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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th from space : 우주에서 본 지구
BBC 사이언스 편집팀 지음 / 유니콘웨일 / 2025년 8월
평점 :
이 책은 아폴로 8호가 보내온 사진, 위성 사진,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보내온 사진 등 우주에서 지구를 촬영한 사진들을 추려 모은 사진집이다. 활자는 최소한의 서술만 하고 있으며 이미지를 통해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을 봄으로써 우리의 지구에 대한 감상과 사고를 달리해 보기를 의도한 사진집이 아닌가 싶다.
사람은 대개 자신이 겪어온 사실에 근거해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한다. 그것이 결코 진실이기만 한 것이 아니며 때론 사실을 바로 볼 수 없을 거란 걸 본인도 알 테지만 그 상식적인 눈 이상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란 단언컨대 없다. 자신의 경험 이상의 것은 상상을 통해서 밖에 가닿을 수 없기에 사실을 중시하는 시대에는 오히려 일상을 벗어난 것에 대해서는 상념 조차 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지구의 실상도 자신 관점의 한계, 자기가 얻을 수 있는 정보의 한계 안에서 밖에 돌아볼 수 없는 나와 같은 일반인들에게는 지구를 지구 내에서가 아니라 지구 밖에서 볼 수 있는 시야의 확장을 불러오는 이와 같은 책이 관점의 전환도 가져다주지 않을까 싶다.
본서는 98쪽 정도의 분량일 뿐이지만 목차에서 보듯(온라인 서점들 각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목차는 정작 도서의 목차 순서와는 다르게 올라 있다) 지구의 바다와 강의 지역(Water)과 기념물(Landmark), 지구의 얼음 지대(The Cold Earth), 인간이 만든 산림 파괴 현장과 기후위기 대처를 위한 그린 에너지 발전소들이나 대표적 환경 파괴의 상징인 원유 유출 사고 지역 등(Human Impact), 우주에서 보는 구름과 태풍의 변모(Clouds), 서울은 좁게 느껴지는 지구의 거대 도시들(Cities), 지구의 화산 활동(The Hot Earth), 지구 밖에서 본 지구의 야간 모습(Earth At Night), 우주 정거장에서 촬영한 지구의 모습(Iss) 등 상당히 다채로운 지구의 풍경을 그려주고 있다.
물론 산호초와 석호를 서술하고 있는 활자가 와닿지는 않게 우주에서 촬영한 방대한 바다의 모습 등 좀 더 섬세한 바닷속 대상 촬영 등이 없는게 아쉬울 때도 있지만 본서의 취지가 우주에서 보는 보다 확장된 시각을 그려내게 해 주려는 의도라고 볼 때 본서의 방향성과는 맞지 않는 기대가 아닌가 싶기는 했다. 랜드마크에서도 고대 기념물과 고대 도시를 우주에서 찍다보니 어디가 랜드마크고 어디가 현대의 시설인지 잘 분간이 안 가거나 기념물의 구체적인 모습이 그려지지 않는 때가 있었다.(마추픽추와 치첸이사가 그랬다) 이런 점이 확장된 시야를 의도했다고는 하지만 보다 풍부한 감상에는 다소 저해 요소이지 않은가 싶은 면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기후 위기와 환경 문제에 대한 현재 사람들의 관심과 그에 대한 대응들이 보이기도 했고 어떤 면을 환경 파괴나 기후 변화의 요소로 우려하는지를 알 수 있을 것도 같았다. (The Cold Earth), (Human Impact), (Clouds), (The Hot Earth) 이 4개의 장에서 이런 면이 깊이 느껴졌다.
본서는 사진집이지만 없던 문제의식도 갖게 할 만한 책이기도 하고 쉽게 보기 어려운 지구의 이채로운 모습들을 통해 우리가 일상에서 보던 풍경만으로는 갖기 쉽지 않은 감상을 안겨주기도 한다. 아쉬운 면이 있다 해도 이는 보다 더 검색하고픈 욕구를 가져와 결국에는 풍부한 사유로 남게 될 것이다.
아쉬움이 남는 분량이기는 하지만 분명 탐나는 이미지들이 담겨있는 책이지 않은가 싶다. 지구를 사랑하는 분들, 환경 문제에 진심인 분들이 좋아할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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