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어떻게 자존감을 설계하는가 - 잃어버린 나를 찾기 위한 뇌과학자의 자기감 수업
김학진 지음 / 갈매나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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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을 치며 빠르게 읽은 후 밑줄 친 대목만 다시 한번 확인했다. 그 가운데 기억에 남은 대목 중 리뷰해 나가기 좋은 부분만 서술해 나가려 한다. 본서를 읽게 된 계기는 자존감이 바닥을 치는 가운데 자존감이란 정확히 무얼까?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이 자존감이라면 어떻게 자존감을 다시 구축해 나갈 수 있을까 하는 심정에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심리학자이자 뇌과학자인 저자분의 자존감에 대한 정의가 내가 예상한 것과는 많이 달라서 잘 읽은 책인가 하는 마음도 남게 되긴 했지만 자존감을 저자가 말하는 대로 해석하니 대응하고 대처하는 방식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대강 감이 잡히기도 하는 것 같다.

 

저자는 자기감은 생존을 위해 물리적 환경을 어떻게 바꾸느냐에 달렸고, 자존감은 사회적 환경 곧 타인을 어떻게 바꾸느냐에 달렸다고 말하고 있다. 생존에 유리하게 외부 환경 중 자연과 그에 가까운 것들을 바꾸는 능력이 안정된 것이 자기감이고, 생존에 우호적으로 사람들을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게 자존감이라는 것이다. 여기에서 생존을 위해 우리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기능을 알로스테시스라고 정의하며 뇌가 이 기능을 제대로 할 때 안정적이며 알로스테시스 과부하 작용은 내외적 불균형을 이룬 상태로 정의한다. 결국 자존감이란 우리가 생존하기 위한 최적의 기능을 하는 생태에 있을 때 느끼는 심정으로 알로스테시스가 안정적일 때 느낀다고 한다.

 

하지만 인간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타인이 안정적인 패턴을 보여주기를 기대해 자기 스스로도 타인에게 예측 가능한 패턴을 보이지만 이 과정에서 인정 중독 같이 남의 인정에 목말라 하는 역기능을 보이기도 한다고 한다. 인정 중독은 생존 우호적이거나 생존에 유리하기보다 내외적 불균형을 초래하기 쉽다. 이런 인정 중독을 끊기 위해 자기 인식이 필요한데 외부의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정보에 몰입하는 것은 인간 뇌의 기능적 진화와 발달을 역행하는 것으로 쉽지 않은 활동이라고 하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부로만 향해서 알로스테시스 과부하 즉 내외적 불균형을 갖게 되었을 때는 상당히 적절하고 유효한 것이 내면 정보로의 몰입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인간은 사회적으로나 환경적으로 민감하게 타고났으나 그에만 몰두하다 보면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 문제를 가질 수 있으니까 명상이나 선무도, 태극권, 기공, 요가, 자율훈련법, 자기 최면 등등이 주는 유익을 누릴 필요가 있으며 그것이 진정으로 자존감이라는 생존을 위한 순기능을 하도록 하는 팁이다라고 해석되는 내용의 저작이다.

 

뻔한 결론이기는 하지만 그 뻔한 답에 이르기까지 뇌과학을 바탕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인간과 자신의 뇌와 생리 기능에 대한 이해를 근거로 어떤 일상을 살아갈지 사려해 보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본 리뷰에서의 요약은 최대한 핵심만 맥락을 짓기 위해 최소한으로 압축하고 가지를 쳐낸 요약이지 저자분은 인간과 인간의 의식과 그 기능에 관해 이보다는 상세하게 접근하고 있다.

 

뇌와 자신이 궁금하다는 분들께서는 한 번쯤 읽어보실 만한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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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오즈의 마법사 3 (한글+영문) 더클래식 세계문학 78
미르북컴퍼니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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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왕에 읽기 시작한 오즈의 마법사라 시리즈 전체를 완독할 작정이다. 이번 편은 전작 1, 2와는 달리 페미니즘적 요소와 소수자에 대한 문제들과 그리고 차별에 대한 적대감 등이 다소 여려진 듯하다.

 

다만 약자에 대한 프랭크 바움의 인간적인 견해랄까가 묻어나는 작품이라는 감상이 일었다. 어린이인 오즈마 공주와 도로시는 합리적이며 주관이 뚜렷하고 정의롭게 그려지는 반면 이브 왕국의 랑귀데르 공주와 지하세계의 놈 왕은 나르시스트인데다가 비이성적인 인물이거나 야비하고 아전인수적인 인물들로 그려지고 있기도 한 면에서도 그렇다. 더욱이 가장 약한 존재(암탉 빌리나)와 그 존재의 가장 약한 것(빌리나가 낳은 달걀)이 문제해결자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도 약자에 대한 프랭크 바움의 견해가 드러나 보이는 것 같다.

 

그리고 바움의 [오즈의 마법사] 시리즈에서는 개성이 명확한 캐릭터들이 시리즈마다 속속 등장하는데 랑귀데르 공주와 놈 왕 외에도 본서에서는 똑딱이로 번역된 태엽 로봇도 신선했다. 지하세계에 가기 전 관문에 등장하는 망치를 든 거인도 아이들을 사로잡을 모험 에피소드로 충분해 보였다. 마법 융단으로 전진하는 장면도 아이들이 혹할 만하다. 캐릭터나 설정 아이템 등도 그렇지만 이번 편은 스토리 전개가 빠르고, 빠른데도 불구하고 몰입감을 놓치지 않게 한다. 아이들뿐만이 아니라 성인들도 가볍게 읽어볼 만한 이야기인데 100년이 넘도록 사랑받는 이유가 무언지 분명히 느낄 수 있는 동화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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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다 읽는 경제 에스프레소 금융 - 29가지 흥미로운 이야기로 풀어낸 돈의 역사
김종승 지음 / 한빛비즈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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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직후부터 관심을 가진 책인데 이제야 기회가 닿아 만나게 되었다. 역사와 금융이 만났다고 해서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기존의 역사 속 경제를 소개하는 책들과 다른 점이라면 경제 전반만이 아니라 제목대로 특히나 금융에 깊이 파고들어 풀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역사 경제 대중서들이나 다큐멘터리 등에서 금세공업자들이 금융업의 효시라고 소개하고 있으며 그 이야기가 본서에도 등장은 하지만 본서의 저자분은 금융의 시작을 그리스 신전에서 찾고 있다. 파르테논 신전에서 유입되는 돈으로 대출을 해주고 이자를 받았던 것을 금융업의 첫 장면으로 그리고 있다. 유대인이 기독교인은 죄악시하는 금융업에 먼저 발을 들여놓게 된 것도 신명기 23장의 네 형제에게는 꾸어주고 이자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대목을 적용해 형제가 아닌 다른 민족에게는 대출하고 이자를 받아도 된다며 금융업에 뛰어든 것이라고 한다. 본서는 이후 종교개혁이 일며 금융업에 개신교 창시자이자 주도자인 인물들이 성경 해석에 관대해져서 금융업이 확산된 것으로 전하고 있다.

 

십자군 전쟁 이후 템플기사단이 뚜렷한 종교적 태도로 사회정의를 실현하며 활동하자 각지에서 후원금이 쏟아졌는데 막대한 자본이 쌓여 유럽 각지에 지사를 두고 금융업을 시작했다. 기독교 금융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들이 사라진 이유는 전쟁 자금 등으로 유대 금융과 템플기사단 금융에 막대한 빚이 있던 프랑스 국왕 필리프 4세가 유대인에게 진 빚은 유대인 재산을 빼앗고 국외 추방하는 선에서 끝냈지만 독실한 기독교인들인 템플기사단을 처리할 방법이 없자 템플기사단을 이단이자 악마 숭배자로 몰아 전원 고문하고 죽여 없애는 선택을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프랑스에서만 3000명의 템플기사단이 체포되었다고 한다. 부분지급준비금에 대한 설명에서는 금세공업자가 금융가로 변신한 예가 등장하고, 뱅크런에 대한 설명에서는 존 로와 프랑스 최초 국립은행 방크루아얄의 예가 등장한다.

 

이렇게 역사와 금융에 관한 내용만 있다면 다른 저작과의 차별성이 없었겠지만 이런 대목은 [1부 은행의 탄생]이란 장에 주로 있고 [2부 금융투자의 시대][3부 위험관리의 기술]에서부터는 이젠 일반상식이기도 한 전문 금융 개념들을 역사와 현재의 실례들을 들어 설명해 준다. 여기서 등장하는 과거와 근대와 현대의 실례들이 금융 개념을 설명하는 과정들이 너무도 자연스러워 저자가 금융법 전문 변호사이자 해당 분야 교육자가 아니라 소설가는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이다. 스토리텔링이란 말이 자주 언급되던 시절이 있었는데 저자 같은 분들이 빛을 발하는 시대라 그런 말이 생겨난 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재밌고 지적 만족감도 들게 하는 반짝이는 책이 아닌가 싶다. 경제와 금융 책은 읽고 싶은데 손이 쉽게 가지 않는 분들이 들어서는 책으로 이만한 책은 다시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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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통과 민족으로 보는 세계사 - 일본인은 조선인의 피를 얼마나 이어 받았는가
우야마 다쿠에이 지음, 전경아 옮김 / 센시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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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흐름에서 민족 간의 내분과 전쟁과 참상이라는 갈등이 차지하는 영역은 심대하고 아직까지도 현재 진행형인 지역들도 다수이니 이런 시각과 관점으로 역사를 해석하는 저작도 접해 볼만하다고 본다. 한국사 부분이 미흡하다 보니 다른 국가 역사도 그렇지 않을까 싶긴 한데 나쁜 접근은 아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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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마음의 치유 - 니체, 심층심리학, 철학상담치료
김정현 지음 / 책세상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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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나 이전의 어떤 철학자가 심리학자였던가? 오히려 그들은 심리학자의 반대인 고등사기꾼’, ‘이상주의자이지 않았던가? 나 이전에는 심리학도 전혀 존재하지 않았었다. 이런 때에 최초의 심리학자라는 것은 하나의 저주일 수 있다.-

 

위에 문장은 니체의 자평으로 그는 스스로를 심리학자로 생각했으며 심리학이란 용어가 생긴 이래 최초의 심리학자는 그인 것도 분명하다고 한다. 프로이트와 동시대를 살았으며 프로이트보다 앞서 심리학적 관점과 체계로 자신의 철학을 세운 것이 니체였다고 한다.

 

그러나 심리학이나 심리치료로서 철학의 역할과 기능을 정의한 것은 생각보다 깊은 역사를 지니며 이어져 왔다. “피타고라스는 음악이 영혼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했고, 플라톤은 신체와 영혼의 연관성 위에서 의학적 철학적 교육적 관계를 논의하며 철학자가 영혼의 의사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키케로는 영혼의 훈련혹은 영혼의 의학이 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아우구스티누스 역시 인간의 정서적 내면적 능력과 방법으로 하느님의 교육학 혹은 종교적 의학에 대해 논의했고, 아퀴나스 역시 의학이 신체의 치유와 관계하듯이 철학은 영혼의 치유와 관계해야 한다고 보았다고 한다.

 

본서는 이러한 철학의 심리학적 심리치료적 기능과 역할에 대해 알려주는 책으로 그 기능과 역할의 부분들을 배움으로써 얼마간 마음이 단단해지는 것 같은 영향을 주기도 한다고 감상을 갖게 되었다. 본서에서는 니체 철학을 근간으로 철학의 마음 치료의 기능을 돌아보고 있다.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의식과 충동의 관계를 문제시 했으며, ‘의식이란 무의식적 세계에 대한 하나의 주석적 체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철학적으로 분명히 제시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는데, 그리 보면 프로이트보다도 앞서서 무의식을 논한 최초의 심리학자였지 않은가 싶다.

 

이쯤에서 니체가 다른 심리학자들에게 미친 영향이나 다른 심리학자와의 차이점을 들어야 할 것 같은데 몇몇 심리학자와 연결지어 보자.

 

프로이트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등의 개념을 들어 이를 질병을 설명하는 중심으로 가져갔으나 니체는 허무주의의 문제를 주된 관심사로 보았고, 프로이트는 인간의 심리적 발달 과정에서 과거(과거에 일어난 사건)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혹은 트라우마를 중시했으나 니체는 현재의 삶이나 미래를 향한 의지, 삶의 의미의 발견을 중시했다고 한다.

 

칼 융은 니체의 열렬한 탐독자였고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통해 분석심리학 이론의 근간인 개성화, 자기화, 자기실현이라는 개념을 이끌어냈다고 한다. 니체의 상징주의적 예시들에서 융이 이끌어낸 개념들은 그 외에도 적지 않았다.

 

아들러는 니체의 극복인이라는 개념과는 달리 인간 행위의 동인을 열등감으로 보았으며, 니체가 개인 스스로의 완성을 중시한데 비해 아들러는 사회에 소속되는 것을 중시했다.

 

오토 랑크 또한 니체의 극복인을 통해 예술적 치료의 효과를 깨우쳤고, 니체의 힘에의 의지를 통해 의지 심리학과 의지 치료의 개념을 발전시켰다고 한다. 랑크의 심리학은 이후 로저스와 굿맨을 통해 인본주의 심리치료와 게슈탈트 치료로, 페촐트를 통해 게슈탈트 치료와 인본주의 통합치료로 발전해 갔다.

 

빅터 프랭클의 로고테라피 역시 니체의 의지와 극복인 그리고 내가 보기에는 아모르파티의 개념까지도 깃들어 있는 심리치료 체계로 생각된다.

   

니체 철학이 근간으로 소개되고 있지만 앞서 말했듯 철학을 치료의 여정으로 본 것은 고대 철학자들부터 이제까지 이어져 온 과정으로, 칸트 역시 철학은 (치료적으로) 치료제로 작용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철학의 치유 효과를 직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철학 치료의 최초의 실제 사례를 보면 분석심리학자인 칼 융이 자신의 내담자인 중년의 심각한 정신분열 여성 환자에게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을 철저히 파고들라고 해서 그 여성이 그 처방을 따르자 거의 완치되었다는 실화가 있다. 이상심리의 치료 방식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 각자에 따른 처방이 다르겠지만 이 책은 나도 한 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다.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니체의 사상에도 깊은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니체에게 의식의 일깨움을 가져다주고 쇼펜하우어 사상에 대한 전환이 필요하다는 인식까지 일게 해 니체 철학이 성립되기 시작하는 효시로 작용했다고 한다.

   

나로서는 철학이 치료 효과를 갖는 이유는 심리학이든 철학이든 삶과 대상을 어떻게 수용하고 어떻게 이해하며 어떻게 살아가면서 반응할지를 깨우쳐주기 때문이라고 생각되었다. 감각하고 이해하고 반응하는 수용과 태도에 변화를 가져다 준다는 자체가 이미 치유를 불러오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이 책을 읽으며 빅토르 위고의 웃는 남자에서 우르소스의 말이 떠올랐다. 다만 상처 입지 않는다는 것도 분명 나아가기에 가능할 일이니 말이다.

 

"철인이 되어라. 지혜롭다는 것은. 그 무엇으로부터도 상처를 입지 않는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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