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보부아르의 말 - 자유로운 삶을 꿈꾼 자주적인 여성의 목소리 ㅣ 마음산책의 '말' 시리즈
시몬 드 보부아르.알리스 슈바르처 지음, 이정순 옮김 / 마음산책 / 2022년 10월
평점 :
어제 한강이 쓴 시를 읽다가 웃었다.
얼마 전에 <보부아르의 말>을 읽고 난 후 사망일을(1986.4.14) 검색하다, 그녀가 묘지에 묻혀 흙이 되고 있을 그즈음 내가 엄마 자궁에 착상되었겠구나 아쉬워 했기 때문이다. (내가 세포로라도 같은 세상을 살았을까요? 뭐 이딴 생각을 했는 데, 한강이 시에서 그렇게 써놔서 진짜 푸헉! 하고 웃음…🤭)
그가 <제2의 성>을 써줘서 너무 좋다.
그가 노년에 대해서 써줘서 너무 좋다.
그가 책을 읽고 걷는 여자인 것이 너무 좋다.
그가 가사노동 임금요구가 아닌 가사 노동 여남 분담을 말할 때, 남자가 수여하는 평등이 아닌 여성이 쟁취하는 평등을 말할 때, 자본주의 철폐와 여성해방을 위해 가족 철폐를 말할 때, 생태주의와 페미니즘의 쉬운 등가가 화난다고 할 때(이 맘을 난 너무 이해한다!!), 삶의 유한함을 받아들여 하고 싶은 공부와 연구를 다음 세대 여성들에게 부탁할 때, 정말 미치도록 똑똑해서 좋아서 죽겠더라. 정확해! 명확해! 선명해!
오늘부터 나의 첫 사랑은 시몬 드 보부아르다! 그가 사랑했던 사르트르를 읽어 드리도록 하겠다ㅋㅋㅋ
이 책 오늘 반납해야해서 문장 긁어모아야 하는 데 진짜 너무 좋아서… 걍 이북 샀음…ㅋㅋㅋㅋㅋ
어디에서도 마르크스가 꿈꾸었던 것처럼 인간을 변화시킬 사회주의가 실현되지 않았어요. 생산관계는 바꾸었으나, 생산관계를 바꾸는 것이 진정으로 사회를 변화시키고 인간을 변화시키기에 충분치 않다는 사실을 우리는 점점 더 잘 이해하고 있어요. 그래서 결과적으로 다른 경제체제에도 불구하고 남성과 여성의 전통적인 역할이 그대로 머물러 있는 것이죠. 이는 우리 사회에서 *남자들이 스스로 우월하다는 생각을 마음속 깊이 내면화한 사실과 연결되어 있어요. 나는 그걸 우월 콤플렉스라고 부릅니다*. 남자들은 그 생각을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요. 그들은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여자에게서 열등한 인간을 보려고 하죠. 스스로 열등하다고 생각하는 데 하도 익숙해져 있어서 평등을 쟁취하기 위해 투쟁하는 여자들이 드문 겁니다. 🤭 한 때 빡센 사회주의자였던 보부아르 ㅋㅋㅋ - P29
네. 그건 상당히 복잡한데, 마르크스가 자본가들에 대해서 말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그들 역시 희생자이기 때문이에요.그래도 제가 한동안 생각했던 것처럼 공격해야 할 대상은 오로지 체제뿐이라고 말하는 건 너무 추상적이에요. *남자들 역시 공격해야 해요. 왜냐하면 체제의 공범이 되지 않고서는 아무런 이득을 취하지 않을 테니까요. 비록 직접 그 체제를 만들지 않았다고 해도요.* 가부장적 체제를 세운 사람은 우리 시대의 남자들이 아니에요. 하지만 어떤 남자가 그 체제를 비판하는 쪽에 속한다고 하더라도 자신은 이득을 보고 있죠. 그리고 이미 가부장적 체제를 내재화한 상태입니다. 체제를 공격해야 하지만 동시에 남자들에게 적대감 아니면 적어도 경계심과 신중함을 지녀야 하며, 그들이 우리의 활동과 가능성을 침해하지 않도록 해야 해요. *체제와 남자들을 동시에 공격해야 합니다. 어떤 남성이 페미니스트라 하더라도 거리를 두고 온정주의를 경계해야 해요.* 🤭 남페미도 경계해랔ㅋㅋ - P33
여성이 결혼과 아이라는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이를 갖고 싶더라도 아이를 키워야 할 조건들에 대해 잘 숙고해봐야 합니다. 현재 모성은 진정한 예속 상태이기 때문이죠. 아버지와 사회는 아이에 대한 책임을 여성들에게, 오직 여성들에게만 맡겨놓습니다. 아이를 키우기 위해 일을 그만두는 사람은 여성이에요. 아이가 아플 때 집에 남아 있는 사람도 여성이에요. 아이가 실패했을 때 책임을 지는 사람도 여성입니다. 만약 어떤 여성이 그럼에도 아이를 원한다면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갖는 편이 더 나을 거예요. 왜냐하면 결혼이 가장 큰 함정이니까요. 🤭 아이를 원한다면ㅋㅋㅋ 결혼 하지 말고 ㅋㅋㅋ - P84
예를 들어, 모두 함께 빨래나 청소를 하는 거죠. 아니면 뭔지도 모를 일을 하기 시작하는 거예요. 수치스러운 일이란 없어요. 모든 일엔 우열이 없어요. 하지만 전체 노동 안에서 어떤 일은 구속적이게 되고, 굴욕적인 것은 그 조건들입니다. 타일 청소, 왜 안 되나요? 타자 치는 일만큼 가치 있는 일이에요! 사람을 비천하게 만드는 것은 한 여성이 타일 닦는 일에 갇혀 있는 방식입니다. 고독, 권태, 비생산성, 공동체에 대한 비통합, 그게 나쁜 거예요. 그리고 집 밖 노동과 집 안 노동 간의 구분……. 어떤 의미에서는 모든 것이 집 밖의 노동이 되어야 할 겁니다. 🤭 모든 노동은 귀하다. 이미 모든 것이 집 밖의 노동이 되어버린 신자유주의 감사합니다. - P85
사실상 지금 제게는 책은 거의 읽지 않고 텔레비전을 많이 보는 대중들에 도달하기 위해 제 작품들을 다시 보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픈 욕망이 있어요. 항상 저의 독자였던 사람들과는 다른 어떤 대중이요. 나중에는 질릴지도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저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만약 서른이나 마흔 정도라면 무척 해보고 싶은 다른 일 하나가 있어요. 정신분석학에 관한 작업입니다. 프로이트에서 재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페미니스트 관점에서 길을 되짚으면서요. 즉, 남성의 시선이 아닌 여성의 시선을 따라서요. 하지만 그 일을 하지는 않을 겁니다. *제 앞에 충분한 시간이 남아 있지 않아요. 그 일은 다른 여성들의 작업이 될 거예요.* - P103
왜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더 많이 평화에 찬성해야 하나요? 제가 말하려는 건 그게 이들만큼이나 저들에게도 관련이 있다는 거예요! 더욱이 누가 오늘날 현실적으로 탄원서와 회의로 평화를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다고 진지하게 믿겠어요? 그건 공허한 미사여구일 뿐이에요.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또는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그것을 위해 싸워야 합니다. 바로 전쟁과 평화를 결정하는 곳에서 싸워야 합니다! "우리는 더 이상 총알받이를 제공하고 싶지 않다"라는 높이 평가받는 여성들의 논거는 그녀들을 또 한 번 어머니의 역할 속으로 밀어 넣습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어머니로서 평화를 찬성해야 할 거예요. 환경보호론자들에게서도 유사한 논거를 재발견합니다. 이런 생태주의와 페미니즘의 등가가 저를 화나게 해요. 하지만 둘은 자동적으로 동일한 게 아니에요. - P121
저에게 ‘우리’는 ‘우리 여성들’이 아니라 ‘우리 페미니스트들’을 의미해요. - P1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