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괴롭히는 사람은 자연재해(태풍, 토네이도, 쓰나미) 같은 거라서 피하는 것 말고는 방도가 없다는 게 나의 결론이다. 그러니 피해자(정상인) 입장에서는 억울하긴 하겠지만 남을 괴롭히는 사람(가해자 혹은 정신병자 혹은 성격이상자, 즉 똥)을 피해야 한다. 

이것은 지난 6개월 동안 팟빵 크라임 8년 치 방송분을 거의 다 듣고 내린 최종 결론이자, 최근 자기애성 성격 장애로 의심되는 사람이 특정 사람(만만이)을 순전한 유희로 괴롭히는 것을 보고 내린 결론이다.


인간 관계로 인해 그 어떤 이득도 보지 않으려 행동하면 그 어떤 피해도 입지 않게 된다는 것이 내가 이 한심한 인간 세계에서 한 가지 깨달은 생존 전략이다.


나는 의도적으로 사람들이 나에게 기대하는 것이 없게 하기 위해 행동한다. 친절을 베풀지(?)도 않고, 덕담을 하지도 않고, 스몰토크도 하지 않는다. 사소한 선물을 주지도 않고, 사소한 안부도 묻지 않는다. 또한 마지막 필살기로 경조사를 챙기지 않는다. 경조사를 챙기지 않으면 아무도 나에게 그 어떤 기대도 하지 않기 때문에 똥파리가 꼬일 일이 0에 수렴하게 된다. 


사람들이랑 얽혀서 똥밭에 구르면서 살고 싶지 않다. 최대한 최대한 피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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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건 뭐든 드리겠습다. 이 조직이 계속 유지될 수만 있다면 필요한 모든 걸 지원해드리죠."

노인이 다 시 앉으라는 손짓을 했다.

"참으로 딱하시오. 아직도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게 뭔지 모르고 있다니."

"그게 뭔지 말씀해보시죠."

"무기? 돈? 아니오. 그보다 더 귀중한 게 있소. 조직은 셀던과 같은 웅대한 목표로 유지되는 게 아니오. 단지 거창한 목표만으로 이성을 가진 정상적인 사람들이 기꺼이 목숨을 던지게 만드는 건 불가능하지. 조직이 존재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게 한 가지 있소. 그건 조직의 공기이자 피요. 그게 없으면 조직은 당장 무너져버리지."

"그게 뭔가요?"

"원한이오."


삼체 2부 암흑의 숲 / 류츠신


위에 인용한 부분을 3글자로 요약하면 문동은(드라마 <더 글로리> 주인공).


요즘 나는 원한 0%의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즉 세속적 삶의 의지 0라는 말.

배상훈 크라임에서 <3096 days>에피소드에서 '사람은 적응된 환경을 쉽게 바꾸려 하지 않는다. 비록 그게 감금된 상태일지라도.' 했는데, 이게 내가 죽지 않고 사는 이유 같다. 사는 데 적응해버렸으니까. 이왕 적응한 김에 계속 사는 거. 


박장범 청문회를 보면서 '그래 저게 인간이지. 눈 알을 위로 이리저리 굴리면서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 곧 들통날 거짓말하는 거, 저게 인간이지. 쟤가 나보다 낫다. 나는 거짓말을 지어내 애정조차도 없으니...' 디올에서 파우치로 분류되는 백 중에는 아이폰 14 프로가 들어가지 않는 사이즈도 있다. 그냥 눈으로 보면 폰 정도는 들어갈 거 같은데 들어가지 않는다. 그래서 나도 사고 싶었던 디올 파우치 백을 사지 못했던 적이 있다. 폰이 들어가는 다른 파우치 백을 샀지. 디올 개 하네스도 170만 원인데... 디올이즈뭔들. 디올에 65만 원짜리 양말도 파는데. 양말이든 파우치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디올이라는 게 중요한 건데. 디올빠로서 청문회 보다가 데굴데굴 구를뻔 했다. 


나는 그냥 내 의지가 아침저녁으로 홈트를 기꺼이 할 수 있는 정도면 만족한다. 매일 아침 홈트를 하고 양배추 샐러드를 먹고. 땀을 흘리며 저녁 홈트를 하고 씻고 잔다. 매일 7시간 30분 이상 자는 것이 목표이다. 매일 지킨다. 나는 늘 속으로 생각한다. 세속적으로 나보다 잘난 사람들을 보면서. '야 이 새끼야, 내 앞에서 잘났다고 나대지 말고 잠이나 푹 쳐 자라'라고. 이런 생각이 들 때, 나는 '이건 열등감인가, 오만인가, 둘 다?' 하는 의문이 든다. 부와 명예를 바라지 않는 나의 심리는 나에게 넘어올 여자에게만 들이대는 못난 남자이 심리와 같은 걸까? 고상하게 말하면 '여우의 신포도' 심리? 요즘 내가 만든 신조어로는 '헤르미온느 병'.


세상 사람들은 내 예상보다 더 수준이 낮은 거 같다. 그런 수준 낮은 사람들의 수준에 맞는 세상이라면 내가 원한도 애정도 없는 게 당연. <삼체>를 재미있게 읽고 있긴 하지만, 사실 나는 인류가 멸종하든 말든 관심없기에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처럼 적극적으로 인류를 지키려 하거나 적극적으로 인류를 멸종시키려고 하지 않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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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노라>와 <룸 넥스트 도어>를 같은 날 연이어서 봤다.

두 영화의 배경은 같은 시간 같은 공간의 뉴욕이다.

하지만 주인공의 사회적, 신체적 배경은 극과 극이다.


<아노라>의 주인공 아노라는 동유럽 출신의 이민자로 25세의 미모의 여성 스트리퍼다.

<룸 넥스트 도어>의 주인공 마사(틸다 스윈튼)은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많은 혜택을 받으며 살아온 50~60대의 암환자로 전직은 뉴욕 소재 언론사의 종군기자이자 미혼모이다. 


하지만 두 영화의 주제는 같다.

내 삶의 존엄은 내가 지키겠다!!!!!!!


p.s. 나는 죽여버리고 싶은 사람이 있을 때마다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와 드니 빌뇌브의 <시카리오 암살자들의 도시>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기분을 해소하곤 했는데, 심지어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마지막 화염방사기 장면은 너무 좋아서 화면캡처 이미지를 폰에 넣어두고 빡이 칠 때마다 보면서 꼴 뵈기 싫은 인간을 화염방사기로 태워 죽이는 상상을 하곤 했다. 그런데 말입니다, <아노라>의 주인공이 <원스 어폰 어 타인...인 할리우드>에서 화염방사기에 태워지는 새디(미키 매디슨)랍니다. 하... 살인예방 영화 중 한 편이 그 기능을 잃었으니 나는 어쩔 수 없이 '면벽자'가 되어야겠다. 세상엔 불태워 죽어야 할 쓰레기 같은 인간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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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벽자는 인류 역사상 가장 어려운 사명을 짊어지게 됩니다. 그들은 완벽하게 혼자가 되어 이 세상은 물론 우주 전체에 대해 자신의 내면세계를 감추어야 합니다. 그들이 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상대이자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대상은 오직 그들 자신뿐입니다. 그들은 이 위대한 사명을 안고 기나긴 세월을 고독하게 지내야 합니다. 



"왜 접니까? 다른 세 명에 비하면 저는 아무런 자격도 없습니다. 능력도 없고 경험도 없어요. 전쟁을 본 적도 없고 국가를 통치해본 적은 더더욱 없습니다. 저는 훌륭한 과학자도 아니고 여기저기서 베끼고 짜깁기한 논문으로 겨우 밥이나 빌어먹고 사는 대학교수일 뿐입니다. 될 대로 되라며 하루하루 즐기며 사는 사람입니다. 내 핏줄을 남기고 싶은 생각도 없는데 빌어먹을 인류 문명 따위에 관심이 있을 턱이 없죠.... 그런데 왜 저죠?"


삼체 2부 암흑의 숲 / 류츠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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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영화 <그 여름의 시간들>과 영화 <허트 로커> 사이를 오락가락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면서 책 <삼체>로 도피하며 끝이 나 버렸다.


영화 <그 여름의 시간들>은 영화감독 올리비에 아사야스의 자전적 경험을 영화로 만든 것으로 covid19로 인해 프랑스 봉쇄 조치 당시 시골의 가족 저택에서 갇혀(??) 지내던 때의 이야기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나는 아사야스 영화의 뭔지 모를 문화 금수저 느낌(특히 영화<여름의 조각들>)의 원인을 알 수 있었다. 문화 금수저 집안에서 태어나 자란 감독이었다.


영화 <허트 로커>는 우리가 흔히 '직장은 전쟁터, 직장 밖은 지옥' 하는 말을 비유도 상징도 없이 직장은 전쟁터, 주 업무는 폭탄제거인 인물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다. 사실 영화는 전쟁과 인간성이 주제이고 이 점을 잘 연출 했기에 아카데미 최초 여자 감독상(2010년에서야 첫 여자 감독상, 유리천장 아니고 철큰 콘크리트 천장)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영화가 되었고, 감독은 중학생 때부터 나의 영웅(아카데미보다 내가 더 안목이 빨랐다. 이것들아!!). 


늘어나는 흰 머리카락 때문에 주기적으로 염색을 해야 하는, 이제는 나도 직장에서 폭탄 서너 개 정도는 너끈히 컨트롤 가능한 노련한 경력자가 된 지금 이 영화를 다시 보니, 그냥 극한직업 전쟁군인 편처럼 보였다. 이 영화의 명대사 3개. 

폭탄을 보며 주인공이 하는 말 "오 베이비"

군대 막사 간이 침대에 누우며 주인공이 하는 말 "역시 집이 제일 편하지."

마지막으로 군 고위직이 주인공에게 어떻게 하면 그렇게 많은 폭탄을 제거할 수 있나는 질문에 "죽지 않으면 됩니다."라고 답하는 주인공.


한편 우리의 문화 금수저 프랑스 백인 아저씨는 경치가 끝내주는 저택 주변 숲에서 스마트폰으로 심리상담가와 상담을 한다. "봉쇄가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지금 너무 편하고 좋아요. 네, 물론 나는 운이 좋죠. 가족 저택에서 지내니까요. 이걸 봉쇄라고 해야할지도 의문이예요."


하지만 우리의 흙수저 제이미 동지는 전쟁터가 아닌 평화로운 곳에서는 도무지 자극이 없어 지루하고 시시하여 다시  폭탄 속으로 뛰어든다!


퇴근 후 저녁마다 <허트 로커>와 < 그 여름의 시간들> 예고편(미개봉작, 2024BIFF 상영작)을 보면서 퇴직과 존버 무엇이 정답인가를 곱씹기만 하는 직장인 생활을 하던 중


회사에서 아무도 읽지 않은 새 책 <삼체>르 발견하고 냉큼 빌려서 읽기 시작한 후 열탕과 냉탕 같은 두 영화 사이에서 존나 고뇌하던 나는 사라지고 <삼체>의 두 주인공 예원제와 왕먀오에게 빙의하게 된다. 그럼 난 이만 컴퓨터를 끄고 다시 <삼체> 속으로. 



ps. <삼체>의 코미디 부분을 옮겨본다.

"헛소리하지마! 아인슈타인은 반동 학계 권위자다. 그는 기회주의자야! 미국 제국주의에 빌붙어 원자폭탄을 만들었어! 혁명적인 과학을 이룩하려면 상대성 이론으로 대표되는 자산 계급 이론의 검은 깃발을 타도해야 한다!



"동지 여러분, 혁명 소장 여러분, 혁명 교직원 여러분, 우리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의 반동 본질을 알아야 합니다. 그 본질은 일반 상대성 이론에 가장 잘 나타나 있습니다. 그는 정적 우주론을 제기해 물질의 운동 본성을 부정한 반변증법을 주장했습니다! 우주가 유한하다고 했으니 철두철미한 반동 유심주의입니다."



외계 문명에 발송할 정보: 이 정보를 받은 세계는 주의하십시오. 당신들이 받은 정보는 지구의 혁명 정의를 대표하는 나라가 발송한 것입니다. 과거 당신들은 같은 방향에서 온 정보를 받았을 것입니다. 그것은 지구의 제국주의 초대국이 보낸 것으로 그들은 지구의 다른 초대국과 세계의 패권을 다투며 인류 역사를 후퇴시키려고 합니다. 당신들은 그들의 거짓말을 듣지 않고 정의의 편에, 혁명의 편에 서기를 바랍니다. 

소견: 읽음. 당치 않은 글이다! 대자보는 땅에서나 붙이면 되지 우주에까지 보낼 필요 없다. 


이 부분들에서 나는 데굴데굴 구르고야 말았다. 약간 커트 보니컷 느낌도 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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