상황봐서 분당차병원도 가보려구요. 여러 모로 조언 주셔서 감사합니다.
속닥님, 혹시 그 얘기 더 자세히 들을 수 있을까요?

2010-09-06 19: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10-09-06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놀랬어요. 옆에서도 이렇게 놀라니 조선인님은 얼마나 놀랐겠어요. 그렇지만 좋은 선생님 만나서 잘 치료 하시고 바로 좋아지실거에요. 크게 걱정 안하셔도 될거에요.
마음이 건강을 좌우하는거 아시죠? 맘 편안하게 먹으세요.

순오기 2010-09-07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 보고 깜짝 놀라 들어왔어요.
예약한 토욜에 진료 결과를 봐야 확실히 알겠군요. 별일 아니기를...

pjy 2010-09-06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큰 일이 아니기를 바랍니다..요즘 산부인과도 찾기 쉽지 않은데 그나마도 잘 알아보고 댕기셔야됩니다-_-;

2010-09-06 23: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06 23: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06 21: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가방 2010-09-07 0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리 걱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머리 아프잖아요.^^
토욜 검진 받으시고 좋은 결과 알려주시길 바래요..^^


비로그인 2010-09-07 0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쪼록 큰 일 아니옵기를..

조선인 2010-09-07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닥님, 아, 그러셨구나. 사실 저도 최악이 그 경우인데, 그러지 않기만 바랄 뿐입니다.
무스탕님, 넵, 마음 편안히 먹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순오기님, 저도 토요일만 기다리고 있어요.
pjy님, 수원 강남산부인과라고 작은애 낳은 병원에 가려구요.
속닥님과 속닥님, 일단 크기와 위치와 갯수가 문제인 거 같네요. 저도 사실 생리통 때문에 간 거였어요.
21:56 속닥님, 안 그래도 옆지기랑 저랑 전반적인 건강검진 예약도 하려구요. 이젠 나이가 나이인가봐요. 쿨럭.
책가방님, ㅎㅎ 고맙습니다.
주드님, 이렇게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셔서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

ChinPei 2010-09-07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큰 일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기운 내세요!! 마로,해람을 위해서,조선인님을 사랑하는 모든 알라디너를 위해서요!! 물론 조선인님 자신을 위해서.
나, 오늘부터 매일 조선인님이 빨리 나아지기를 빌거에요.

울보 2010-09-07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조선인님 별일 아닐거예요,너무 걱정마시고 이렇게 걱정해주시는 많은 분들이있어서라도 분명 별일 없이 잘 지나갈거예요,,그리고 요즘의술이 아주 많이 발달되었잖아요,
그래도 많이 놀라셨겠지요,,토닥토닥,,

조선인 2010-09-08 0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페이님, 다정하신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울보님, 넵, 든든한 위로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같은하늘 2010-09-09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깜짝 놀랬어요.
토요일에 검진 받으시고, 좋은 방향으로 해결되시길 바래요.
제 친구중에도 수술한 친구가 있는데, 어려운 수술은 아니라고 하던데...

조선인 2010-09-09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하늘님, 넵, 감사합니다. 생각보다 수술받은 분이 많더라구요. 저도 마음 가라앉히고 있는 중입니다. ^^

2010-09-11 07: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10-09-13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걱정해주신 많은 분들께.
다행히 수술은 안 받아도 될 듯 합니다.
역시 처음 간 병원이 좀 꼴통이었던 듯.
다 덕분이에요. 고맙습니다.

책가방 2010-09-14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행이네요. 맘 고생도 좀 하셨겠어요.
전 몇해전에 검사결과 나오길 기다리는 일주일이 지옥 같았다능..ㅋ

조선인 2010-09-14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밀검사결과는 이번주 금요일에 나오는데, 크게 걱정하지는 않습니다. 헤헤
 
생일 겸 3만명 돌파 축하 이벤트 -

1. 전 커피중독입니다.  

모 임원님이 제 책상을 보고 '다방 차렸냐?'라고 핀잔주고 가셨습니다.
그 후 티포트랑 인퓨저랑 드리퍼랑 대형물통은 탕비실에 옮겨뒀지만,
여전히 제 책상 위에는 커피와 홍차와 녹차와 감로차가 상비물품으로 있습니다.
감로차 대신 보이차가 놓여지기도 합니다.
가장 좋아하는 커피는 만델링이지만 가끔 기분 전환으로 다른 걸 시킬 때도 있습니다.
지금은 봉투 안에 보헤미안 믹스가 들어 있습니다. ^^ 

2. 전 TV와 관련된 일을 합니다.  

제가 하고 있는 일을 분류하면 '요구공학'에 가깝습니다.
문과 나온 내가 왠 공학?인가 싶지만,
고객과 마케팅에서 쏟아져나오는 각종 요구사항들을 분류/조직하여 개발자에게 전달해주고,
개발자의 전문용어를 일반인(?)이 알아먹을 수 있게 표현해주는 일입니다.
그러니까 이런 식인 거죠.
'통합리모콘 사용법이 어려워요' 또는 'VOD를 많이 팔고 싶어요'라는 요구사항을 접수하여
새로운 리모콘을 RF로 만들 건가 IR로 만들 건가 또는 러버냐 메탈돔이냐를 결정하고,
키코드 입력을 어떻게 처리하고 어떤 UI로 표현하는가 등의 개발 프로젝트를 관리하여
결과적으로는 '리모콘 사용과 VOD 구매가 편리해졌어요'라고 보고하는 게 일입니다.
어찌 보면 고객/마케팅과 개발자 사이의 거간? 혹은 통역?에 해당하는 일이므로,
이공계보다는 문과에게 더 어울리는 일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3. 전 '엄마'입니다. 

 

바삐 일하다 보면 집안일이나 아이들 일을 까맣게 잊을 때도 있습니다.
책상만 보면 '엄마'인 나는 보이지 않습니다.
워낙 삭막한 사람인지라 컴퓨터 바탕화면에는 휴지통과 그룹웨어 메신저 바로가기만 있고,
디지털방송일을 하면서도 아날로그적인 인간인지라 수첩, 낙서장, 일정달력을 씁니다.
요샌 일이 좀 몰리는 터라 고백하자면 책상 왼쪽과 아래에는 온갖 자료가 첩첩이 쌓여 있습니다.
그러다 일이 잘 안 풀릴 때, 힘들고 지칠 때면 핸드폰 액정화면의 애들 사진을 봅니다.
우리 딸은 요새 제법 반항심이 생기기도 했지만, 세상에서 제일 이쁘고 착한 효녀이며,
우리 아들은 정신 사나운 장난꾸러기지만, 세상에서 제일 귀엽고 깜찍한 소년입니다.
그래서 전 다시 힘내고 열심히 일할 수 있어요. 그래서 전 '엄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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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0-09-02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조선인님. 뭔가 무척 감동적이에요. 솔직하고 담백하지만 뭐랄까 그래서 더 깊달까. 요즘 제가 영어도 못하고 한국어도 못하는 바보가 되서 잘 표현 못하겠는데 정말 좋아요.
정말 고맙습니다.

제가 조선인님 처음 봤을 때 선생님같다고 했잖아요. ㅎㅎ 직업 얘길 하시니 갑자기 그 생각이 나요. IT 업계에 종사했던 문과생으로 무척 동질감을 느끼네요. 더 이상은 아니지만.
그니까 말하자면 조선인님은 이 페이퍼에서 조선인님이 설명하시고 있는 조선인님보다, 그리고 제가 상상해왔던, 그리고 경험해왔던 사람보다 더 좋은 사람이라는게 막 느껴져요. 그래서 감동한 것 같아요. 이 이벤트를 기획한 제 자신이 기특하네요. 히히

잘 읽었습니다. 그리고 축하 무척 감사해용. ^^

stella.K 2010-09-02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제야 조선임님을 쫌 알겠군요.흐흐

ChinPei 2010-09-02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남을 도와주시려는 상냥함을 느껴,"사람을 직접 도와줄 일을 하고 계실 것이다"라고 제멋대로 상상하였거든요.
그러니까 NPO 직원, 간호사, 사회단체 사무원이라든가 그런 일을요.
정말 의외였어요.

산사춘 2010-09-02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어렵고 멋진 일을 하시는군요, 엄마~
그리고 책상이 깔끔하세요.
전 원래 그런 애가 아니었는데 제 책상은 완전 엉망진창이었어요.

Arch 2010-09-02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참 좋은 페이퍼예요. 담백하고(나로선 상상도 못할) 간결해요.

이벤트를 생각한 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싶어요. 아마 쑥쓰러워서 죽었다 깨나도 못할 액션이지만.

2010-09-03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언니 글도 언니처럼 참 담백하고 예뻐서 좋아요.

조선인 2010-09-03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겟터블님, 아하하 선생님 같다는 말, 부디 좋은 쪽이기만 빌 뿐입니다.
스텔라님, 제가 좀 소개가 된 거 같으신가요? ^^
친페이님, 오해하셨군요. 전 회사에서 쌈닭으로 통합니다. 쿨럭.
산사춘님, 업무상의 결벽증이랄까. 집안꼴은 엉망이랍니다. 흑흑
아치님, 난 님처럼 맛갈나고 정감넘치는 글이 쓰고 싶은 걸요? ㅠ.ㅠ
귄, 고마워. 헤헤.

pjy 2010-09-03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임원은 부러웠던 겁니다ㅋㅋ 커피를 사랑하시는 조선인님^^
그냥 엄마도 위대하지만, 일하는 엄마는 초콤 더 위대해요~

조선인 2010-09-06 0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jy님, 저에게 잘 보이면 가끔 차 대접을 해드릴텐데, 그걸 모르세요. ㅋㄷ

같은하늘 2010-09-09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에 대해 아주 조금 알게 해주는 마음 따뜻한 페이퍼군요.^^
전 커피는 잘 안마시지만, 그 외의 차들이 가득한 책상이 부러워요.

조선인 2010-09-09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하늘님, 말씀만 하세요. 왠만한 종류의 차는 거의 다 보유하고 있답니다. 움하하핫
 

지난주는 딸아이 개학에, 휴가 후유증에, 27일 아버님 수술에 정신이 쏙 빠지는 주였습니다.
그 와중에 깜박 잊어먹은 게 마로 방과후 수업 신청서.
27일 마감이라는 걸 어제 아침에 확인하고 부랴부랴 신청서 작성해서 딸아이에게 주고,
선생님에게 전화로 늦게 내서 죄송하다고 사정도 했더랬습니다. 

그런데, 어제밤.
야근하고 조금 늦게 퇴근한 편인데, 마로가 절 보자마자 다짜고짜 얘기하더군요.
"엄마, 신청서 늦게 내서 방과후 수업 할 수 없대. 친구들에게도 물어봤는데, 안 된대."
뭔가 이상했습니다.
선생님은 분명 될 거라고 했는데, 딸아이에게 구두로 다시 안 된다고 하셨다?
만약 그렇다면 분명 제게 문자라도 한 통 넣으실 분인데?
게다가 갑자기 방과후 수업에 대해 잘 아는 친구 이야기를 끌어다 쓰고?
무엇보다 인사도 안 하고 다짜고짜 방과후 수업 이야기? 

심증은 있었으나 물증이 없어 어제는 별 말없이 넘어갔습니다.
오늘 아침 선생님과 통화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마로가 거짓말한 것입니다.
딸아이에게 왜 거짓말 했냐고 했더니, 늦게 신청서 내는 게 부끄러워 안 냈다는 겁니다.
안 냈다고 하면 혼날까봐 거짓말한 거구요.
일단 저녁에 다시 얘기하자고 서둘러 출근하긴 했는데... 

음... 저녁에 딸아이에게 무슨 얘기를 하면 좋을까요?
현명한 서재인들의 조언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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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의 거짓말
    from 놀이터 2010-08-31 14:20 
    저는... 거짓말을 잘 못한다고 생각했었는데 꽤 잘하기도 하고 (마로가 보여줬던 것처럼 확인이 없으면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지능적인) 거짓말도 체계적으로 세워두기도 합니다. 요전번 휴가에서 친구들이랑 여행을 갔는데, 그 친구들이랑 같이 일본에 갔다는 걸 알게 되면 속상해할 친구가 있어서 다른 친구와 둘이서 여행을 갔다고 거짓말을 하기도 했지요. 물론.. 거짓말은 또다른 거짓말을 낳는다고 이틀동안 여행얘기를 물어보는데 끊임없는 거짓말에 미쳐버리는 줄 알았
 
 
비로그인 2010-08-31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과후 수업이 꺼려지나 봅니다.
하기 싫은 내색이 보이면 잠깐 쉬게 해주시는것도...^^

BRINY 2010-08-31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선생님은 조선인님 전화 받으셨는데, 왜 마로에게 확인 안하셨을까요?
"마로야, 엄마가 전화하셨던데 신청서 갖고 왔니?'라고 학생에게 한마디만 해주셨어도...

마기님 말씀대로 방과후 수업이 하기 싫었을 수도 있고...
혼자서 늦게 내는 게 창피하다는 말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나중에 귀가할 때야 생각해내고 앗차..엄마에게 뭐라고 하지?라고 생각한 건 아닐까요?

조선인 2010-08-31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기님, 방과후 수업이 아이가 좋아하는 걸 직접 골라요. 클레이아트나 예쁜글씨POP나 뭐 이런 거.
브라이니님, 선생님이 그런 걸 일일이 챙기기야 힘드시겠죠. 아, 아이에겐 뭐라고 타일러야 할까요?

BRINY 2010-09-01 22:56   좋아요 0 | URL
그런 전화를 하시는 학부모님이 어쩌다 한명일텐데, 아직 스스로를 챙기기 힘든 어린 학생에게(더구나 마로는 초등학생이잖아요, 담임을 아침에만 본다거나, 교무실에 가야면 본다거나하는 중고등학생이 아니잖아요) 그말 한마디 건네기가 그렇게 힘드셨을까 싶네요...
교사에게 말걸기 쉽지 않은 아이들도 많을 거에요. 그러면 우선 또래 친구들에게 물어보고, '응, 그렇구나'하는거죠. 물론 교사에게 물어보면 잔소리듣겠구나, 귀찮구나하는 마음도 작용하겠죠. 17살, 19살짜리도 그런 경우 무척 많아요.
그냥 이번에는 이러이러했는데 그러면 이러이러한 문제점이 생기니까, 다음에 이러이렇게 해라하고 구체적으로 얘기하시는 게 어떨까요?

조선인 2010-09-02 09:00   좋아요 0 | URL
선생님이 제 확인전화를 받고 놀라셨나봐요. 마로 불러서 조근조근 대화를 나누셨나 보더라구요. 기본적으로 참 좋으신 분이세요. ^^

ChinPei 2010-08-31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말일지도 몰라요. 미리 양해하십시오.
마로에게 화를 내면 안되요. 그래서, 사전에 신청서를 늦게 주어서 미안하다는 말을 하십시오. 늦게 주었으니까 선생님에게 내는 걸 부끄러워 하였다는 걸 인정하시고 그 원인의 하나는 엄마에게 있다는 것도 인정하시고 사과하시고요.
그 후에야 신청서를 내지 않았다는 것,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마로가 잘 못했다고 솔직히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참, 이렇게 님께 건방진 말을 하였지만 저 자신이 그렇지 못해서, 명섭한테 화를 내어서 후회하였던 일이 한 두번이 아니었어요.
마로가 원래 착한 애잖아요. 조선인님을 닮아서요.

ChinPei 2010-08-31 14:11   좋아요 0 | URL
이렇게 말해 놓고 모순되는 말을 또 하지만, 부모가 애한테 사과한다는 건 쉽지 않지요. 그러나 마로의 그 행동은 말로선 표현못하는 부모에 대한 항의인 듯. 그리고 거짓말을 한 마로의 마음도 얼마나 아팠을까...

책가방 2010-08-31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페이님은 제가 생각지 못한 부분까지 생각하셨네요. 존경합니다..^^

전 (신청서를 늦게 내는 것)과 (거짓말하는 것)중에 어떤 것이 더 부끄러운지에 대해서 얘기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었답니다. 그리고 거짓말했을 때 마로 마음이 어땠는지도 물어봤으면 하구요. 혼내는 것보다는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인 듯 합니다..^^



ChinPei 2010-09-01 00:31   좋아요 0 | URL
... 전 존경받을만한 인간이 아니에요. 조금 잘 난 척 한 것뿐이에요. 별로 잘 난 사람이 아니면서.
저도 며칠 전에 약속을 지키지 안했던 아들에게 되게 욕하였어요. 아들의 말을 들어주지도 않으면서... 그 일이 좀 후회되어서...

Joule 2010-08-31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송마로, 너 웃겨. 왜 금방 들통 날 거짓말을 하고 그러니. 안 냈으면 안 냈다고 하면 되지. 너한테 좀 거리감 느껴. 거짓말은 아무때나 막 하는 게 아니고 아껴뒀다가 꼭 해야만 하는 아주 중요한 순간에만 하는 거야. 그리고 인생에 거짓말을 꼭 해야 하는 순간이란 몇 번 없어. 근데 그 중요한 순간을 이렇게 하찮은 일에 써버리면 너무 손해잖아."

사실 저렇게 말하라는 건 아니구요. 저건 제가 조카랑 얘기할 때 하는 소리들이고.

거짓말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저는 그냥 마로가 '둘러댄' 거라고 받아들이셨으면 좋겠는데요. 구구절절 설명하기 귀찮아서 그런 것 같거든요. '거짓말'이라고 딱 못박지 말고 그냥 그건 중요한 일이었는데 마로가 신청서 제출 안 하고서는 신청 자체가 안 된다고 해서 선생님과 엄마 사이에 오해가 생길 뻔 했다고 담담하게 말하면 어떨까 싶어요.

조선인 2010-08-31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페이님, 책가방님, 님들 말마따나 일단 사과 하겠습니다. 큰 깨달음 주셔서 고맙습니다.
쥴님, 푸하하핫, 역시 쿨한 쥴님, 멋져요.

pjy 2010-08-31 1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야, 거짓말이란게 앞뒤 설정이 꼼꼼해야되거든, 어설프면 티나거든~
사실90% 거짓부렁10% 섞어야 이게 부작용이 적어~
너무 연습해도 티나고 연습없으면 들키고....
아무래도 이번엔 실패같어~ 이게 또 걸리면 바로 납작 엎드려야만 하는 단점이 있어~~
둘러대기는 니 입밖으로 나오면 혼자가 막 뻥튀기되는 아이라 난중에 빵구나면 너만 크게 뒤집어쓰는 부작용도 있어~ 풍선껌 터지면 어디로 튈지모르지만 결국은 니얼굴이잖어~
앞으로 인생 에너지를 이 뻥튀기를 쫒아댕기면서 뒤치닥거리해야되는데, 마로야? 정말 자신있어?"

이러는 저도 안터지기를 바라는 뻥튀기들이 많습니다--;

2010-09-01 04: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10-09-01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jy님, 사실 90%, 거짓부렁 10%! 좋은 팁을 주셨습니다.
속닥님, 네, 저녁 내내 꼬옥 꼬옥 안아줬어요. 잘 때까지 꼬옥 안아주고 뽀뽀해주고. 많이 많이 미안하다고 사과도 했어요. 헤헤

같은하늘 2010-09-09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일이 있었군요.
저도 반성하며, 여러분들의 댓글을 앞으로 아이 키울때 참고할께요.^^

조선인 2010-09-09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하늘님, 정말 서재는 최고의 육아지침서에요. 그죠?
 

나이를 제법 먹어 이젠 별로 효과 없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제법 동안 소리를 들었다.
게다가 가증스런 나, 전화 목소리가 평소 목소리와 무지하게 달라주신다. 

그래서 생기는 이야기.
초면인데 덮어놓고 반말을 쓰는 '남자들'이 있다.
이유는 1) 자기보다 어린 줄 알고, 혹은 2) 계약직인 줄 알고 반말을 썼단다. 

1. 공적 관계에서 나이 따지는 사람 우습다.
2. 1번보다 더 우스운 사람.
    여자니까 당연히 정규직이 아니라 계약직일 것이라 믿고,
    여자니까 당연히 자기보다 직급이 아래일 것이라 믿고,
    계약직이나 아래 직급에게는 반말 써도 된다고 믿는 것.
    진짜 꼴불견. 

전화상에서도 마찬가지.
오늘 다짜고짜 반말한 000! 당신, 앞으로 절대 안 마주치고 싶은 사람으로 찍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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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8-30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은근 자랑 페이퍼?
ㅎㅎㅎ얼굴도 목소리도 다 동안이라니...마이 부럽슴돠^^

라주미힌 2010-08-30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미장원에서 아주머니가 반말하시더라구요 ㅠㅠ...
엘리베이터에서도 학교가냐고.. 이웃집 주민이 다짜고짜 반말~!
대학생인줄 알고... ( 옛날 얘기가 되버렸지만 ㅠㅠ;;)

존대말 쓰면 혀가 굳는 사람들이 좀 있긴한데.. 조선인님 상황은 최악이군용;;;


하이드 2010-08-30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그런 사람들은 그냥 포기. 그렇게 살다가 죽으라고 해요. 그렇게 반말하던 인간들보고 존대말 쓰라고 하면, 당연히 써야할 존대말 쓰면서 생색낼 인간들.

대신, 전 초면에 어린 학생들한테도 존대말 써주는 어른이 보기 좋더라구요.
학생들한테 어른이 존대말을 써야한다는 건 아니지만,
매너 있게 보여 좋아요.

머큐리 2010-08-30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세상엔 벼라별 놈들이 많으니까요..그나저나 언 놈인지 조선인님에게 찍혔으니 큰일났네.. 삼가 명복을...

세실 2010-08-30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끔 옆전화 땡겨받으면 그냥 그런 직원으로 알더라구요. (응? 어떤 직원?)
그럴땐 목소리 더 내려 깔고, 한 거만하게 나갑니다. 마치 윗사람처럼....ㅋㅋ
남자들이 특히 더하죠.

무스탕 2010-08-30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아침에 사무실에 내방하신 민원님. 첫 마디부터 반말이시더군요.
제가 창구에 앉아서 일한건 아니지만 앞자리엔 임신 8개월의 배부른 여직원이 앉아있었는데 딱- 봐도 나이도 있어보이는 여직원한테 따박따박 반말이니.. -_-++++
인터넷에 회원가입을 해놨으면 사무실에 찾아올 일도 없이 집에서나 사무실에서 처리가 가능한 확인서를 발급받으러 왔더라구요. (이 싯점에서 1차 감점)
이 민원양반, 우리나라 최고의 기술자격증을 보유하고 계신 고급(!)인력이시더군요 (2차감점 돌입)
나중에 나이를 물어보니 50도 안됐더군요 (결정타 감점 굳히기)
사무실에선 그래서 최고급 자격증 보유자를 두갈래로 분류해요. 점잖거나 거만하거나. 흥!

sweetmagic 2010-08-31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서 친하게 지내는 언니들 왈....
"매직아...웬지 너한테 말을 잘 못 놓겠다....."


전 부러워요 -_-;

2010-08-31 0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전 심지어 그래서.. 회사 댕길 때 부러 혀를 굴려서 발음해주기도 했어요(교포가 한국어 하듯). 정말 꼴불견인 사람들 플러스하자면 버터냄새 나면 확 숙이고 들어오는 사람들. 췟.

비로그인 2010-08-31 0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겐 모두가 다 존대말입니다.



저도 부러워요22222222222222

조선인 2010-08-31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기님, 동안 시절은 저 멀리 가버렸습니다. 지금은 처지고 늘어지고 불어나고... ㅠ.ㅠ
라주미힌님, 이 동네가 여자가 거의 없어요. 워낙 남자판인 곳이니 여자는 다 콜센터로 아는 듯.
하이드님, 하긴 존대말 들으며 생색 내는 거 보는 것도 기분 나쁠 듯. ^^
머큐리님, 네, 이 사람 아주 첫 인상이 고약하게 남아버렸네요.
세실님, 저도 목소리 한 번 쫘악 깔아볼까요? 아님 남자흉내를? ㅋㅎㅎ
무스탕님, ㅋㅎ 노블리스 오블리제, 아직 먼 얘기인 듯.
스윗매직님, 아하하하하 -.-;;
귄~ 너 금요일에 못 올라오는 거냐?
주드님, 아하하하하2 ㅍㅍㅍ

2010-09-02 00:35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금요일요? 못가요. 일단 보강 해줘야해서 4시 30분에 끝나요. 큰애는 5시 10분에 오구요. 그 때 바로 출발한다고 해도 서울(강동송파) 도착하면 8시 40분. 혹 신촌까지라도 갈라치면 막장 분위기일 듯. 거기다 애 둘을 데리고 오데예? ㅠㅠ

조선인 2010-09-02 09:01   좋아요 0 | URL
귄, 수요일로 바꿨다. ^^

2010-09-06 17:23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역시나.. 과외는 4시 30분에 끝납니다. 전 안됨. ㅠㅠ

조선인 2010-08-31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기님, 동안 시절은 저 멀리 가버렸습니다. 지금은 처지고 늘어지고 불어나고... ㅠ.ㅠ
라주미힌님, 이 동네가 여자가 거의 없어요. 워낙 남자판인 곳이니 여자는 다 콜센터로 아는 듯.
하이드님, 하긴 존대말 들으며 생색 내는 거 보는 것도 기분 나쁠 듯. ^^
머큐리님, 네, 이 사람 아주 첫 인상이 고약하게 남아버렸네요.
세실님, 저도 목소리 한 번 쫘악 깔아볼까요? 아님 남자흉내를? ㅋㅎㅎ
무스탕님, ㅋㅎ 노블리스 오블리제, 아직 먼 얘기인 듯.
스윗매직님, 아하하하하 -.-;;
귄~ 너 금요일에 못 올라오는 거냐?
주드님, 아하하하하2 ㅍㅍㅍ

ChinPei 2010-08-31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아내를 보고, 또 직장 동료들에게 들은 얘기를 종합해서.
여성은 통화를 할 때, 음성이 3단계 올라가요. 그러니까 평상시 ♪미(E)라고 하면 전화할 때는 ♪라(A)로 돼요.
반면에 남성은 2단계 정도 내려가요. ♪미(E) 부터 ♪도(C) 처럼.
여성은 심리적으로 남에게 좋은 인상을 주려고, 남자는 남에게 겁을 주기 위해서...심리 상태까지는 잘 모르지만, 경향은 그런 것 같애요. ^^

pjy 2010-08-31 13:25   좋아요 0 | URL
저는 정말 남자인가봐요~ 이런식으로 인증받고 싶지는 않았는데, 전화목소리가 많이 낮아지거든요ㅋㅋㅋ

조선인 2010-08-31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페이님, 아하~, 재미난 심리입니다.
pjy님, 헉, 님이 남자셨나요? >.<

집요정 2010-09-03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서재에서 자주 글을 보았지만 이렇게 글을 남기긴 처음이네요. 반갑습니다^^

조선인 2010-09-06 0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용궁공주님, 저도 님의 리뷰 잘 보고 있습니다. ^^

같은하늘 2010-09-09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조선인님은 쿨~~하세요.ㅎㅎ

조선인 2010-09-09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하늘님, 꽁~한 건 아니구요? ㅎㅎ
 
통행 제한... 강박증... -.-;;

내가 이 회사에 온 건 2005년.
내가 오기 2년 전부터 지금의 청소 아주머니가 우리 회사 담당이었단다.
(청소와 안내도우미는 용역회사에서 파견된 직원이다.)
처음엔 참 아주머니가 좋았다.
회사 비품을 자기 집 물건인양 아끼는 모습도 좋고, 뭐든지 열심히 하시는 모습이 존경스러워,
USB메모리나 영화표가 들어오면 대학 들어간 딸 주라고 아주머니에게 드렸고,
하다못해 케이크 한 조각, 떡 한 조각도 아주머니와 나눠먹으며 친하게 지냈다.
그런데 약 3년 전부터 아주머니와 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발단은 통행 제한.
우리 회사는 3층짜리 단촐한 건물인데, 1층의 일부는 관공서가 쓰고 있으며,
언덕진 곳에 위치한 건물인지라 2층이 주차장과 연결된 좀 특이한 구조이다.
관공서 방문객들은 당연히 주차장과 연결된 2층 입구를 통해 드나들게 되는데,
아주머니가 외부인들이 자꾸 드나들면서 건물을 지저분하게 만든다며 사장님에게 하소연했고,
마침 외부인들이 우리 회사 사무실을 관공서로 착각하여 자꾸 들어오는 문제도 있고,
도난사건이 때마침 일어나는 등의 문제가 겹쳐 2층 출입구를 폐쇄(카드키 출입)하게 되었다.
(도난사건은 명백히 내부인 소행이다. 물품으로 보아 IT기기 매니아인 젊은 남자이다) 
이것까지는 이해했는데, 문제는 아주머니의 열의 속에 통행제한이 점점 강화되고 있는 것.
1층과 2층이 연결되는 계단 앞에 커다란 펜스에 의자까지 놓고 출입제한 표시를 하시더니,
이제는 2층으로 올라온 사람들에게 도로 1층으로 내려가 건물 밖으로 돌아나가라고 하신다. 

올해 여름이 얼마나 더웠는가. 또 비는 얼마나 극성스럽게 내렸는가.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주머니나 아주머니의 지시를 받은 안내도우미가
한 손으로는 아이를 안고 다른 손에는 짐보따리를 들은 젊은 새댁은 물론,
아들의 부축을 받고 걷는 칠팔십은 되는 할머니 등 남녀노소 불문하고
계단으로 1층에 도로 내려간 뒤 관공서 입구를 통해 나가서
바깥 계단으로 2층 주차장에 돌아가라고 시키는 거다(족히 100미터는 돌게 된다). 
이건 아니다 싶어 난 관공서에 왔다가 2층 출입구 폐쇄로 우왕좌왕하는 사람을 보면
내 카드키로 문을 열어주곤 했는데 이 때문에 아주머니가 나에게 싫은 소리를 하곤 했다. 

솔직히 말해 아주머니가 나보고 자꾸 뭐라고 해도 싹 무시하곤 했는데,
요새는 안내도우미까지 '여사님 지시니까 문 열어주지 말아달라'는 말을 내게 하곤 한다.
오늘도 안내도우미가 뭐라고 하길래 마침 아주머니도 없겠다 싶어 내 의견을 얘기했다.
관공서를 찾아온 사람이면 경기도민인데 넓게 보면 잠재적인 우리 고객이다,
우리 고객님에게 왜 굳이 불편을 주냐, 이왕 올라온 사람에겐 열어주자고 했다.
그런데 도우미가 건물 관리 책임은 여사님에게 있고, 난 여사님의 지시를 따라야 하니,
자기보고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말라고 내 말을 딱 자르는 거다.
순간 제대로 울컥해버렸고, 이 이야기로 모 팀장님에게 면담을 요청하여
통행 제한에 대한 내 생각과 이로 인한 아주머니와의 갈등을 털어놨다. 

난 그 팀장님이 내 편을 들어줄 거라 생각했는데, 그건 착각이었다.
한참 연세도 위고 이 회사도 더 오래 다닌 아주머니 하는 일에 사사건건 트집잡는,
여름이라 그런지 요새 신경질이 더 늘은 기분나쁜 여자 과장이 바로 나였다.
그동안 아주머니에게 이런 저런 속상한 이야기 많이 들었다며,
같은 여자들끼리 좋게 좋게 지냈으면 좋겠다는 거다. 

하아, 그만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온갖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다 털어놓았다.
직원들이 뒷정리를 안 한다고 2층 정수기 2군데 옆에 있던 커피와 녹차류를 일방 치워버리고
안내데스크에서 일일이 배급받게 하신 것,
직접 커피 드립해서 먹는 사람이 단 하나라는 이유로 탕비실 개수대가 막힐 때면
팀장님이며 직원들 다 앉아있는 사무실 문을 벌컥 열고 소리지르던 얘기,
"김과장님, 또 개수대에 커피 찌꺼기 버리셨죠? 김과장님 아니면 왜 자꾸 막히죠?"
(진짜 억울하다. 필터째로 쓰레기통에 버리지, 왜 굳이 개수대에 찌꺼기를 버리겠는가.)
새벽같이 교육가는 직원들을 버스 기다리는 동안 접견실에서 아침 겸 간식을 먹게 했더니,
청소 다 해놨는데 흙발자국 내놨다고 밥도 못 먹게 하고 쫓아냈던 것,
직원들에겐 냄새 난다고 휴게실에서도 못 먹게 하는데,
아주머니는 툭하면 도우미랑 안내데스크에서 도시락이나 간식 먹는 것,
2층 민원실에 방문한 고객님이 사무실쪽으로 잘못 들어오자
"여긴 일반인 들어오는 곳 아니에요. 얼른 나가세요." 소리지르며 내쫓아
고객님이 날 무슨 잡상인으로 아냐며 역정냈던 수많은 사건까지. 

아, 치사하고 치졸하고 옹색한 얘기를 잔뜩 털어놓음으로써
난 스스로 아주머니 말씀처럼 사사건건 트집잡는 인간이 되버렸고,
최악의 경우 아주머니의 고용 안정을 해칠 수도 있는 폭탄을 던진 거 같다는 생각도 든다.
내가 원한 건 이게 아니었는데.
2층 출입구에서 헤매는 사람에게 문 열어줘도 아주머니에게 잔소리만 안 들으면 됐는데.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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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7 23: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27 2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28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리 ㅃㄸ언니가 평소엔 참하니 순해보여도 한 번 화나면 무섭게 돌변하는데...

2010-08-28 12: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가방 2010-08-28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소 용역하시는 분들을 정기적으로 로테이션하는 방법은 어떨까 싶네요.
너무 멀지않은 곳으로...
한곳에 오래 계셔서 주인의식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싹트신 듯...
어지르고 더럽히는 사람이 없으면 아주머니도 더 이상 그곳에 있을 수 없을텐데...

세실 2010-08-28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공공기관도 고객은 왕인데..하물며 회사에서 원..
일그러진 주인의식이네요.

조선인 2010-08-29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저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이런 저를 토닥거려주신 분들, 모두모두 고맙습니다.

2010-08-29 1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