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울보님의 "밥하기 싫어요" 페이퍼를 보고 생각나서 만들어 먹은 김치국밥이에요
김치국밥을 처음 끓여먹어본 건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 때였지 싶어요
당시 어머니는 겨울이면 이~따만한 (뚜껑 연) 압력솥에 김치국밥을 한가득 끓여 동네 아주머니들과 점심을 나눠 잡수셨지요
헌데 그날은 귀찮으셨던지, 아주머니들이랑 나누시던 얘기의 맥이 끊기는 게 싫으셨던지 저한테 한 번 해보라고 하시더군요
물론 저는 몸만 부엌에 있고 어머니가 이래라 저래라 원격조종을 하셨지만요 ^^
그 때의 기억을 되살려(완벽 복원인지는 의심스러움) 반찬 없거나 입맛 떨어지면 간혹 해먹는 김치국밥, 짠짠
알라딘엔 요리 잘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제 걸 들이대는 건 언제나 뻘쭘하지만
흠흠, 어디까지나 제 음식은 대충 먹고 대충 사는 것을 생의 목표로 삼는, 초초초초초...귀차니스트들을 위한 것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오늘도 꿋꿋하게 요리법을 올립니다 ^^;

0. 준비물
(국)멸치, 김치, 식은밥, 소금 쬐끔, 참기름 쬐끔, 통깨 쬐애끔
1. 멸치 한 줌을 물에 넣고 국물을 우려낸다
국물 내는 큰 멸치면 됩니다
없으면 중간 크기 그냥 넣으시고요
물 양은... 에... 저게 딱 라면 1인분 냄비거든요? 저 냄비에 반쯤 차게 넣었어요
그니까 라면용 물의 1.5배~2배 정도?
2. 물이 끓고 멸칫물이 우러나오면(물이 살짝 갈색이 됨) 멸치를 건져낸다
국물용이 아닌 멸치를 넣으셨거나/넣으셨고 국에 멸치 통째로 들어간 게 거북하지 않으신 분들은 그냥 두셔도 됩니다
(전 국에 들어간 멸치랑 눈이 마주치면 식욕이 싹 달아나는 인간인지라... ^^;)
3. 숭덩숭덩 썰어놓은 김치를 넣는다
김치에 되어 있는 이런 저런 양념 같이 넣으시고요, 김칫국도 조금 넣어주세요
김치찌개용 김치면 좋겠지만, 어제 전 냉동실에 들어있는 신김치 한 포기 꺼내 해동하기 귀찮아서 그냥 얼마 전에 올라온 김장김치 넣었습니다
양은 모르겠고, 대충(이 말이 제일 많이 등장하는 것 같애 -.-) 물의 1/3~1/2을 메울 수 있을 만큼?
4. 팔팔 끓으면 찬밥을 넣어 잘 풀어준다
제가 넣었던 건 큰 햇반 반
양에 차냐고요? 물론 아니지만 그제 술을 마셨던 관계로 소식을 해야 했거든요 ^^;
5. 밥이 퍼졌다 싶으면 불을 끄고 참기름 한 방울, 통깨 쬐애끔 넣는다
대파 같은 게 있으면 4번하고 5번 사이에 대충 썰어넣으셔도 돼요
불 끄기 전에 맛을 한 번 보시고, 좀 싱겁다 싶으면 소금간 해주세요
에 그리고... 굳이 안 넣으셔도 상관없습니다 ^^
6. 냠냠 퍼먹는다
기타:
1. 어제 들어가면서 가쓰오부시 국수장국을 산 터라 시험삼아 한 숟갈 넣어봤습니다
맛은 그럭저럭 괜찮은데 시원하고 개운한 감은 좀 떨어지는 것 같아요
2. 역시 어제 들어가면서 어묵 한 봉지를 샀는데요, 그것도 먹고 싶어 한 개 잘라 넣었습니다
역시 맛은 그럭저럭 괜찮은데 시원한 맛은 떨어집니다
3. 양파 같은 게 있으면 그것도 좀 썰어넣어주시면 맛있어요
4. 라면에 달걀 넣는 거 좋아하시는 분들은 여기도 달걀 하나 풀어 잡수셔도 되어요 :)
5. 저는 뚝배기는 귀찮고, 뜨거운 걸 잘 못 먹는 데다 성격이 급해서, 금방 끓고 금방 식는 양은냄비에 끓였는데요, 국밥은 뜨시게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잘 안 식는 냄비를 사용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