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묻고 니체가 답하다
이희인 지음 / 홍익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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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피앤씨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본서는 예술 분야에 니체가 미친 영향을 주제로 한 책이다. 그러나 중심 주제인 니체가 미친 영향만이 아니라 니체라는 인간의 생과 그에게 영향을 미친 이들과 영역들까지 아우르는 책이다. 니체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혀 없는 이들에게는 니체에 대한 개략적인 정보를 들을 기회가 될 수 있고 이미 니체를 조금이라도 아는 분들께는 그간의 지식을 정리하는 기회가 될 만한 책이다.

 

일반적인 니체에 관한 책들은 니체의 아포리즘 일부를 전하거나 그의 철학을 풀어 설명해주는데, 철학 대중 교양서라고 할 수 있는 책들에서는 니체의 생이 이 저작과 같은 정도로 소개되지 않고 있어서 니체 철학의 기원이나 형성 요인 등을 짐작하기 어렵다. 본서는 니체가 병약했다거나 니체가 어린 시절 그의 아버지가 요절한 이야기 등과 그의 이성 교제 등을 다루고 있기도 하다. 바그너와의 교류나 니체가 바그너의 부인을 흠모했다는 이야기 또 루 살로메와의 교제 등의 사소해 보이지만 그의 정서를 알 수 있는 기록을 접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그가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에서 받은 영향이나 바그너의 음악에서 받은 영향 그리고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과 연결 지어지는 니체의 저작들과 일화 등을 다루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니체가 일방적으로 유럽의 철학과 문학, 예술에 지대한 영향만 미쳤을 뿐이라는 서술은 아니라 니체에 대한 이해가 인간미를 가질 수 있는 여지가 아닌가 싶다.

 

니체가 예술에 미친 영향으로는 문학과 철학에서의 내용만이 아니라 이사도라 던컨 같은 무용가가 언급되며 무용에 또 그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교향곡으로 만들어진 과정을 짧게 언급하며 음악에 미친 영향 그리고 니체의 영혼회귀설이 SF소설과 SF영화에 미친 영향이 서술되기도 한다. 니체 철학에서 주요한 개념으로 전달되는 낙타, 사자, 어린이의 이야기와 니힐리즘은 언급만 될 뿐 설명이 생략되어 있고 초인 사상, 힘의 의지, 영원회귀설 또한 설명이 간략히 될 뿐이다. 니체 철학의 상세한 내용이 서술되지는 않고 있어 본서는 니체 철학을 이미 대략적으로라도 알고 있는 이가 그의 철학이 형성되는 배경과 미친 영향을 알고 싶을 때 선택하면 좋을 책이라는 감상이다.

 

니체는 병약한 이로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의 중요성을 강력히 주장하며 아모르파티를 외치던 이이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을 실사화한 듯 채찍질 당하는 말을 감싸다가 기절한 후 평생 정신적 사망 상태로 지내다 사망했다는 그의 생을 예수와 비교하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비교적 건강하던 때도 1년의 166일을 침상에서 환자로 보내리만치 건강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으나 나치와 파시즘이 그의 철학을 중시하리만치 권력과 초인을 중요시하던 이이기도 하다. [이 사람을 보라]에서는 자신의 저작들을 설명하며 "나는 왜 이리 현명한가?" "나는 왜 이렇게 똑똑한가?" "나는 왜 이렇게 좋은 책을 쓰는가?" 등의 자뻑어린 목차를 나열하고 있지만 그의 초기 저술들은 미친놈이 쓴 저작이라는 평을 들었고 그의 병약했던 평생이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 속 인물처럼 그가 채찍질 당하는 말을 감싸 안고 기절하도록 만든 거라 짐작하게 만들기도 한다. 힘을 예찬했으나 신으로부터 매맞는 나약한 한 인간으로 자신을 인식했기에 채찍질 당하는 말에 자신을 투사하며 그걸 저지하다 쓰러져 남은 평생을 정신적 사망 상태로 살게 된 것이라 여겨진다. 신에게 호되게 채찍질 당하는 인간으로 자신을 인식했기에 신은 죽어야 하고 죽었다는 그의 논리가 등장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아팠지만 삶을 긍정하고 힘을 예찬했으며 삶에 짓눌렸으나 초인(극복인)을 이야기했고 자뻑어렸지만 미친놈 취급을 받았고 지성인으로 인식되었으나 결국 정신적 사망에 이른 것이 그가 드러낸 삶의 빛깔이다. 참 양가적인 인물이라고 생각된다. 본서는 그의 철학을 깊이 다루지는 않았으나 그의 생과 그의 연보를 알 수 있고 그가 받은 영향과 그가 미친 영향을 두루 다루는 책이다. 니체를 자세히 알 수는 없으나 니체의 빛깔을 조금은 이해하기에 충분한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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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해마다 기억해줘서 감사합니다.
2025년도 알라딘과 같이 갈께요.^^

이웃님들도 2024년의 마지막 달 잘 보내시고
행복하고 기쁨이 가득한 2025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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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병, 전쟁, 위기의 세계사 - 위기는 어떻게 역사에 변혁을 가져왔는가
차용구 지음 / 믹스커피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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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서의 [위기는 어떻게 역사의 변혁을 가져왔는가]라는 부제가 저자의 집필 의도를 잘 설명하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팬데믹을 거치고 언제든 올지 모를 다음 팬데믹을 우려하면서 전쟁이 압도하며 조만간 있을지 모를 더 큰 전쟁을 걱정하고 살아가는 지금의 대중에게 걱정만 하지 말라는 위로와 이겨낼 수 있다는 확신을 주기 위해 집필된 책이 본서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본서는 세계사와 세계문화를 키워드로 역사 카테고리에 포함된 책이지만 읽어본 감상으로는 역사에 국한되지 않는 인문학적 성찰과 사유를 위한 책이었다. 사유의 주제는 평화, 공존, 공동번영, 공동 대응, 위기 해소, 화합 등에 이르는데 키워드만 뽑자면 별것 없는 것 같지만 이 시대에 그 어느 때 보다 중대한 주제 의식이 아닌가 싶다. 물론 모두의 사유와 결론이 저자와 같은 과정과 결론으로 이르지는 않을 수도 있으며 저자와 다른 성찰을 하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나도 국경을 공유지와 공동이 운영하는 통로로 만들자는 방향으로 이야기하는 저자와는 견해가 다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민자 문제와 국경 경계 문제를 칸트의 환영의 권리라는 적대 받지 않을 이방인의 권리로 해석하기도 하는데, 유럽의 난민 정책 후 프랑스, 독일, 스웨덴 등의 원거주민과 이주민들의 충돌과 범죄율 증가로 인해 몇몇 국가의 범죄국가화 양상 등을 보아온 이후라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이민자 정책에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더 든다. 이주하는 인간이라는 뜻의 호모미그란스라는 용어가 있다지만 분명 이방인에게 위협을 느끼기도 하고 익숙한 것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인간의 본성이 나쁜 결과를 초래하기보다는 현실을 안정화하는 경향도 있다고 생각한다. 국가 간 화합의 중요성과 화해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폴란드와 독일 간의 역사를 설명하는 대목에서도 우리와 일본의 현실이 연상되기도 했다. 대부분이 일본은 사과도 하지 않고 어떠한 보상의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세뇌되다시피 했다. 하지만 일본 역대 총리가 이미 세 명이나 사과의 의미로 실제로 무릎을 꿇었으며 박정희 정권 때 이미 침략에 대한 배상이 이루어졌으나 이후에도 종군 위안부 피해자들에 따로 배상한 건에 대해 우리 국민들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종군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에 대해서는 해당 여성단체에서 이 문제가 배상받고 해결되면 그 단체의 존속이 불투명해지고 대중의 관심이 끊겨 기부금이 끊어질 것을 우려해 일본의 배상에 호응하려는 피해자 할머니들을 설득해 배상금을 받지 않도록 했다는 사실도 모르는 경우가 더 많다. 어떤 역사적 문제들은 이런 정치적인 이유와 일부 단체의 이해 문제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와 유대인의 역사, 독일과 프랑스의 역사, 동서독의 역사 등에서는 한일 간의 역사와 분단국가인 남북한의 문제가 연상되기도 했다.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이 예로 들어지기도 하고 평화의 키스 등이 예로 제시되기도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이런 문학이나 대외적인 제스처가 화합을 이끌어내는 것만은 아님을 우리는 역사로 직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만남을 통해서도 알 수 있고 어느 전대통령의 대북 순애보도 있었지만 그 후 북한이 우리 기업이 투자한 시설들을 폭파한 사례로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문명 충돌]이라는 책과는 현실이 다를 수 있다고 오스만 제국에서 유대인과 기독교인을 포용한 것과, 유대인, 기독교인, 이슬람인이 어우러져 살았던 레반트 지역의 역사를 예로 들기도 한다. 하지만 현재는 유대교에서 말하는 이스라엘 영토가 대대적으로 확장되는 시대, 유대교 메시아가 등장하는 시대를 기대하며 유대교에서 말하는 종말의 시작을 알리는 결함없는 붉은 소를 제물로 쓰기 위해 미국에서 붉은 소를 이스라엘이 수입해 희생제를 올린 이후 이스라엘이 대대적으로 주변국들을 공격하는 시대다. 현재 이스라엘은 유대력으로 유대교의 종말의 시기, 메시아 등장 시기라고 할 수 있을 시기를 몇 년 앞둔 시점이라 주변 지역과 주변국들을 공격하며 국지전, 국소전으로 멈출 의도가 전혀 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종교 광신도가 권력의 정점에 서면 어떠한 역사가 펼쳐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으면서 동시에 역사는 비선형적 발전을 보이며 인류는 역사에서 무언가를 배우기보다 발전이 아닌 퇴행을 보이기도 한다는 걸 알려주는 시대이기도 하다.

 

저자는 팬데믹에 있어서도 유럽의 흑사병을 예로 들며 당시 기독교인들이 자신들이 죽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희생적으로 병자들을 돌보아 당시 4만 명이던 그리스도인 신자 수가 잠시만에 600만 명으로 증가했다는 이야기를 통해 희생과 헌신으로 팬데믹과 같은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다는 이야기도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대한민국은 유럽과 다르다는 것이 의사 파업으로 눈에 드러나고 있다. 이 역시 역사에서 배우기보다 역사를 퇴행하는 사례가 아닌가 싶다.

 

역사와 현재에서 문제보다 긍정적인 면을 찾으려 할 수도 있고 그런 면을 주목해 배움을 얻는 것도 당연하긴 하다. 하지만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기도 하고 나아가기보다 뒷걸음질할 때도 있는 존재란 걸 본서의 저자 의도와는 다르게 역설적으로 느끼고 말았다. 그러나 그렇기에 더더욱 역사에서 배워야 한다고 느끼기도 했다. 독자 나름의 감상과 사유가 가능하기에 독서란 중요하고 저자의 의도와 생각이 다를 때에도 그로 인해 배움을 얻기도 하는 것이 독서다. 저자와 다른 사유와 성찰을 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기에 또한 이 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본서는 이 시대에 절실한 키워드로 이 시대이기에 해야 하는 사유를 통해 각자의 성찰을 얻고자 읽어보아도 좋을 책이다.


믹스커피 출판사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역병전쟁위기의세계사 #차용구 #믹스커피 #원앤원북스 #세계사 #세계문화 #인문학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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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 극복의 심리학 - 트라우마 회복 후 성장하는 5단계 프레임워크
에디스 시로 지음, 이성민 옮김 / 히포크라테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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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히포크라테스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의 출간에 관심이 깊이 갔던 이유는 작년 3월 즈음 허리와 골반 부상을 심하게 입어 잠시 하반신이 마비되어 보내고 난 후 오래도록 막막하고 답답하고 암흑의 공기를 들이쉬고 내쉬는 듯하던 심정이 잦아들었었기 때문이다. 난 그것이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서라고 생각했다. 계속 강박적으로 부정적인 생각들을 되뇌이고 되새기고 괴로워하던 내적인 괴로움도 그 후 어느 시기가 지나고부터는 다소 잦아드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이제 모든 게 지나갔구나, 나는 나았구나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트라우마, 극복의 심리학]을 읽기 전까지는 말이다. 다시 어느 순간부터 무미건조하고 무채색의 공간에서 싸늘한 바람을 맞고 있는 것 같은 현실을 직시할 때면 나도 모르게 모든 걸 부정하고 당연한 일상으로 받아들이려고만 했다. 그러면서도 부상 이후 나는 달라졌다고 생각하려 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말이다.

 

본서는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상태에서 PTG(외상 후 성장)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설명해준 책으로, 치명적인 사건 이후 트라우마를 겪으며 정신적으로 피폐해지면서 정신적 사회적으로 고립된 상태의 사람들이 그 과정을 이겨내고 보다 나은 자신으로 성장하는 여정을 그리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그 과정을 5단계로 설명하는데 완전히 파괴되고 고립된 자신을 수용하고 나서 성장하는 과정에는 자신의 힘과 의지만이 아니라 안전감과 안정감을 주는 보호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 완전한 고립을 선택하는 경우보다 이해받고 이해하는 과정을 거치면서야 성장의 여정이 이어질 수 있는 것이었다. 본서의 마지막에 옮긴이의 말을 보면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 부모들이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 부모들에게 미안합니다. 우리가 힘껏 세상을 바꿨다면 다시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라며 위로하는 장면이 나온다. 트라우마는 개인의 트라우마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민족적 사회적 역사적 규모의 집단 트라우마도 있으며 집단 트라우마로부터도 PTG로 나아가기도 한다. 물론 어떤 개인도 어떤 집단도 성장하기 위해 되돌릴 수 없는 희생을 겪어야 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이미 총알이 뚫고 지나갔다면 나아야만 할 일이다.

 

본서를 보면 개인이나 집단의 트라우마는 전염되기도 한다. 그리고 PTG 또한 다른 이들에게 자신에게 미친 영향과 같은 영향을 미친다. 가족을 포함한 타인이 괴로움에서 빠진 과정을 보며 자신도 트라우마에 빠지기도 하고, 타인이 그 괴로움을 이겨내며 성장하는 과정을 보며 자신이 성장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건 계승된다. 트라우마는 유전자의 외부 기록을 통해 유전되기도 하며, 트라우마를 이겨낸 성장(PTG) 또한 강력한 면역 항체가 유전되듯이 다음 세대로 유전된다. 비유가 아니라 후성유전학 연구가 그러한 결론에 이른 것이다. 우리가 나아야 하는 이유는 가장 먼저 우리 자신을 괴로움 속에 던져두어서는 안 되는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트라우마를 전염시키지 않기 위해서도 그들 또한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과정에 동참시키기 위해서도 또 다음 세대에게 트라우마를 유전시키지 않기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었다.

 

며칠 전 계엄령이 있고 긴장감 속에서 뉴스를 보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 민족이 겪은 역사적 격정들이 우리 군인들의 사고 구조도 바꾼 것이다. MZ세대 군인들은 달랐다. 그들은 격정에 싸인 시민이 몸싸움을 하려 달려드는 상황에서 오히려 시민의 등을 다독이며 괜찮다며 달래고 있었다. 우리 민족의 여정이 현재 군인들의 의식을 성장시킨 것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는 아무리 아픈 상황에서도 성장할 수 있다는 걸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여러 사람들에 성장의 과정과 영적 성숙이 그려낸 진솔한 문장들이 무엇보다 내적 치유의 길로 다가서도록 이끄는 것 같기도 하다. 에디스 시로와 그가 인용한 학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보면 성장은 모든 것이 뚫고 지나가도록 기다린다고 해서 저절로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나의 경우처럼 일상이 다시 이어진다고 나은 것도 아니다. 회복력이나 동결은 우리가 우리의 현실을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감당하도록 하지만 아무리 타인이 보기에 아무렇지 않게 일상을 이어나간다고 외상 후 성장을 이룬 건 아니다. 오히려 부서지고 파괴된 사람들이 성장한다. 진정으로 나으려면 무던한 척하지 마라. 아무 일 없는 척 연기하지 마라. 아프다는 걸 괴롭다는 걸 그 절망감을 표현해야 한다. 본서에서 인용하자면, 유충에서 나비가 되기 위해 번데기 안에서 흐물흐물한 상태로 녹아내린 액상 상태가 되는 과정이 필요한 것처럼 또 킨츠기 도자기의 경우처럼 우리는 부서진 자신을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 도움을 청할 수 있고 새로운 이야기를 써나갈 수 있으며 변화된 자신과 세계를 이어 통합할 수 있고 영적으로 성장한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본서의 문장들은 실제적이고 치유적이며 아름답다. 그건 성장과 성숙을 가져오는 아름다움이다. 그 아름다움이 당신을 치유되고자 하는 바람으로 이끌기를 바란다. 나에게도 그런 바람이 불기를 바라면서.


#트라우마극복의심리학 #에디스시로 #히포크라테스 #트라우마 #외상후성장 #신경가소성 #후성유전학 #정신의학 #임상심리학 @hippocrates_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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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결정을 위한 하루 10분 논리 연습 - 수학적 사고력을 키우는 페르미 추정 입문서
후카사와 신타로 지음, 한세희 옮김 / 현익출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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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reviewkorea를 통해 현익출판으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더 나은 결정을 위한 하루 10분 논리 연습]이라는 본서의 부제는 [수학적 사고력을 키우는 페르미 추정 입문서]이다. 논리와 수학적 사고력을 말하는 책들에 가끔 한없이 끌릴 때가 있는데 더 논리적이고 싶고 보다 수학적 사고를 하고 싶은 게 이 시대 대부분이 느끼는 바람일지도 모르겠다. 육체적으로 강력한 힘이 성공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대도 아니고 미모로만 성공하는 시대도 아닐 것이다. 이 시대에는 지성과 논리가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히 요구되는 시대이기에 누구나 무의식적으로 논리와 수학적 사고력 향상을 꿈꾸게 되는 듯하다. 그리고 본서의 저자가 독자를 대상화할 때 직장인들을 주요 독자로 가정했듯이 대부분에 직장인들도 수학적 사고력과 논리가 요구되는 것 또한 당연할 것이다. 게다가 페르미 추정에 대한 이해와 적응을 갖게 하는 책이기에 대부분에 직장인들이 꼭 읽고 싶어할 수도 있으리라 짐작된다.

 

본서는 전체 6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고 첫 번째 챕터에서는 페르미 추정에 대해 감도 안 잡히는 것을 짐작하는 방법이 페르미 추정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옮긴이의 주에서도 어떠한 문제에 대해 기초적인 지식과 논리적 추론만으로 대략적인 근사치를 추정하는 방법을 페르미 추정이라고 전한다. 좀 더 보자면 저자는 AI 시대에 인간이 경쟁력을 갖고자 한다면 팩트를 근거로 빠르게 결과를 도출하는 팩트 베이스AI가 장점을 보이는 사고보다 가정을 토대로 직감으로 수치화하는 어섬션 베이스의 사고를 할 수 있는 인간의 특기를 잘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페르미 추정에서 가장 중요한 사고법은 가정’, ‘분해’, ‘비교로 보고 있고 이후 챕터 2에서 챕터 4까지는 이 세 가지를 각각 할당에 연습하게 하는 장들이다. 챕터 5는 종합 연습으로 비교적 쉬운 연습문제부터 난이도가 고급 정도까지의 문제가 이어져 페르미 추정에 익숙해지도록 안배하고 있다. 챕터 6에서는 수학적 사고의 기본을 정의’, ‘분석(분해&비교)’, ‘체계화(구조화&모델화)’로 정의하며 이에 대해 5단계로 나누어 12개의 항목으로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본서를 읽고 연습하며 느낀 것은 짐작의 과학이랄 수 있을 페르미 추정이 필요한 영역이 직장 생활 외에도 다양할 수 있으며 이미 대다수의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능력이라는 것과 수학적 사고력 중 저자가 주지시키는 대목도 업무와 일상에서 대부분이 일상적으로 활용하고 있을 부분이라는 것이었다. 그만큼 인간의 사고에서 필수적인 영역이고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를 추정하고 가정해 보는 사고도 무언가를 분석적으로 나누어 분해해 보는 사고도 다른 대상과 대조하는 비교하는 사고도 일상에서 누구나 하고 있는 부분이다. 본서는 이런 일상적인 사고를 더욱 체계화하고 숙련되게 만들어 주는 책이다. 수학적 사고력을 설명한 정의하고 분해하고 비교하고 그 과정을 구조화하고 모델을 가정해 보는 사고 또한 무의식 중에 누구라도 하는 사고이지만 분명한 건 이를 체계화하고 숙련된다면 무의식 중에 대충 짐작하는 상대보다 과학적으로 사고하면서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페르미 추정은 아직까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의 사고법이고 이러한 페르미 추정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과정을 보고자 면접에서 문제로 제시하는 경우도 많다. 널리 알려진 기업들의 면접 문제들을 보면 페르미 추정에 대한 문제들이 많고 이러한 추정에 이르는 과정을 보면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면접 예상 문제들에서도 페르미 추정 문제는 당연히 빠지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취업준비생들은 페르미 추정에 대한 책들을 필수적으로 읽기도 할 텐데 대부분의 책들이 어려운 난이도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본서는 간명한 설명과 쉽게 숙련될 수 있도록 안배한 문제들로 자연히 페르미 추정을 습득하도록 짜여져 있다. 다른 책들보다 훨씬 더 무겁지 않으면서도 실용적으로 접근하도록 안배된 책이다. 본서의 저자는 후카사와 신타로라고 하지만 본서의 말미에서 저자는 자신이 감수자이며 본서의 집필은 비즈니스 수학 인스트럭터들의 도움으로 만들어졌다고 전하고 있다. 한 명의 개인보다 비즈니스 수학을 연구하는 조직에서 함께 집필한 책으로 실용적인 부분에서 깊은 천착 후의 결과물이 아닌가 생각된다. 페르미 추정을 어렵다고 해서 도외시할 수 있는 시대도 아니고 어려운 난이도의 책들로 인해 헤매는 느낌만 든다면 망설이지 말고 본서에 다가서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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