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페이퍼" 리스트를 대충 살펴보니, 그래도 비 피해 크게 입으신 분은 안 계신 것 같아 다행입니다
물론 피해가 심한 분들은 아예 인터넷에 안 들어오시겠지만, 에에, 다들 무사하신 거죠?
여긴 비 그친지 좀 되었는데, 모쪼록 그만 오셨으면 좋겠네요
집에 있으면서도 마음이 영 안 좋아요

그래도 일단, 먹고 살기는 해야죠(저 말이에요)
어제 오늘 해먹은 맛난 음식 알려드릴게요

원래 어제 하기로 마음 먹었던 건, 오징어볶음!
마침 쌈배추가 많이 남아 후다닥 볶아서 싸먹으면 맛날 것 같았죠
(이렇게 말하니 오징어볶음 되게 많이 해본 것 같지만 실제로 단.한.번.도. 안 해봤음 -_-v)
그랬는데, 엊그제 만난 존경하는 ㅂ님이 절, 아담한 쌀국수 가게에 데려가 주시지 뭡니까?
거기서 먺은 볶음쌀국수가 어찌나 맛나던지, 메뉴 급선회! 집에서도 해먹을꼬야!

레시피는 해먹는 사람마다 조금씩 달라요
엄청 간단한 양념도 있고 좀 복잡한 것도 있고...
고민하다 그냥 이것 저것 섞어서 제맘대로 레시피로 결정!
그럼 어떻게 맹그는지 한 번 보셔요
맛에 비해선 무지 간단하단 말씀!

0. 쌀국수 불리기
쌀국수(요샌 마트에서 다 팔아요, 볶을 거니까 너부대대한 걸로 사세요, 전 건면일 때 2.5mm 너비 정도 되는 걸 샀어요)는 30분 이상 찬물에 넣어 불립니다
엄지랑 검지로 쥐었을 때 한 고리 정도가 1인분인데, 채소의 양에 따라, 식욕에 따라 가감하셔요
쌀국수는 밀국수랑 달라서, 물에 몇 시간 넣어둬도 불거나 흐트러지지 않으니까요, 미리 미리 담가두세요
그리고 쌀국수는 건면을 물에 바로 퐁당 넣으면 맛 없대요! (그렇게는 한 번도 안 해봐서 진실인지는... 궁금하신 분은 한 번 바로 삶아보시길;)

2. 채소 손질하기
그냥 있는 채소 아무거나요
단, 숙주는 필수!
제가 쓴 건, 청홍피망, 새송이버섯, 양파, 숙주, 부추 조금
피망이랑 버섯이랑 양파는 채써시구요, 부추는 적당한 길이로 잘라두시고, 숙주는 물에 헹궈 물기 빼시면 돼요

3. 닭가슴살 삶기
닭가슴살 한 쪽을 끓는 물에 퐁당~
닭가슴살 처음 익혀봤는데, 생각보다 빨리 안 익더군요? 그래도 10분 정도면 어지간하게 익는 듯
삶아 건져서 좀 식힌 후 결대로 가늘게 찢어두세요
원래는, 오징어랑 새우살 넣어서 해물 볶음쌀국수로 하려고 했는데요, 사정상... (앤님이 너무 일찍 와버리셔떠요) 냉장고에 있던 닭가슴살로 황급히 대체;
아 물론 물론, 이런 거 없이 푸성귀로만 해도 맛나요(아마 그, 그럴걸요? ^^;)

4. 쌀국수 데치기
닭가슴살 삶은 물에 바로 데쳐도 돼요(싫은 분들은 새로 물 끓여서 하세요 :p)
쌀국수 "삶기"가 아니라 "데치기"인 거 보이시죠?
끓는 물에, 아까 불려둔 쌀국수 퐁당 넣은 후, 젓가락으로 휘휘 저으면서 사진 찍을 때 하는 '하나 둘 셋' 하고 바로 건져 내세요
잠깐만 들어갔다 나와도 반투명해지면서 부드러워져요

5. 스크램블드 에그 만들어두기
달걀 하나 깨뜨려 소금이랑 후추로 간 조금한 후 프라이팬에 기름 두르고 젓가락으로 휘휘 갈라 스크램블드 에그 만들어 주세요
귀찮거나 달걀 없으면, 달걀 싫어하시면, 물론, 안 하셔도 돼요

6. 양념장 준비하기
이 양념장에 따라 맛이 달라져요
제가 만든 양념장은... 중화풍 비스무리한 것으로... 아무튼 먹어보면 맛은 있으나... 음음, 아무튼,
두반장(마파두부 할 때 쓰는 불그스레한 소스 아시죠?) 한숟갈+@, 굴소스 한숟갈, 간장 반숟갈, 맛술 한숟갈, 설탕 반숟갈~한숟갈, 까나리액젓 반숟갈
원래 볶음쌀국수 레시피를 보니까 다들 '휘시소스'(월남쌈 먹을 때 찍어 먹는 소스)를 한숟갈씩 넣던데,
역시나 집에 없었던 관계로 굴소스+까나리액젓 쬐끔, 으로 대체했어요
그리고 쟤네 볶을 때 고추기름이나 칠리오일 쓰라는데, 없어서 두반장을 조금 더 넣었고요
아무튼, 두반장이랑 굴소스가 메인이구요, 맛 보셨을 때 옷, 생각보다 맛있네? 근데 좀 짜네? 싶게 만들어 두시면 돼요! 너무 짜다 싶을 때는 설탕 쬐끔만 더 넣으시되, 소스에 설탕이 다 녹아들어갔는지 먼저 확인하기!

7. 볶기
팬에 기름(위에서 말씀드렸죠? 칠리오일이나-말은 이렇게 하고 있으나 얘의 정체를 알 수 없음; 고추기름이랑 같은 거 아녀?-이나 고추기름이 좋대요) 두르고, 다진마늘 반숟갈 정도 넣어 볶습니다
향 나라고요
이 때 다진 파도 좀 넣어도 되고요, 빨간 고추 다졌다가 넣으셔도 돼요
마늘이 허옇게 익어가면, 기름 쪼꼼 더 두르고(마늘이 기름을 먹어요!) 채썬 채소 넣습니다
단! 숙주랑 부추는 넣지 마세요! 얘넨 나중에 넣어야 안 뭉그러져요(팽이버섯 쓰실 때도 마찬가지, 마지막에 넣어주세요)
잘 안 익는 거 먼저, 잘 익는 거 나중에 넣으시면 되는데요, 저는 당근 같이 딱딱한 푸성귀를 안 써서 그냥 한꺼번에 다 넣었어요
채소 숨이 좀 죽었다 싶으면 만들어 둔 소스 끼얹고 뒤적여주세요
소스 양이 너무 적은 것 같으면 후다닥 쫌 더 맹그시거나, 물을 한두 숟갈 넣어주시면 돼요(전자는 좀 짜지고 후자는 좀 싱거워진다는 차이가 있는 하지요, 흠흠;)

8. 섞기
소스가 푸성귀에 다 묻었다 싶으면 삶아서 건져 둔 쌀국수 넣고 휘적휘적 섞습니다
국수에도 소스가 묻었나요?
그럼 찢어둔 닭가슴살이랑, 스크램블 해 둔 달걀이랑, 숙주랑, 부추 넣고 재빨리 섞어주세요
숙주랑 부추는 아삭아삭한 맛이 남아 있어야 맛있어요
다른 애들이랑 섞였다 싶으면 과감하게 불 꺼버리세요, 아셨죠?
어차피 잔열 때문에 좀 더 익거든요(오, '잔열' 이런 말 쓰니까 나 요리 전문가 같애!)

9. 완성! 땅콩가루 솔솔~ 뿌려서 드세요!
땅콩가루 넣을 생각을 못 했었는데, 엊그제 먹은 그 집에서 맛보니 꼬스름한 것이 맛나데요?
그래서 따로 그릇에 담아 냈어요
뿌려서 섞어 먹으면 맛나요! 물론 그냥 먹어도 맛나요!



넓은 접시에 담아 먹으라는데, 저희 집에 멀쩡한 넓은 접시 없는 거 아시죠? 그래서 멀쩡한 작은 접시에 담아 사진 찍었어요
어제는 먹느라 정신 없어서 못 찍었고요, 오늘 또 해먹었을 때 찍은 사진이에요(파란 피망은 어제 다 먹어치워서 여긴 안 들어갔어요)
이렇게 놓고 보니 무슨 부추잡채나 고추잡채 같기도 하지만... (그러고보니 맛도 비슷한 것 같기도;;;)
볶음쌀국수라구요오~~~
얼마나 맛있냐구요?
프라이팬 넘치게, 족히 4인분은 될 만큼 만들어서 앤님이랑 싹싹 긁어먹을 만큼 맛있어요!

* 뽀나쓰 사진 *
낮에 부쳐 먹은 감자전, 짠짠



(닭죽 해먹을 때 부추를 반 단만 샀는데도 아직도 많이 남아서 뭐 해먹을 때마다 넣고 있어요
그래도 많이 남아서... 내일쯤, 냉동해둔 김치양념 녹여서 버무려놔야겠어요, 쿨럭;)

에이, 다 쓰고 나니까 비 또 오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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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06-07-17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 숙주 좋아해요,그렇게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