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니는 회사가 입주된 건물은 3층짜리 단촐한 건물로,
1층 일부는 관공서가 입주되어 있고, 나머지는 다 우리 회사가 입주되어 있다.
관공서엔 별도의 입구가 있어 우리 회사와 분리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1층 화장실이 공용인 데다가 1층 관공서 전용 주차장은 규모가 협소해
민원인들이 우리 회사와 연결된 2층 주차장에 차를 더 많이 세운다.
그러다 보니 민원인들이 우리 회사 쪽으로 잘못 들어와 헤매는 경우가 꽤 있고,
민원인의 출입이 잦아지면 청소할 게 많아지게 된다(특히 눈비 오는 날 1-2층 연결계단쪽).
이 때문에 1-2층 연결계단 청소를 맡고 있는 2층 청소 아주머니가 주도하여
사람 1명이 옆으로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공간만을 남겨놓고 계단통로를 펜스로 막아버렸다.
여기서 생기는 나의 불만.
어쩌다 길 헤매는 민원인과 청소 때문에 건물 내 통행을 막는 게 과연 합당한 걸까?
민원인도 넓게 보면 우리의 잠재 고객이고, 1,2층을 오가며 근무하는 사람도 있는데 말이다.
또 장애물로 설치된 노란색 플라스틱 펜스며, 덕지덕지 붙인 박스테이프가 보기에도 안 좋다.
게다가... 그동안 그럭저럭 참고 지내다가 도저히 더 이상 못 참겠다 싶어 폭발한 건...
음... 막상 쓰려고 하니... 좀 많이 민망하긴 한데...
원래 계단 통로에 일렬로 철제 벤치가 여러 개 놓여져 있었는데,
아주머니가 펜스만으로는 민원인 통행을 완전히 막지 못 하자
이제는 마지막 벤치를 대각선으로 비뚤게 놓아 더 철저히 막은 거다... 그림처럼...
1층에 내려갈 때마다 원래 줄과 비뚤게 놓여있는 벤치를 보는 게 너무 신경에 거슬려서...
아줌마 몰래 바로 놓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아주머니가 범인 잡는다고 난리다...
결국은 어제 아주머니랑 이 문제로 충돌을 했고... 오늘도 한 차례 잔소리 들었다...

청소나 정리정돈과 거리가 먼 나지만... 물건이 잘못 놓여진 거에 대해 약간 강박증이 있다.
숟가락을 뒤집어 놓는다든지, 젓가락 짝이 안 맞는다든지, 라이터를 세워놓는 거라든지...
아주머니의 통행 제한이 못 마땅했던 난 벤치까지 비뚫게 놓여 있으니 이젠 막 화까지 나는데...
아주머니가 파견업체 직원이고, 이 파견업체가 아주 악독한지라,
함부로 문제 삼았다간 최악의 결과로 끝날 게 너무 빤해서 함부로 말도 못 하고 끙끙 앓고 있다.
통행 제한 문제만 아니면... 참 좋으신 분인데... 아흑. 어쩌면 좋을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