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호랑녀 > 출판... 뒷이야기

 

 

 

 

 

학교 그만 두고, 알라딘에서 열심히 놀고 있을 때(물론 거의 글은 안 쓰고 눈팅만 하던 때였죠), 친구에게 제의를 받았습니다.

너 동화책 한 권 써라.

야, 책은 아무나 쓰냐? 나까지 쓰레기 만드는 일에 일조하고 싶지 않다.

처음엔 제가 이렇게 이성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친구가 계속 얘기합니다. 이 책은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겪는 일들을 아이들의 눈높이로 써보자는 것이다, 딱 우리 아이들의 눈높이면 된다... 너 아이들이 고민을 털어놓을 때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얘기 없었니? 직접 아이를 키우는 주부들이 써 보자!

그 이야기에 솔깃했습니다. (이성을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

사서교사를 할 때, 참 많은 아이들이 저에게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형제가 많은 집 아이들도, 친구가 많은 아이들도 겉보기완 다르게 정말 외로운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어떤 외동아이는 잠자기 전에 침대에 앉아서 벽을 보고 얘기한답니다. 또 어떤 아이는 운동을 잘 못해서 친구들 사이에 끼지 못하는 것때문에 심리치료를 받기도 했죠.

어떤 아이는 부모님이 자꾸 싸우셔서 늘 힘들어했죠. 그 아이의 말을 적나라하게 들은 후에 동네에서 그 아줌마를 만나면 눈을 맞출 수가 없기도 했죠. 엄청 우아하고 고상한 아줌마였거든요. ^^

(그 아이들만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우리집의 셋이나 되는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큰놈은, 가출을 꿈꾸면서 돈을 모으고 있었고, 둘째는 위아래로 치여서 늘 외로워합니다. 그리고 셋째는 늦둥이라서... 말이 통하는 형제가 없으니 또 외롭답니다.)

저는 때로는 함께 울면서, 때로는 함께 웃으면서 그저 이야기를 들어주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속으로는 그 아이들이 참 기특했습니다. 이제 너희들은 때가 되었구나, 이제 곧 날아오르겠구나...

외로움이란 건, 절망이 아니라 기회라는 걸 아이들에게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때는 얘기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들어주는 것이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친구의 제의를 받고, 출판사 관계자를 만나면서... 그 얘기를 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성을 잃고 OK를 해버리고야 말았던 것입니다 ㅜㅜ

쓰면서 내내 후회했고, 제가 우울했고, 제가 힘들었습니다.

고쳐쓸 때마다 이야기가 바뀌었고, 나중에는 제 머릿속에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 떠돌아다녀서 그 중 어떤 놈들이 태어났는지도 헷갈리게 되었습니다.

역시... 책은 아무나 쓰는 게 아니로구나 다시 한 번 생각했습니다.

어쨌든, 이 책은 이렇게 태어나고야 말았습니다.

 제가 남편에게, 차라리 애를 하나 더 낳고 말지, 책 쓰는 건 정말 힘들다... 고 말했습니다. (애는 쑴풍쑴풍 잘 낳거든요. 둘째는 20분만에 뚝딱 낳았대니깐요) 그러면서도 또 머리 한쪽에서는 다음에 혹시 또 쓰면 이런 식으로 써볼까,  저런 아이를 등장시켜볼까... 머리 굴리고 있습니다.

책이 나오면 무지 후련할 줄 알았습니다. 헉... 그런데 정말 무지 부끄럽고 무지 창피하고... 그냥 잠수하고 싶군요.

혹시 제 책을 읽으신다면, 거리낌없는 비판 부탁드립니다. 많이 부족하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많은 비판 뒤에는 한두 줄쯤 격려도 부탁드립니다. 이 책 쓰면서 저도 우울증을 앓았거든요.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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