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 생각을 조종하다 - 데이터는 어떻게 우리의 심리를 설계하는가
산드라 마츠 지음, 안진이 옮김 / 생각의힘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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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 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저자는 컴퓨터 공학과 심리학을 전공한 학자이면서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기도 한 독특한 이력의 전문가이다. 그녀는 기업에서 데이터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법에 대한 자문을 하기도 하며 관심 분야 자체가 개인, 기업, 정책 입안자들이 데이터를 더 효과적이고 윤리적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데 있다고 한다.

 

본서는 심리 타겟팅이라는 독특한 개념이자 기법에 대한 소개와 그 대응에 대한 내용이 담긴 책이다. 비슷한 개념에 관한 책으로는 국내에도 번역 출간된 [다크 넛지][다크패턴의 비밀]이란 책이 있다. 다만 이 책에서 말하는 심리 타겟팅이란 다크 넛지나 다크 패턴이라 불리는 기만적 유도만이 아니라 각 개인의 웹 서핑 과정 중 생성되는 데이터 정보를 기업이나 조직이 입수해 그를 개인 유형 파악에 적용함으로써 입수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파악한 개인의 특성에 적용해 이차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기업 측면에서는 최적화된 소비를 유도하는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으며 정부는 타겟에 맞는 정보나 타겟에 맞게 조작한 정보로 상대의 정치 성향이나 행동을 유도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저자에 의하면 미국에서는 이미 몇몇 의원들의 선거활동에 심리 타겟팅이 활용되거나 각 개인의 정치 성향 파악을 위해 수집된 데이터 입수를 기반으로 해 기업의 소비 마케팅에 활용되어 대서특필된 전적이 있다.

 

본서를 읽으며 느낀 것은 저자가 핵심적으로 주장하고 싶은 것은 심리 타겟팅이 있으니 알아두라는 정도라기보다는 더 나아가 그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본서 후반에서는 명확히 그 대응법들을 제시하기도 했는데 첫째로 데이터 동맹군과도 같을 조직을 결성해 개인이 아닌 집단으로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로 기업이나 공기관의 데이터 수집을 무비판적으로 내버려 두지 말고 데이터 수집에 비용을 부담케 함으로써 데이터 자금화하면 무단 데이터 수집이 저지될 거라는 것이며, 셋째로는 데이터를 모조리 수집하게 두지 말고 데이터별로만 수집할 수 있도록 일종의 데이터 특성화해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는 본서의 주장이 명백히 데이터 주권이라는 이 시대에 제기된 시대적 사안에 대한 것임을 말해준다. 본서에 데이터 주권이란 용어는 등장하지도 않고 그러한 개념으로 정의하고 있지는 않지만, 저자 주장의 골자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데이터 주권이라는 표현 외에는 달리 정의할 표현이 없을 것이다. 도로시 넬킨의 저작 [인체 시장]의 핵심 주장이 인체 주권이었던 것으로 볼 때 본서의 주장도 방향성에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된다. 우리의 능력은 우리가 타고난 인체적 특성과 그를 기반으로 한 이차적인 정신적 특성에 근거한다. 우리는 우리의 능력을 우리 자신의 속성으로 판단하며 우리의 자원으로 본다. 그렇기에 우리의 특성을 정립하는 우리의 인체라는 자원은 우리를 말해주는 가장 일차적인 자원이자 정의인 것이고 그를 우리 것이라 정의할 때 우리의 유전자나 우리 인체의 생성 물질에 대한 주권은 다름 아닌 우리에게 있다. 이 시대에 우리는 온라인상에서 많은 활동과 창작 등 생성을 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일상과 우리의 업무 활동을 프라이버시와 경력으로 보며 이는 우리를 정의하는 그 자체이다. 이 시대에 우리의 활동과 창작 등에 업무는 데이터를 생성한다. 프라이버시와 경력을 우리의 것이나 우리라고 정의한다면 우리가 생성하는 데이터 역시 우리 것이다. 그렇다면 그에 대한 주권을 인식할 필요가 있으며 그 주권을 우리는 지켜야 할 일이다. 우리가 생성하는 데이터를 그저 프라이버시라고만 본다 해도 이건 존중받고 지켜줘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걸 지키려고 조직적으로 대응하는 것 또한 당연한 것이고 이건 제도 차원에서 시스템 차원에서 지킬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일이다. 저자는 바로 그 점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본서를 통해 프라이버시권 이상의 데이터 주권이라는 방향에서 처음 각성하게 되었다. 이런 시대적 각성을 하게 해주었다는 것만으로도 본서는 참 가치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알고리즘생각을조종하다 #산드라마츠 #생각의힘 #데이터주권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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