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다양…의사와 상의해 치료를  




............................................................................권순억 <울산대 의대 교수ㆍ서울중앙병원 신경과>


편두통, 통증 심하고 구토 느낄 정도면 꼭 병원 찾아야
두통은 질병으로 생각하기엔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용어이다. 대다수 국민이 1년에 한번 이상은 두통을 경험하며, 10% 정도는 두통으로 인해서 자주 병원이나 약국을 방문해서 약을 복용하고 있다. 두통은 너무나 흔해서 쉬운 문제인 것 같으면서도 실제로 발생한다면 두려움이나 걱정을 갖게 된다. 이런 두려움은 두통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없기 때문이다. 두통은 크게 편두통, 긴장성 두통, 머리나 전신 질환에 의해서 발생하는 2차성 두통 등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편두통'

편두통은 10대~30대에 흔히 발생하며, 20ㆍ30대 여성의 10~20%가 편두통을 갖고 있다. 하지만 40대 이후의 여성이나 남성에서도 흔하게 발생한다. 편두통의 특성은 한쪽 머리의 박동성 통증이다. 박동성이란 마치 심장이 뛰는 것처럼 심한 통증이 생겨서 환자들은 "머리가 욱신거린다", "씀벅씀벅한다", "쿵덕쿵덕 거리면서 아프다"라고 표현한다. 편두통에서 통증의 정도는 매우 다양해서 가벼운 두통에서부터, 아무런 일도 하지 못할 정도의 심한 두통이 발생하며 대개 몇 시간에서 3일 정도 지속된다. 편두통 환자들은 두통이 있을 때면 소화가 안되거나 속이 메슥거리고 심하면 구토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위장관 장애와 함께 다음과 같은 증상들 중 한두 가지가 동반된다면 편두통이 확실하다. 두통이 있는 쪽의 눈이 아프거나 충혈된다, 머리를 흔들면 두통이 심해지므로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게 된다, 밝은 빛과 소음, 냄새에 예민해진다. 그래서 편두통의 경험이 많은 환자들은 두통이 생길 것 같은 예감이 있으면 조용하고 어두운 곳을 찾아서 쉬려고 한다. 이런 일반적 증상과 함께 다양한 신경학적 이상도 나타날 수 있다. 이들 중 가장 흔한 것이 시야 장애이다. 머리가 아플 때면 한쪽 편이 어두워지거나, 사물이 일그러져 보이기도 하고, 밝은 반점이 떠다니는 것이 보여서 안과를 찾는 환자들도 있다. 그 외 심한 어지러움증, 감각장애나 마비가 동반되기도 한다.

'긴장성 두통'

긴장성 두통도 여성에서 더 많고 그 빈도는 편두통보다 더 높다. 10대 이후 전 연령층에서 모두 발생할 수 있으나, 30~40대의 장년층의 환자들이 가장 많다. 두통의 양상은 편두통보다 더 다양하다. 뒷머리가 묵직하거나, 콕콕 쑤신다거나, 머리 전체가 멍하게 아프다고 표현하기도 하고, 머리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아프다고 한다. 편두통에서 흔히 보이는 메슥거림, 구토, 안구 통증의 증상이 동반되지 않는다. 두통이 한번 발생하면 수일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흔하다. 심리적ㆍ육체적으로 힘들 때, 스트레스가 많을 때 두통이 흔히 발생해서 긴장성 두통이라고 표현한다.

만성 두통이 없던 사람에게서 두통이 발생하면, 뇌종양이나 고혈압에 의해서 두통이 발생한 것이 아닌가 하고 걱정하게 된다. 뒷머리가 아프면(뒷골이 댕긴다) 흔히 고혈압이 있다고 생각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고혈압에 의해서 두통이 발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런 두통의 대부분은 긴장성 두통이다. 뇌종양은 발생빈도가 매우 낮다. 마비나 경련 등의 신경학적인 이상 없이 두통만으로 표현되는 뇌종양은 드물다. 그러므로 막연한 두려움을 갖기보다는 두통을 전문으로 하는 의사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2차성 두통'

그 외 여러 가지 질병에 의해 2차적으로 두통이 발생할 수 있다. 감기나 다른 전신 질환으로 인한 발열이 있으면 머리에 아무런 이상이 없어도 두통이 발생할 수 있다. 다음과 같은 동반 증상이 있으면 뇌출혈 등 질환이 의심된다. 머리의 충격과 함께 의식 소실, 마비나 어지러움증이 동반된 경우, 외상 없이 갑자기 뒷머리를 망치로 얻어맞은 것 같이 심한 두통이 발생하면서 메스꺼움, 구토가 발생한 경우, 두통과 함께 고열이 있고 뒷머리가 뻣뻣한 경우 등으로 이때에는 응급실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두통이 수일 혹은 수주간 지속적으로 악화되거나, 두통 이외에도 다른 신체 장애가 동반된 경우 등에는 의사의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료ㆍ대처법'

두통의 치료는 원인에 따라서 다양하다. 가벼운 편두통은 일반적인 진통제에 잘 반응한다. 그러나 심한 두통과 함께 구토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진통제에 잘 반응하지 않아서 많은 양의 진통제를 복용하게 만든다. 두통의 정도가 심하거나 빈도가 잦은 경우에는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편두통은 크게 예방하는 약과 통증을 줄여주는 약으로 나눌 수 있다. 한달에 심한 두통이 2회 이상 발생하거나, 두통의 빈도가 높아서 주기적으로 진통제를 복용하는 경우에는 예방하는 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진통제에 잘 반응하지 않는 두통인 경우에는 편두통에만 잘 듣는 약들을 의사에게 처방 받아서 복용하는 것이 좋다.

긴장성 두통의 치료에 있어서 통증을 억제하기 위한 약물의 복용과 함께 긴장성 두통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들(불면증, 스트레스에 지나치게 민감한 성격, 우울증, 목 부위의 뼈나 근육의 이상 등)을 찾아서 해결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요인들을 제거하지 않으면 긴장성 두통이 지속되거나 쉽게 재발해 진통제를 남용하게 된다.

두통은 대부분 특별한 질환 없이 발생하는 1차성 두통이다. 그러므로 막연한 두려움을 갖기보다는 두통의 원인에 대해서 의사와 상의한 후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권순억 울산대 의대 교수ㆍ서울중앙병원 신경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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