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산을 넘고 싶다 한젬마의 한반도 미술 창고 뒤지기 1
한젬마 지음 / 샘터사 / 2006년 7월
품절


백포리 입구 왼족에는 드넓은 갯벌이 몇 척의 배를 가둔 채 숨죽이고 있았다, 아, 이것이 바로 폐허의 미학이구나. 언제부터 버려져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은빛 햇살을 가득 안고 있는 포구는 늙은 퇴기마냥 쓸쓸해보였다 하지만 그 장엄함 아름다움이란 화려함에 비길 바가 아니었다, 뒤에 생각해보니 이 폐허 버려짐은 모종의 암시였는지 모르겠다,-72쪽

사람들은 '낡다'라는 말을 부정적으로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너덜너덜하고 구차하고 남루하고 볼품없는....'낡다'라는 말에는 이제 더이상 새로운 것이 끼어들 자리가 없다 다만 원래 가지고 있던 최초의 본질만이 남아있을 뿐 낡을 대로 낡은 부스스한 붓털에는 여전히 먹물 자국이 남아 있엇지만 의재가 가고 없는 지금 한없이 고요한 정적만을 머금고 있었다 깊음 명상에 들어선 듯 말이다 하지만 누구라도 먹물을 묻히면 금방 생생한 그림 한점을 그려 낼것 같았다,-127쪽

나는 전통을 잇는다는것은 무수한 쉼표를 늘어뜨리는일이라고 생각한다 마침표를 똑 떨어뜨려 멈추는게 아니라 .계속 쉼표를 만들어 뒷사람들이 그 쉼표를 계속 잇게 만드는일 그게 바로 대를 잇는 일이고 전통을 지키는 일이고 또다른 창조 행위다,-1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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